상습침수에도…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위험’ 지정 안해
[극한호우 피해]
정부 “市가 위험성 낮다고 판단한 듯”
전문가 “지정됐다면 피해 줄었을 것”
오송참사 유족들, 진상 규명 촉구 1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충북경찰청 앞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족들과 함께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역대 최악의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일대가 상습 침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청주시)가 지정하는 ‘침수위험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오송읍 일대는 19일 현재 침수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 각 지자체장은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침수위험지역으로 정해 배수시설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오송읍 일대는 2017, 2020년 미호강이 범람했던 상습 침수 지역이다. 하지만 청주시는 침수위험지역을 검토하는 풍수해종합계획에 이곳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오송읍 일대의 침수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홍수지도에는 침수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돼 있었다. 또 환경부는 2013∼2015년 청주시와 간담회를 2번 갖고 공문을 보내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지역이 침수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침수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중앙정부 지원금을 받았다면 재난 대비 시설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침수위험지역 미지정이 땅값 하락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하는 걸 우려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이상환 기자, 이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