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힘든 것은 같은 6부끼리의 시합이다.
한마디로 경기에서 재미를 별로 느낄 수가 없어서이다.
재미없는 까닭은 상대에 있지 않고 나에게 있음을 잘 안다.
나는 수비수이기에
상대가 드라이브를 걸어주면
후위에서 깎아 넘겨주기만 하면 되니까 고맙고 즐거운데,
6부인 상대가 지속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주는 경우가 드물어서
시합은 보스커트로 이어지기가 일쑤이니 수비수의 깎는 재미가 사라지고
나는 전후를 들락거리느라 다리는 피곤하고 승률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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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사람이 없어, 6부끼리 잠깐 시합을 했다.
역시 재미가 반감되더니, 게임이 2 : 0으로 밀린다.
그냥 지기가 싫어 전진에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다.
2 : 2, 마지막 5게임 째, 빨리 끝내고 쉬고 싶었다.
상대의 거의 모든 볼을 드라이브로 감아버렸다.
가볍고 경쾌하게 스윽~ 스윽~ 하다가 강타를 치는데
앗!, 오른쪽 옆구리 위쪽이 찢어지는 듯 아프다.
왼손으로 아픈 곳을 누르며 연속드라이브로 제압하고 쉬는데,,,
원인이 무얼까 : 근육의 파열, 인대의 파열, 갈비뼈의 골절?
아픈 곳은 우측 갈비뼈의 제일 하단, 그러니까 열 번째 갈비뼈이다.
근육의 파열이라면 멍이 들어야하고 붓기가 있어야 하니 아닐 터이고
분명 갈비뼈가 살짝 부러졌거나, 갈비에 붙은 인대의 미세한 파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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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잘 못 잡아 오른쪽 옆구리가 눌리면 소스라치게 아프고
기침을 하면 못 견딜 정도의 충격이 온다.
아, ‘늑골골절’이로구나.
심하게 재채기를 하거나, 골프채를 잘 못 휘두를 때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그 늑곡골절이 탁구를 쳐도 발생한다는 증거는 될지언정.
내게는 정말 운수 사나운 날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탁구채를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평생을 6부에서 머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제, 아주 부드럽게 휘두르다가 약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데
악~ 비명소리가 튀어나오고, 나의 의지와 반대로 나는 탁구채를 놓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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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생각은 없다.
엑스레이나 시티촬영을 해서 원인이나 병명을 밝힌다고
내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답은 그저 쉬는 것이다. 갈비의 골절이든, 근육 혹은 인대의 파열이든.
한 달 가까이 쉬는 것이 정답이나, 나는 참지를 못하고
오늘도 살살, 정말 살살, 레슨도 받고 랠리도 할 것이다.
탁구는 운동이기 이전에
담배나 마약처럼 강한 중독이 있으며
나는 이미 ‘탁구 중독자’이기에 금단증상을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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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탁구 선배들이 야속하고 밉다.
이렇게 중독성이 강한, 절대 접하지 말아야 할 운동임을
왜, 왜, 왜?, 도대체 왜? 어떠한 선배도 말해주지 않았단 말인가?
첫댓글 몸 나으실때까지 푸욱 쉬세요~ 100% 컨디션으로 돌아오면 날라다니실겁니다^^
갈비뼈의 골절이라는 게 가만 있으면 괜찮아요.
흉부에 압박이 가는 상태, 즉 기침이나 복압을 올릴 때나 자세의 변형 시에 심하게 아프고
조용히 지내면 괜잫은데,, 정말 탁구를 쉬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네요.
푸욱 쉬라는 말씀, 어느 의사의 처방보다도 명약임을 새김질합니다.^^
금단 증상 잘 견디시고 하루 빨리 건강한 몸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가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 살아서 얼굴 붉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오늘 아침에 갈비뼈가 부러졌나 힘들고 아프다고 하며, 참 이상하네, 원인이 뭘까 했더니
아들 왈 : 아빠, 왜 걱정을 해요, 어차피 쉬면 나을 것인데, 원인을 따져 뭐해요? 쉬세요.
나는 속으로 : 안다 임마, 쉬면 낫는다는 거 누가 모르냐,, 니가 탁구중독증 환자의 심정을 알 리가 있나.
-그 랬답니다.
그러나 즐거운 중독이지요.^^
그렇지요, 백수의 하루가 가장 깁니다.^^
이렇게어렵고중독성이강한운동이기에
십년이상을즐겁게살아갈수있는게아닐까요? ^^ 건강하게즐탁하세요~
가끔 인생이 뭔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운동을 정신운동과 육체운동으로 나눈다면
나는 탁구라는 육체운동에 지나치게 빠져 삶의 균형을 잃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뭐, 그렇게 별 생각없이, 정신은 저 멀리 버려두고, 육신의 즐거움을 탐닉하다보면
육신의 즐거움이 정신의 즐거움까지 곱게 물둘일 수도 있겠지만요......
병원가셔서 정밀검사해보시고 부상이 심하면 수개월에서 1년이상 운동못하실수도 있겠네요..어떤 운동이던지 항상 부상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어서 조심해야합니다..
아,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상생활은 괜찮습니다, 잘 때 위치를 잘못 잡거나 옆구리를 잘 못 굽히면 많이 아프지만요.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고요, 왜냐면 갈비뼈의 골절은 병원에서도 어쩔 수 없거든요, 기브스를 못하니까요.
만약에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기브스를 하면 숨을 쉬지 못해 죽거든요. 그저 증상치료만 할 밖에요.
갈비뼈의 역할은 심장과 폐를 보호하는 역할만 하지요.
등쪽의 콩팥을 수술할 때, 갈비뼈가 걸려 수술이 힘들면 제일 아래쪽의 갈비뼈를 잘라버리기도 하지요.
뭐, 그래서 그 갈비뼈로 여인을 만들었다는, 아주 오래된 설도 있지마는.....
그러면 휴식이 최고입니다^^ 탁구의 중독성이 강해서 참기 어려우시겠지만...재충전하셔서 즐탁하시길~~
아... 옛날 일이 생각 나내요.... 기가막힌 스매싱 ~ 얍!
거의 비슷한 증상... 정형외과 x-ray 검사결과 우측 갈비뼈 9번에 약간의 크랙 발생...
자연치유? 기간동안... 물리치료를 받으며 2주간 탁구 휴식... 알아서 잘 연결되었나 봅니다,,,ㅎㅎ
아~ 갈비의 골절이 저보다 선배님이시군요.ㅎㅎ
틀어지거나, 부러져 떨어져있거나, 깨어져 부스러기가 나지 않았다면 모든 뼈는 저절로 붙는다지요.
생명의 신비이지요, 살아있는 것은 살기 위해 원상태로 복원되어지는 것.
그래서 찢어진 상처도 가깝게 놓아두면(그냥 두든, 꿰매든) 절로 붙고,
심지어는 정관수술을 해서 잘라놓아도 잘린 놈이 스물스물 자라서 다시 붙기도 해서 임신을 하는 부작용도 있고요.
세월이 약인 것을 틀립없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엑, 이쩜칠이 "그깟 2.7g 짜리"인 줄 어찌 알았는지요....
무게가 가벼울수록 자신의 힘을 더해야하는 것, 그래서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힘은 무게 곱하게 속도의 제곱이라던가, 무게가 커야 속도도 커지지 않을까요.
그러니 무게 없는 사랑을 소유키 위해 목숨까지 바칠 거예요.(횡설수설, 금단증상인가봐요)^^
빠른 쾌유 바랍니다..*^^*
넵, 빠르게 낫겠습니다.
요즘 컨디션이 올라가는 중이었으니, 몸도 빨리 낫겠지요. 고맙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ㅜㅜ
음~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깐 레슨을 받고 왔습니다.
허리를 살살 틀면 괜찮은데, 보통의 속도로 돌려도 통증이 심하네요.
다행이 수비만 하는 데에는 거의 문제가 없네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살짝, 아주 살짝, 드라이브 흉내만 내도 거의 죽음입니다.
이제 적어도 한 달은 죽으나 사나 수비만 배우고 수비로만 랠리를 해야합니다.
수비수를 위해 이다지도 큰 배려를 하는 '자연'에게 경배를 드려야겠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저 또한 탁구중독자 ㅎㅎㅎ
탁구만 아니면
산도 타고 강 나들이도 하고
때론 사상서적도 읽어보며 삶의 넓이를 더할 텐데,,
모든 문제는 탁구입니다, 탁구는 운동을 가장한 '탁구종교'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요즘입니다.ㅎㅎ
횡경막 파열일 수 도 있습니다... 제가 그랬구요... 자연치유 되는데 두달 정도 걸렸구요 ...
그럼 두달동안 탁구를 탁구를 안쳤냐??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낫더라구요...
시간이 약 입니다...
약 15년전 대학시절 젊은 객기로 야간에 음주 자전거 타다 넘어져 쇄골이 똑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응급실로 실려 갔었드랬습니다. 병원에서 처치를 받고 반깁스 상태로 퇴원을 했습니다. 정말 아팠지만 약 2주후 학생회관 앞 탁구대에서 뒤뚱대며 한 팔로 탁구를 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로 쇄골이 다 붙기까지 석달이라는 시간이 걸렸죠. 탁구는 정말 중독 그 자체죠. 격하게 동감합니다. ㅎㅎ
2년전쯤인가 3년전인가 일하다가 발가락이 부러져서 깁스한상태서도 초보들 쇼트대드렸던 기억이나네여^^
아님 써비스연습만 죽어라하다가 정 못참으면 깁스풀고 게임을하기도했죠
결국에 후유증인지 발가락이 안구부러집니다^^
너무 무리하지마시고 조심하세요
그러다가 더 큰 부상이올수도 있습니다
얼릉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ㅋ ㅋ
저는 만5년반을 한구장에서 레슨도 꼬박 받으면서 달려왔는데.......!!
실력도 안늘고 다람쥐 채바퀴같은 생활에, 내가지금 뭐하나 하는 마음이?
한달반째 절탁하며 중독치료중에 있습니다.
정말 절망했을때, 정말 인생에 실패를 맛보왔을때도,,,탁구땜시 버텼습니다. ,,,실력은 최하부수이지만,,,,열정과 사랑과 애정은..저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실력에 연연하시 마시고 ,, 그냥 탁구를 사랑하고 즐기세요...그러면 편안해 집니다. 라이벌한테 져도 탁구 자기 마음껏 못치는 몸이 좀 불편하신 분들 생각하시고, 정말 지금 마음껏 탁구 칠수 있는 건강을 감사하게 생각하시면 긍정적인 마인드로, ,라이벌한테 패해도 웃음이 나오실 겁니다. ^^
저도 이럴거면 안배울껄...이라는 생각 수천번도 더 한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