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는 지역에 따라 비가 내려서 국기 게양이 어려웠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저희 아파트 단지에서는 국기 게양 성적이 전에 없이 높았습니다.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오늘은 음력 정월 그믐이니 이사하기 좋은 날(손이 없는 날)이라고 하네요. 글쎄 손 없는 날이란 날씨가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수목 소설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3부 건국과 단정 반대"를 게시합니다. 도당의 두 지도자인 용철과 양수는 당원들을 달성군 구지 아지트에 불러들여서 총선 반대를 위한 교육과 2월 7일에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데 경북 도당은 그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러는데 아지트를 삼고 있는 그 집 주인인 전국표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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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고요 최지훈 작
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3부 건국과 단정 반대 (제44회)
3. 총선이냐, 아니냐-⑨
“아니요. 도당의 형편과 계획을 전혀 모르니까…….”
“그 점은 도당 쪽에서도 마찬가지네예. 전 동지의 선거운동 방식을 전혀 상상이 안 되니까 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네예.”
“나 역시 뭐라고 말해 드릴 처지가 아이지예. 뭐 선거 운동을 해 봤나, 하는 걸 보기를 했나. 그거는 나만 그런 기 아이고 출마자들 다 마찬가지겠지예. 다만 꼭 지켜 주세야 할 거는 도당의 사람들과 우리 쪽 운동원들과 맞 부딪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데이.”
“당연한 말씸이지.”
“사람 뿐 아이고 무슨 버린 문서 쪼가리나 광고 같은 것도 마당에 흘러 있시마 킬 납니더. 도당만 문제 되는 기 아이고 나와 운동원들이 모두 적색분자로 몰릴 수 있다 아이겠습니꺼. 정말로 조심해야 될 깁니더.”
총선 반대 운동은 총선 시기까지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이 아지트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데 국표는 선거 운동 기간에는 도당에서 사용하는 것을 유예했으면 하는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도당에서는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사용하고 선거운동은 평일에 사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방도 저쪽 바로 이 방 하나를 도당이 전용하기로 하고 평소에는 잠가두어서 열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양수가 말하는 그 방은 현재 세 사람이 의논하고 있는 그 방으로 다른 방들에 비해서 외진 위치에 있으면서 골방처럼 좁은 방이었다. 다만 벽장이 방의 면적에 맞먹을 만큼 넓었다.
양수가 이렇게 제안하자 국표가 흔쾌하게 수용했다. 용철이도 그렇게 해보자고 말했다.
“주말에 당원 교육할 때는 집 전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할긴데……. 그 날을 절대로 운동원이 이곳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깁니데이.”
용철이가 그렇게 다짐을 놓자 국표가 명심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보였다.
그러나저러나 양수는 도당에서 이 집을 활용해서 활동하는 데는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앞일이 만만치 못하리라는 예감에 우울해졌다.
세 사람은 의논이 끝난듯하자 의논하던 그 방에 그대로 옷도 벗지 않고 그대로 다리를 뻗고 누웠다. 원래 그 방에서 잠자겠다고 점거하고 있던 대여섯 명의 당원들이 의논할 동안 자리를 피해주었으나 의논들이 끝난 듯한 낌새를 확인하고 잠자리를 찾아 들어와보니 세 사람이 점거한 채 그대로 잠들어 있으니까 좀 망연해졌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비좁은 대로 그냥 끼여 자기로 하고 각자 요령껏 몸을 눕히고 잠을 청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방이 작은 탓인지 방 전체가 아랫목 윗목을 가리지 않고 고루 따스한 것이었다.
-----03/02(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