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호님이 지휘하는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된 콘서트.
분위기 만들어가는 지휘자의 몸짓이 뭔가 흥을 돋게 한다
자신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고 소개한 유성녀님의 곡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부를 수 있는 대표곡인
오페라 <마술피리> 중의 <밤의 여왕 아리아>다
이 곡은 음원으로 들을 때와 무대에서 부르는 곡을 들을 때가
완전히 다르다
성악가가 온 몸으로 자아내는 신비스런 소리,
다양한 입 모양과 표정에서 빚어내는 음 하나하나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니까
유성녀님이 각종 콩쿨에서 불렀다는
오페레타 <캔디드> 중의 <화사하고 즐겁게> 라는 곡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보여줄 수 있는 절정의 기교를 요하는 곡인듯 하다
내 몸의 무언가를 함께 짜내면서 듣고 있는 느낌이다
전율이 오면서...
기다렸던 성악가 길병민의 시간.
팬텀싱어를 보면서
이 성악가는 그냥 정통 클래식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클래식 곡을 부를 때가 가장 빛났으니까
크로스오버나 팝페라의 영역도 색다른 기쁨을 주지만
이 성악가는 정통 클래식에 최적화 된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늘 들려준 <그라나다> 와 <키싸스 키싸스 키싸스>
그리고 절정을 이루었던 칸소네 <볼라레>까지 신나게 들으며
클래식만 부를 수는 없는 가수구나 하고 다시 생각했다
이렇게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흔들어대는데
정적인 음악만 하기엔 너무 넘치는 성악가였어 라고 마음을 바꾸었다.
오늘 앵콜곡까지 연주해준 웨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곡 해석이 참 재미있었다
클래식을 팝처럼 팝을 클래식처럼 넘나드는 연주가
너무 흥미로와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또한 지휘자 방성호님의 재미있는 제스처로 보는 음악을 완벽히 만들어주었다
마지막 앵콜곡은 퀸의 we will rock you.
박수를 유도하는 지휘자에 따라 신나게 박수를 치며 함께 즐겼다
마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라더츠키행진곡에 맞춰 박수치기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오늘 빈필의 신년음악회에 참석한거야? 하는 착각을 잠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