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던 모래섬에서 정치와 금융 1번지로 변신을 거듭해온 여의도가 새로운 성장과 변화의 순간을 맞았다.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꼽히는 뉴욕 맨해튼, 홍콩 침사추이, 싱가포르 등 세계적 부촌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의도 아파트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5월 서울시의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이 나오면서다.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동여의도 일대에 용적률 1000% 이상, 350m가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이 밀집한 ‘한국판 맨해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동여의도 일대 112만586㎡ ‘국제금융중심지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업무지원지구’, 진주·수정·공작·서울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로 구성된 ‘도심주거복합지구’, 그 밖의 구역은 ‘도심기능지원지구’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여의도에 문화·관광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는 내용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한강 르네상스 2.0)도 발표했다. 문화 인프라 부문에선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고, 현재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시범아파트 전면에 ‘서울문화마당’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의도 공원을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나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처럼 세계적인 도심공원으로 조성하게 된다. 여의도에서 5000t급 크루즈를 타고 국제 관광이 가능하도록 조성할 '서울항' 등 대규모 문화·관광 인프라를 여의도 내 마련할 방침이다.
GTX-B노선과 신안산선이 여의도에 정차하는 것도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기존의 지하철 5·9호선과 시너지를 내며 여의도의 중심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새 시대를 향한 여의도의 화려한 귀환은 이미 시작됐다. 시장에서는 문화·관광 인프라 보강 등 매머드급 개발호재가 잇따르고 있고, 숙원 사업이었던 노후 아파트촌 또한 서울을 대표하는 초고층 한강변 스카이라인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 터줏대감 중 하나인 '재계 맏형'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시작으로 국내 유일의 5성 등급 럭셔리 레지던스 호텔인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 더현대 서울과 IFC, 파크원타워, LG트윈타워 등으로 이어지는 여의도 중심로드는 '한국판 맨해튼'의 핵심 라인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외 투자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추진하는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서울 여의도를 아시아의 디지털 금융허브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