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2부 은신 (제23회)

[고요 최지훈]

전설3[일루전ILLUSION]제2부 은신 (제23회)은 매주 수~금 주3회 게시 연재됩니다.

이 소설은 성악가이면서 남로당 도당 간부인 기혼 남자(곽양수)를 목사의 딸이면서 여학교 국어 교사였던 여자(전매리)가 일방적으로 추종함으로써 불륜의 관계가 되고, 여자는 신앙도 버리고 애인의 사상을 무작정 추종하면서 이루어지는 사상적 투쟁과 애정행각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6.25 전쟁중에 체포되어 재판을 거쳐 감옥생활을 했는데 여자가 옥중에 회고록을 써서 출판했습니다. 서명 [미망]. 그래서 이 소설은 이 회고록을 기초로 쓰고 있다는 형식을 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진술 방식도 여자의 고백체라고 할 1인칭 서술 형식을 자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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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2부 은신 (제23회)

2. 프락치의 처형(10)

“아니 중앙당에서 어떤 판단이 아직 내려오지도 않았는데요, 어떻게?”

“보고했소.”

“보고했다고요? 어떻게, 어떤 루트로?”

“나에게 길이 따로 있소. 묻지는 마시오.”

“어떻게 처리했다는 것인지요?”

“바다에 묻었소.”

“바다에?”

“현해탄 물귀신에게 부쳐 보냈소.”

“아하!”

용철도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하도록 놀란 표정이지만, 양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묻지 마시오. 아무 일 없을 거외다. 특히 도당에는 아무런 부담이 없을 거요. 그러나 저러나 트가 무사한가요?”

“그렇습니다만 이곳은 어떠한가요?”

“글세올시다. 옮겨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오.”

“어떤 구체적 방책이 있습니까?”

“궁리중이오.”

그는 시종일관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은 했으나 모든 것이 구름잡듯 추상적이어서 오히려 더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비록 가래 끓는 소리기는 하지만, 숨이 차서 긴 말을 하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러는 것이 아님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묻지도 않았는데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듯이 그가 무겁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것을 다다미 밑에 숨기고 동지가 다녀 간 다음 날 그러니까 섣달그믐날이었지요. 바로 처형하도록 조처했는데, 그 조치가 제대로 실행되었다는 보고를 오늘 조금 아까 받았소. 그 사이 보고가 없었기 때문에 보고를 기다리는 동안 그것이 그대로 다다미 밑에 있는 것처럼 총비서 동지에게 숨기고 있었던 거요.”

명심은 천천히 한 마디씩 끊듯이 말했다.

“고맙습니다만 심문해 보셨습니까?”

용철은 진정 홀가분해진 마음이 되어 그렇게 답했을 것이다.

“그보다 도당이야말로 그 인간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봤소?”

양수는 그때와는 달리 지금의 명심의 모습이 두렵게 느껴졌다. 그전에 고향에서 함께 활동할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한 그런 위압감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그 반당분자가 어떻게 인민의 적굴에서 놓여 났었는지 알아냈느냐 그 말이오?”

명심이 물었다.

-----5월 15일(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