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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성심(檢身省心)
몸을 잘 단속하고, 마음을 살핀다는 뜻이다.
檢 : 검사할 검(木/13)
身 : 몸 신(身/0)
省 : 살필 성(目/4)
心 : 마음 심(心/0)
출전 : 이덕형(李德馨)은 사직차(辭職箚)
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쓴 성심잡언(省心襍言)을 읽는데 성(省)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성(省)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 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면, 간략하게 줄이는 것은 생략(省略)이다. 이 둘은 묘하게 맞닿아 있다. 자세히 살피려면 눈[目]을 적게[少] 즉 가늘게 뜨고 보아야 한다.
또 항목(項目)을 줄여야만[少] 일을 덜어낼 수가 있다. 어찌 보면 잘 살피는 일은 잘 덜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 해도 될 것을 갈라내고, 해야만 할 일 속에 슬쩍 끼어드는 안 해도 될 일과 안 해야 될 일을 솎아낸다. 반성과 생략은 이렇게 하나로 다시 맞물린다.
이덕형(李德馨)은 사직차(辭職箚)에서 한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해 임금께 죄를 지은 잘못을 사죄하며 '성현께서 남긴 책을 살펴, 몸을 검속하고 마음을 살피는[檢身省心] 일에 종사해 조금이나마 근본이 선 뒤에 다시 임금을 섬긴다면 행동에 근거가 있어 오늘날의 이 같은 어리석음에 이르지 않게 될 것입니다'라고 썼다.
검신성심(檢身省心)! 몸 단속을 잘하고 마음을 점검한다. 이것을 검신생심으로 읽으면 어떻게 되나? 몸가짐을 점검하고 마음을 비워나간다.
이런 뜻이라면 성심을 생심이라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성심잡언에 실린 몇 항목을 소개한다.
寡言省謗, 寡慾保身.
말을 적게 해야 비방이 줄어들고, 욕심을 줄여야만 몸을 보전한다.
簡言擇交, 可以無悔吝, 可以免憂辱.
말수를 줄이고 벗 사귐을 가려야만 뉘우침과 자만이 없고, 근심과 욕됨을 면할 수 있다.
多言獲利, 不如默而無害.
말을 많이 해서 이득을 얻음은 침묵하여 해로움이 없는 것만 못하다.
坐密室如通衢, 馭寸心如六馬, 可以免過.
밀실에 앉아서도 큰길에 있는 듯이 하고, 작은 마음 모는 것을 여섯 마리 말을 몰 듯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務名者殺其身, 多財者禍其後.
이름에 힘쓰는 자는 그 몸을 죽이고, 재물이 많은 자는 그 후손에게 재앙이 있다.
말씀의 체에 걸러 참 마음을 살피고 뜬 마음을 걷어내야겠다.
▶️ 檢(검사할 검)은 형성문자로 検(검)의 본자(本字), 检(검), 検(검)은 통자(通字), 检(검)은 간자(簡字), 捡(검), 撿(검)은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僉(첨, 검)과 나무(木) 중에서 좋은 것을 가려낸다는 뜻이 합하였으며 검사하다를 뜻한다. 그래서 檢(검)은 검사하다, 조사하다, 단속하다, 검속하다, 금제하다, 봉함, 법식, 본, 모형, 조행, 초고, 초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볼 시(視), 볼 감(監), 감독할 독(督), 보일 시(示), 볼 람/남(覽), 볼 관(觀), 볼 열(閱)이다. 용례로는 검사하여 살핌을 검찰(檢察), 내용을 충분히 조사하여 연구함을 검토(檢討), 실제의 상황을 잘 살피고 조사함을 검사(檢査), 검사하여 증명함을 검증(檢證),검사하여 찾음을 검색(檢索), 검사하여 냄을 검출(檢出), 법령이나 질서를 위반한 사람들을 수사 기관에서 잡아 들임을 검거(檢擧), 검사하여 살펴봄을 검열(檢閱),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또 병명은 무엇인지 검사하여 살피는 것을 검진(檢診), 관헌이 수상한 사람을 검사하고 심문함을 검문(檢問), 셈이 맞고 안 맞고를 검사함을 검산(檢算), 휩쓸어서 검거하는 소동을 검거선풍(檢擧旋風), 수상쩍게 여기어 검문함을 불심검문(不審檢問)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신겸노복(身兼奴僕),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라는 신겸처자(身兼妻子),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신외무물(身外無物),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 등에 쓰인다.
▶️ 省(살필 성, 덜 생)은 ❶회의문자로 작은(少) 것까지 자세히 본다(目)는 것으로 '살피다'를 뜻한다. 자세히 상대편을 본다는 대서 스스로를 깊이 반성(反省)한다는 뜻으로도 되고, 또 少(소)를 글자체(體)의 부분으로 하기 때문에 少(소), '덜다', '생략하다'란 뜻으로도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省자는 '살피다'나 '깨달다', '관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省자는 少(적을 소)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하지만 省자 갑골문을 보면 目(눈 목)자 위로 生(날 생)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초목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본래 省자는 작물이 자라는지를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살피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백성들의 안위를 살핀다는 뜻이 파생되면서 '관청'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에서는 省자가 상위 행정구역의 명칭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省(성, 생)은 (1)옛날 중국에서 궁중(宮中), 금중(禁中)의 뜻 (2)중국의 옛날의 중앙(中央) 정부(政府). 곧 중서성(中書省) (3)근세 이후 중국의 지방(地方) 행정(行政) 구획(區劃)의 이름 (4)미국(美國), 영국(英國), 일본(日本) 등의 일정한 부문을 관리(管理), 지도(指導)하는, 중앙(中央) 행정(行政) 기관(機關). 우리나라의 부(部)에 해당함 등의 뜻으로 ①살피다 ②깨닫다 ③명심하다 ④관청(官廳), 관아(官衙) ⑤마을 ⑥대궐(大闕) 그리고 ⓐ덜다(생) ⓑ허물(생) ⓒ재앙(災殃)(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살필 고(攷), 살필 체(諦)이다. 용례로는 조상의 산소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산소를 살피는 일을 성묘(省墓), 허물이나 저지른 일들을 반성하여 살핌을 성찰(省察), 제사에 쓸 희생을 검사하던 일을 성생(省牲), 이른 아침에 부모의 침소에 가서 밤새의 안후를 살핌을 신성(晨省), 자기가 한 일이나 행동을 잘못이나 허물이 없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반성(反省), 스스로 반성함을 자성(自省), 깨달아 살핌을 감성(感省), 객지에서 부모를 뵈러 고향에 돌아감을 귀성(歸省), 깊이 반성함을 맹성(猛省), 자기의 사상이나 언동 따위를 스스로 돌이켜 봄을 내성(內省), 자기의 행동에 대하여 스스로 깨우쳐 돌아봄을 경성(警省), 덜어서 줄임을 생략(省略), 글자의 획을 줄이어 쓰는 일을 생획(省劃), 문장 속의 어떤 구절을 생략하는 일 또는 그 글귀를 생구(省句), 줄이고 뺌을 생감(省減), 글자나 문구를 생략함을 생문(省文), 비용을 줄여서 아낌을 생비(省費), 절약해서 비용을 줄임을 검생(儉省), 간략하게 줄임을 약생(略省), 편지를 쓸 때 첫머리를 생략한다는 뜻으로 의례적인 인사말을 줄이고 곧바로 용건을 적을 경우에 쓰는 말을 관생(冠省), 알맞게 덜어서 줄임을 재생(裁省), 덜어서 줄임을 감생(減省), 그만두게 하여 제거함을 파생(罷省), 나무람과 경계함이 있는가 염려하며 몸을 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성궁기계(省躬譏誡),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아 마음속에 조금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마음이 결백함을 이르는 말을 내성불구(內省不疚),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은 시원하게 밤에는 잠자리를 정하고 아침에는 안부를 살핀다는 뜻으로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을 온정정성(溫凊定省),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여 살핌을 일컫는 말을 자아성찰(自我省察), 자기 자신의 행위나 내면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을 일컫는 말을 자기반성(自己反省), 하루의 일 세 가지를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일일삼성(一日三省),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