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솔로 2집 [유리 가면]

[태빠]

우선 그녀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상당히 상큼했음을 인정한다.

물론 직접 봤다는 얘긴 아니다.

영화 [꽃을 든 남자]의 주제가 "헤이, 헤이, 헤이" 로 첫 대면한 그녀는

꼭 그 노래의 느낌 그대로였다.

그것이 김윤아란 보컬이 세상에 알려진 시작이었고

그건 그룹 [자우림]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모던 락 계열으로써의 첫 대면은

"상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주주 클럽]이나 [삐삐롱 스타킹] 등

당시엔 대중에게 더욱 어필하던 그룹들이 있었고

[자우림]은,

김윤아는,

그 뒤를 따르는 그저 "상큼한 노래를 하는 녀석들" 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선배 밴드를 제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遲?띄기 시작했고

어느새 대중에게 어필하기 쉬운 모던 락에 안주하지 않고 

지멋대로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전방위 엔터테이너 김윤아가 있었다.

그녀는 이미 [자우림]의 보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청바지 CF나 화장품 CF에 까지 얼굴을 내밀고 있었고

대중들은 물론 대중 음악계에서도

그녀는 이미 "그룹 [자우림]의 보컬 이상의 그 무엇"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즈음 그녀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선보인다.

그리고 어느새 벌써 2집.

이제 그녀만의 독특한 색깔과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특히 이번 솔로 앨범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매력은

뿌리치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2집 [유리 가면]을 단순히 정의하면

우울, 복고, 자의식 정도로 설명 할 수 있겠다.

지독할 정도로 자신의 내면을 파고든 이 앨범은

김윤아 내면의 우울을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어쩔땐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다 보니 너무도 당연히 보컬로서의 그녀,

그녀의 보이스가 중심이 되어 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김윤아의 보컬이다.

락적인 풍모를 많이 풍기던 [자우림] 보컬 김윤아가 아닌

그녀의 솔직하고 바리에이션 넓은 보이스를 만나는 기쁨은

이 앨범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다만 락을 할 때 끔찍이도 잘 뱉어내던 그녀의 발성이

의외로 텐션과 집어 먹는 버릇을 보이는 것은

옥의 티처럼 귀에 거슬렸다.

앨범의 면면을 조금 더 자세히 디벼보면

첫번째 트랙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는

피아노와 탬버린만으로 구성된 악기 편성으로

그녀만의 불안과 우울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냈고

두번째 트랙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마음의 사치"는

피아 졸라의 "누에보 탱고"를 차용한 곡으로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죠르지 칼란드렐리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우아한 멜로디에 클래식컬한 편곡이 고급스러운 夜想曲(야상곡)은

가장 대중적인 호감을 불러올만한 곡이나

앨범 전체에 흐르는 우울과 복고적인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대중적인

탁월한 중심잡기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 다음으로 귀에 들리는 곡은 여섯번째 트랙의 "봄이 오면 G"

따스한 봄바람 속에서 느껴지는 처연함이 너무 잘 어우러진 곡이다.

대중적으로도 다가갈 수 있기도 하고...

이병우의 기타와 김윤아의 보이스의 절묘한 조화가 압권.

이 앨범에서 가장 충격적이며 살험적인 곡은

역시 "증오는 나의 힘" 이다.

"매일 내일은 당신을 죽이리라
마음에 마음을 새겼어
......(중략)......

고맙고 고마운 내 아버지
당신을 죽도록 이토록 증오한 덕에 난 아직 살아있고..."

극단적인 가사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내면은

너무나 충격적인 고백이라 섬찟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가장 솔직한 발성에 묻어나오는 막강함은

충격적인 가사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며 가슴을 후벼 판다.

개인적으로 앨범 최고의 곡으로 추천.

하지만 앨범은 전체적으로 볼 때

너무 깊은 내면적 고백으로 인해

몹시도 우울하고 불안해

대중적인 그 무엇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다.

게다가 과도한 자의식으로

듣는 이를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탁월하면서도 솔직한 내면의 표현은

분명한 감동으로 다가오게 되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그녀는 보석이다.

우린 분명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런 색깔의 가수를 가져본 적이 없으므로...

추신)

이 앨범 계속 들으면 분명 우울증에 걸릴꺼다.

초기 우울증 소견이 있는 사람들은 엥간하면 멀리하길... ㅡ.ㅡ ;;;

증오는 나의 힘

매일 내일은 당신을 죽이리라
마음에 마음을 새겼어
수 천 수 만의 생각이
머리 속을 헤엄치며 무력한 날 비웃고

매일 내일은 구차한 이 내 생을
고요히 끝내리라 꿈꿨어
수 천 수 만의 생각이
머리 속을 헤엄치며 비겁한 날 비웃고

고맙고 고마운 내 아버지
당신을 죽도록 이토록 증오한 덕에 난 아직 살아있고
증오는 나의 힘
배신하지 않을 나의 아군 나의 주인 나의 힘

나는 자아를 잃은 증오의 하수인
두 눈엔 칼을 심고 가슴엔 독을 품은
꿈에도 잊지 않을 이 사무치는 증오
당신을 해하리라 새 날이 오면

증오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고

검은 증오의 불길이 언젠가는
날 삼키고 난 멸하고 말겠지
이미 지옥 한 가운데 발을 딛고
웃으며 나 가려 해 파국에

[샤샤]

오늘 공연보러가여~ ^^ 보고와서 좋으면 후기 남기겠음.. 아니면 말고.. -_-;; (참고로 난 이번 앨범보다 1집이 더 좋았음)

[태빠]

올림픽 홀이던가? 초대 받았으나 솔봉이님 생일빵 가야하므로 못간다는... 후기 올려 주시얍!! ^^*

[박봉남]

좀 음험해졌구랴...-..-...초창기에는 재길발랄했던거 같은데..-..-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