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원 베드로 신부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코린토 6,1-11 루카 6,12-19
예수님께서는 자주 산에 오르시어 따로 기도하셨는데
(마태오 14,23 ; 마르코 6,46 ; 루카 9,28 참조), 특히 밤새워 날이 밝을 때까지
기도하셨다는 언급은 오늘 복음에만 나옵니다.
제자들 가운데 열둘을 뽑아 사도로 세우신 일은 그분께 그토록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사도’(apostolos)라는 그리스 말은 ‘파견하다’라는 뜻의 동사(apostello)에서 온 것으로
‘파견된 자’를 뜻합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는 이들을 일반적으로 ‘제자’라고
부른다면, 사도는 복음 선포와 치유와 구마를 위하여 파견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에
동참하는 특별한 이들입니다(마태오 10,1-4 ; 마르코 3,13-15 참조).
예수님께서 뽑으신 열두 사도들 가운데에는 소박한 어부들은 물론, 동족에게서 외면당하던
세리, 무력으로 저항하던 열혈당원, 심지어 뒷날 그분을 팔아넘길 배신자도 있었습니다.
밤새워 성부께 기도하여 뽑으신 사도들이 이처럼 보잘것없는 이들인 것은,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당신 나라의 신비를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며(루카 10,21 참조), 언제나 가장 작은 이들을 통하여 크신 권능과 영광을
드러내 보이시는 분이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로마에 협조하던 세리와 저항하던 열혈당원, 예수님 앞을 막아섰던 자와 그분과 함께 죽기를
독려하던 이, 예수님을 팔아넘긴 자와 십자가 곁을 끝까지 지켰던 이, 이토록 서로 다른 이들이
모두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부르심을 받았고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이 씻겨 거룩하고 의롭게 된’ 우리도(제1독서 참조), 복음을 증언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치유를 전하는 주님의 사도로서 충실히 살아갑시다.
대구대교구 강수원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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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 바오로 신부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코린토 6,1-11 루카 6,12-19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카 6, 12)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필요한 것은 매일 매일의 기도이다.
제일 먼저 예수님의 간절한 기도로 탄생 되는 제자들이며 열두 사도들이다.
우리 또한 기도하는 자세로 살길 바라신다. 기도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간절한 가슴 간절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 기도이다.
그래서 기도는 간절한 만남이며 하나 되는 간절한 일치이다.
삶의 길은 기도의 길이다. 기도의 삶은 거짓이 없다. 거짓이 없는 삶은 믿는 것을
기쁘게 실천하며 고통까지 겸허히 받아들인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기도의 삶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기도의 삶은 새로운 삶의 뜨거운 시작이다.
힘든 삶의 여정 가운데서도 내적 평화와 내적 기쁨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함께하시는 기도의 본질은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밖에서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구하는 기도이다.
삶의 구심점은 간절한 기도이다. 간절한 기도로 재창조되는 우리의 마음이며
간절한 우리 삶이다. 사람의 삶이 기도의 삶이다.
구속주회 한상우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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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호 베드로 신부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1코린토 6,1-11 루카 6,12-19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루카 복음 6장 12-19절)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주님
예전에 보좌신부로 있을 때 일입니다. 병자성사 요청을 받고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연로하신 분이 병자성사를 청한 줄 알고 찾아갔는데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의
병자성사를 청한 것이었습니다. 사정을 듣고 보니 그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뇌가 없이
태어난 아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며칠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아기는 놀랍게도 수개월이나 엄마 품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먹먹한 가슴을 누르고 병자성사를 마치고 나니, 아기 엄마가 아기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신부님,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기예요.”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를 향해 눈길을 준 적도 없고
옹알이 한 번 하지 못한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에서, 저는 우리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사도들을 뽑으십니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뽑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똑똑한 머리나 능력을 기준으로 뽑으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을 배반할 사람까지
사도로 뽑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셔서 당신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잘해서 사랑하시지 않습니다.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의정부교구 신중호 베드로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에서 참조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