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의 ‘뮌헨 시대’ 활짝… 이적료 亞최고 710억원
연봉 170억원 예상… 등번호 3번
뮌헨, 첫 경기부터 주전 출전 암시
베켄바워-마테우스-칸 뛰었던 팀
리그 11연패에 두 차례 트레블도
뮌헨 입단식 후 곧장 훈련장으로 김민재가 19일 독일 테게른제에 있는 바이에른 뮌헨 훈련장에서 사이클을 타며 몸을 풀고 있다.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로 쓰면서 뮌헨 선수가 된 김민재는 이날 입단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팀 훈련장으로 이동해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사진 출처 바이에른 뮌헨 트위터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몬스터’ 김민재(27)가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 입단을 확정했다. 뮌헨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이탈리아)와 김민재의 이적 협상을 끝냈다. 김민재와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폴리에서 쓰던 등번호 3번을 그대로 달고 뛰게 된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에게 꿈의 클럽”이라며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 목표고, 가능한 한 많은 우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뮌헨에서는 자세한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럽 현지 매체들은 뮌헨이 나폴리에 김민재의 바이아웃(소속팀 동의 없이 팀을 옮길 수 있는 최소 이적료) 금액으로 알려진 5000만 유로(약 710억 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나카지마 쇼야(29·일본)가 2019년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에서 알두하일(카타르)로 옮기면서 남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3500만 유로)을 김민재가 새로 쓴 것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손흥민(31)이 2015년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잉글랜드)으로 옮길 때 기록한 3000만 유로(약 426억 원)가 최고 이적료 기록이었다. 연봉은 여전히 손흥민이 더 많다. 김민재는 뮌헨에서 1200만 유로(약 170억 원)의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92만 파운드(약 180억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선수가 뮌헨에서 뛰는 건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에 이어 김민재가 두 번째다. 정우영은 뮌헨 유소년팀 출신이지만 1군에서는 2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또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유소년팀에 입단한 정우영과 달리 김민재는 뮌헨에서 ‘모셔 간’ 케이스다.
2028년까지 계약 얀크리스티안 드레젠 바이에른 뮌헨 대표이사(왼쪽)와 입단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민재. 사진 출처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뮌헨은 이날 김민재에게 이름 머리글자인 ‘KMJ’를 새긴 ‘레더호젠’(뮌헨이 속한 독일 바이에른주 전통 가죽 바지)을 선물했다. 뮌헨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 3명 가운데 레더호젠을 선물한 건 김민재뿐이다. 뮌헨은 또 이 3명 가운데 유일하게 김민재만 ‘선수 갤러리’를 홈페이지에 따로 만들어 공개했다. 뮌헨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형’으로 진행한 메디컬 테스트 당시 영상도 이날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뮌헨은 또 홈페이지에 ‘김민재에 관한 7가지 사실’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김민재가 최근 어느 팀에서 뛰든 항상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이력을 강조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도 김민재를 주전 중앙 수비수에 배치한 2023∼2024시즌 뮌헨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입단식 이후 곧바로 테게른제에 있는 팀 훈련장으로 떠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뮌헨은 김민재가 마누엘 노이어(37) 등 새 동료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띄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뮌헨은 자타공인 유럽 최정상 클럽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랭킹에서 2019∼2020시즌부터 3시즌 연속 1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뮌헨은 2012∼2013, 2019∼2020시즌 두 차례 트레블을 달성했다. 유럽 축구에서 트레블을 두 차례 달성한 건 뮌헨과 바르셀로나(스페인)뿐이다. 또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기록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14회), AC밀란(이탈리아·7회)에 이어 리버풀(잉글랜드)과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자국 리그에는 적수가 없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1시즌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를 통틀어 자국 리그에서 10시즌 이상 연속 우승한 팀은 뮌헨밖에 없다. 프란츠 베켄바워(78), 로타어 마테우스(62), 올리버 칸(54)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거쳐 간 뮌헨은 리그 우승 트로피를 총 33회 들어 올렸다. 이 부문 2위인 뉘른베르크(9회)와 비교해도 4배 가까이 많은 횟수다.
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