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
김종길
장대비가 뭉개고 간 얼굴을 타이어가 밟고간다
파리하게 보이면 안된다
사각의 실수처럼 저 늪에 빠져서는 더욱 안된다
동그랗게 웅크린 몸으로 다짐을 한다
창밖에 쏟아진 비가 안으로 오던 날
비린내를 왈칵왈칵 내뱉는 성난 물들이
대지를 물어뜯고 도시를 삼킬 때도
생채기 난 허연 배로 이곳을 지켰다
곰팡이도 익사한 말복을 지나
하얀 낮이 노을 안고 밤으로 저문 곳에
냄비 뚜껑 같이 식어버린 여름과
백태 낀 가을을 깔고 앉아 세월을 삭인다
늘 깨어있으라는 아랫녘의 외침과
되새김질 하듯 꺼내 씹는 윗녘의 소음에도
그는 어두운 시간을 먹고 황소같이 침묵한다
자라지 않는 쇠 나이테위에서
젖은 가을하나가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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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회원시)
맨홀 뚜껑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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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6
11.10.02 22:1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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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영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려 외국에 자주 나가시고,
역동적으로 사시는 김종길 국장님이 부럽네요
사무국장님께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저도 닯아 가려고요. 배려에 늘 감사드립니다.
시가 깔끔한 것이 보기 좋네요!
이명재선생님께 칭찬해주시니까 진짜 잘쓴줄 착각이 됩니다. 많은 지도 바랍니다. 선생님 감사해요.
여문 시심위로 눕는 가을에 젖으며....이 가을을 여는 국장님의 등단에 재삼 축하를드립니다..
임선생님의 격려로 힘을 내봅니다. 늘 힘이 되주셔서 감사드려요.
자만해서도 안 되지만 착각해서도 안됩니다. 늘 성실한 자세로 ^뽀옹^^ 뽀오옹^ 감성과 지성을 향해 세상을 엮다보면 어느새 그대는 언덕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처럼 자랑이 될 것입니다.
김국장님!
김종길 시인님!
그대는 손색없는 언어의 마술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대는 시어의 조탁 능력이 아주 훌륭합니다.
그대의 감각적인 표현도 아주 훌륭합니다.
맨홀뚜껑!
그대는 슬프지만
그대를 알아주는 시인이 있어 그대는 늘 행복하리라 믿습니다.
뜬금없는
극찬이 아님을 밝히면서 ..... -섬마을 황선생-
정서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우리 둘은 태생적 동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격려와 칭찬으로 힘을 얻는 밤입니다. 황선생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