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김태현 님이 파스칼의 철학 중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삶의 지혜 67가지를 발췌하여 현대인의 언어로 해석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철학서다.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속 마음을 아는 것이 참 힘들다. 상대방의 속 마음뿐만 아니라 자신의 속 마음을 아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직면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속이며 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 인생은 짧다.
파스칼의 철학을 통째로 읽으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욕심을 내다보면 몇 장 읽다가 포기하기 쉽다. 철학서를 입문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누군가 쉽게 풀어놓은 것을 천천히 읽어가는 것이다. 조금씩 자신의 수준에 맞게 깊게 접근해 가면 어느덧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싶다.
방대한 분량의 파스칼의 철학 중에 저자가 엄선해서 분류한 '파스칼의 인생 공부'는 특히 조직의 리더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리더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다.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여가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리더가 철학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먼저 자신을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 상대방을 이해하며 조직을 이끌어간다면 최대한 갈등을 잘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파스칼의 철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문 고전과 영화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파스칼의 어깨에 독자들이 올라설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안내에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덧 종착지에 다다른다. 길지 않은 안내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지루할 틈을 느낄 수 없다. 쉼 없이 한 번에 읽어도 좋고 나처럼 띄어 띄어 긴 호흡으로 읽어도 좋다. 다만 한 번 읽고 책을 덮어두기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는 나침반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음식은 씹을수록 몸에 좋듯이 책도 그렇다. 대충 씹으며 먹는 음식은 포만감은 줄지언정 깊은 맛을 느낄 수 없다. 책도 그렇다. 철학은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