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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저(감자) - 고구마 (감자는 지슬, 지실이라고 한다)
~하게 - 육지에서는 명령형인 반면 제주도에서는 청유형이다.[42] 육지에서 쓰는 명령형은 마지막을 단호한 억양으로 끊지만, 제주도나 호남에서 청유형으로 쓸 때는 마지막을 부드럽게 늘인다.
호미 - 낫 (호미는 골갱이라고 한다)
폭싹 속았수다 -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육지말로 '속았다'고 할땐 '쏙았수다'라고 한다)
가카 - 갈까[43]
삼춘(표준어의 삼촌) - 흔히 타 지역에서는 삼촌이라 하면 부모님의 남자형제를 의미하나 제주도에서는 이모 고모 등을 포함하는 부모님의 모든 형제를 삼촌이라고 한다. 심지어 혈연 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44] 성별불문 일단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삼춘'이라고 한다. 한때 모의고사 언어영역 문제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순이 삼촌이란 소설이 나온 적이 있는데 이때 '삼촌'이라 지칭되는 인물의 성별이 여자여서 많은 육지 학생들은 당연히 삼촌이 남자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그 소설에서 삼촌으로 불리는 "순이삼촌"은 여성이기 때문에 멘붕에 빠졌고 어디가 잘못된 건지 찾으려다 큰 시간을 허비하고 시험에 큰 악영향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로 언어영역에는 특정 지역 학생들에게만 유리할 수 있는 심한 방언은 잘 나오지 않게 되었고 나와도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주게 되었다.
요망지다 - 타 지역에서는 거의 일상에서 쓰이지 않고, 사극 볼 때 성격 지독한 마마께오서 '요망한 것'이라고 말할 때나 들을 법한 표현이다. 그래서 타 지역에서는 인신공격적 욕설에 가깝다고 여겨질 만한 말이지만, 제주말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45] 주로 어린 아이가 똑똑하고 야무진 데가 있을 때에 어른이 쓰는 표현으로, 아이가 똘망똘망하고 귀엽다는 칭찬이다. 타 지역에서 어린 자녀를 데리고 제주에 갈 계획이 있는 부모들께서는 혹시 아이에게 이 말을 해주시는 제주도민이 계시면 부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이가 정말 맹랑하고 잔망스럽게 굴 때에도 다소 반어적으로 이 말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므로, 말하는 사람의 뉘앙스를 주의해서 살필 필요가 있기는 하다.
도민 - 광역자치단체 중 도 산하 행정구역에 사는 이들을 도민(道民, 예 : 경기도민, 충남도민, 경북도민, 전남도민 등등)이라 부르지만 제주에서 도민은 섬사람(島民)이라는 뜻으로 '제주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된다. 물론 제주특별자치도의 도민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제주에서 "도민이세요?"라는 질문은 "제주 출신이세요?" 내지는 "제주에 사는 분이세요?"라고 이해해야 한다.
육지 - 일상적인 대화에서 '육지'라는 단어는 바다의 반대 개념보다는 제주도가 아닌 지역 전체, 특히 한반도 본토를 지칭한다. 서울 사람이든 경상도 사람이든 전라도 사람이든 일단 제주도 사투리 화자에게는 '육지 사람'이다. 격의 없는 사이라면 '뭍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아무래도 '제주도는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동네'라는 인식에서 나온 표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육지'라는 표현은 표준어로 바꿀 말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듣고 제주도 사람인지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왜냐하면 한국어 구어에서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전 지역을 일컫는 표현이 딱히 없기 때문에[46] 이 개념을 다른 말로 바꿀 방법이 없는데, 제주도 사람들에게 이 구분은 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표현을 '제주도 사람들은 폐쇄적이다, 타 지역 사람들에 대해 배타적이다'라고 확대 해석까지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제주도 사람들이 아주 개방적이며 타 지역 사람들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47] 하지만 '육지'라는 표현과 구분 자체에는 타 지역에 대한 적대심은 전혀 없다. 태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전부 결항되어 제주도에 갇히게 되면 왜 제주도 사람들이 이런 구분과 표현을 하는지 저절로 체득하게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제주도 출신 지인과 대화를 이어나가려면 '육지'라는 표현을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제주 지역이 아니더라도 섬과 대비되는 말로 '육지'를 종종 쓴다.
아꼽다 - 실제 발음상 '아ᄁᆞᆸ다'인 듯하다. 뜻은 '아쉽다'라는 의미의 '아깝다'나 '아니꼽다'라는 뜻이 아니라 '무엇이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뜻이다. 즉, 육지의 그것과 정반대의 의미라는 셈. 어린아이나 귀여운 연예인을 상대로 '아꼽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예: "박보영 잘도 아꼽지 않해?", "어, 잘도 아꼬와."
하다 - 젊은 층의 경우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이 드신 분과 대화를 하면 '하다'와 'ᄒᆞ다'를 정확하게 구분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세 국어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명백하게 '하다'로 들리면 '많다'는 의미이고, 'ᄒᆞ다'는 현대 국어의 '하다'로 행동의 의미를 나타낸다. 따라서 위의 '뭐하멘', '뭐햄시', '~하게' 등을 실제로 들어보면 아래아 발음이다.
아이 - 표준어에서는 주로 '나이가 어린 사람'을 뜻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제3자, 친구, 또래'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친구들이랑 놀다 왔어"를 "아이들이영 놀당 완."이라고 하는 식.
밭 - '농사를 짓는 땅'은 모두 '밭'이라고 한다. 이 말에는 제주도의 지리 환경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육지에서는 항상 물을 대서 농사 짓는 땅을 '논'이라고 하고, 물이 필요 없거나 단기적으로 필요한 땅을 '밭', 과수를 재배하는 땅을 '과수원'이라고 한다. 반면에 제주도는 현무암이기 때문에 논을 만들기가 여의치 않고, 따라서 대부분 밭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불어 아예 과수를 재배하는 땅까지 '밭'에 포함해서 부른다. 따라서 육지에서는 '감귤 과수원'이라고 하겠지만, 제주에서는 '미깡밭'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각재기 - 검색을 해보면 전갱이라고 나오지만, 제주도민에 의하면 전갱이와 비슷하긴 한데 전갱이는 아니고 다른 물고기라 한다. 각자 지칭하는 물고기가 다르지만 주로 약 20cm 이하의 전갱이 꼴 물고기를 각재기라고 한다.
셋, 말젯, ᄌᆞᆨ은(족은) - 친족 관계를 나타내는 호칭에 붙는 접사다. 다만, 육지에서와는 달리 '셋-'은 '둘째', '말젯-'은 '셋째', '족은'은 '막내'의 의미를 가진다. 더 머리가 아픈 사실은 '셋'과 '말젯'은 각각 밑에 형제 하나가 더 있을 때에만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즉, 셋아방은 적어도 셋째가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따라서 아버지에게 형제가 셋이면 '큰아방, 셋아방, ᄌᆞᆨ은아방'이 되지만, 반대로 형제가 둘이면 '큰아방, 작은아방'이라고 부른다. 가끔 아방말고도 셋아빠, 말젯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표준어 '사이'가 원래 'ᄉᆞ이'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와 관련이 깊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위에 나온 '삼춘'과 합쳐질 경우, '셋삼춘'이라는 말은 육지 사람이 듣기에 '셋째 남자 형제'를 의미하는 것 같지만, 사실 제주에서는 '둘째'인 데다가 그의 성별을 알 수 없다.
나 - 1인칭 대명사 '나'로 표준어와 같지만, 표준어와 달리 형태상 변화가 다르다. '나'는 표준어에서 뒤에 주격, 보격조사 '가'가 붙으면 '내가'로 변화한다. 그러나 제주 사투리에서는 '내'로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나'로 남는다. 예를 들어, '내가 하겠다'는 '나가 ᄒᆞ켜(하켜)'가 되는 식. 나아가 관형격(소유격) 조사 '의'가 붙을 때에도 높은 확률로 남아 있는다. '나의 집', '나의 것'은 표준어에서 '내 집', '내 것'이라고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나 집', '나 거'라고 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나 폰 어디갔지?" 같은 경우가 있다.[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