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록 오전에 치과에 가야 했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 좀 많이 아쉬웠다. 분명 가는 시간에도 뭔가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시간을 날린 것 같았다. 집에서 홍대까지 그리고 홍대에서 잠실까지의 이동시간 2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책을 읽지 못했다. 앞으로는 (많이 피곤하지 않으면) 이동시간에는 무조건 책을 읽도록 노력해야겠다. (자기계발서나 연기서적이 집중이 잘 안된다면 희곡을 읽자)
학원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비록 연습시간은 평소보다 적었지만 난 오늘 상당히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우선 내 가사 필사가 헛된 노력이 아니였음을 깨달았다. 전까지는 "에이... 이런게 도움이 되겠어?" 라는 안일한 마인드로 가사 필사를 하지 않았는데 저번주에는 너무 답답한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가사가 내 것이 되었고 난 정말 가사만을 생각하고 노래했다. 현정쌤께서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해주셨고 난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감격스러워서 눈물을 흘렸다. 물론 개인레슨 끝나고 부를 때 다시 또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아서 이상한 것들을 집어넣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감은 익힌 것 같다. 이걸 잊지 말되 답습하진 말자. 내일의 영감은 내일의 영감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모든 연기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 전까지만 해도 긴가민가 했었다. 분명 내가 보기에는 자신을 버리고 캐릭터가 되는 배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정쌤께서 해주시는 말씀을 듣고 내 고민은 막을 내렸다. 결국은 배우라는 직업은 그 캐릭터를 "이해"하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소드 연기 달인배우 히스 레저도 조커가 되기 위해 매일 조커일기를 썼다고 하고 또다른 매소드 달인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도살자 역할을 할 때 계속 칼을 갈고 상대 배우를 노려봤다는데 그게 다 그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하는 행위였다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면 그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캐릭터 "이해" 그게 연기의 불변의 초석임을 알았다.
참 아이러니 한게 오늘 적은 모든 것들은 현정쌤께 (아니면 학준쌤과 나머지 두 선생님들께) 전에 들었던 내용이다. 난 선생님들께서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던 이것들을 7월 중순에야 깨달은 거다... 그만큼 내 수용력과 깨달음이 아직 부족하다는 뜻인 것 같다. 앞으로 점점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내것으로 만드는 속도를 올려보아야겠다. 그리고 깨달았으면 절대 잃지 않도록 복기를 두자. 그리고 제발 "그냥" 하자.
노래를 부를 때 여전히 가슴이 함몰되어 있다. 노래를 살펴보면 "난 이런 길을 갈거야. 너도 같이 갈래?" 제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 결국 내가 리더가 되어서 사람들을 통솔해야하는데 과연 사람들은 가슴이 함몰되어 자신이 1도 없어보이는 사람을 따르고 싶어할까?? 나같아도 안 따를 것 같다. 리더처럼 당당하고 멋진 몸으로 노래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인상깊었던 점
-- 연기가 너무 즐겁다. 예전에는 잘 되면 즐겁고 안되면 시무룩해지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이 과정을 밟고 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 같다. 선생님들께 배울 수 있다는 것 또한 요즘 자꾸 감격으로 다가온다. 좋은 징조인 것 같다. 계속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말자!!
칭찬할 점
-- 주변 눈치보지 않고 나만의 연습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점 매우 칭찬한다!!! (대표적으로 가사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