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페북
대통령과 청주 생막걸리를 마시다. 껄껄껄!
겨우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 지 열흘된 새내기지사가 시도지사 만찬에서 대통령을 만나 받은 신선함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언제인가는 이 기록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요.
나는 김대중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신 적이 있는 사람이고 그 이후 역대 대통령을 지켜보고 그 장단점을 비교적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시대 출범에 공도 있고 책임도 있는 사람입니다.
아마 모인 시도지사 가운데 가까운 위치에 제가 있다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언제나 그렇듯이 무서운 관찰자로 윤석열대통령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그 날은 소위 지지율이 40%이하로 떨어지고 당대표 이준석이 중징계를 받은 날이었으니 더 정무적 보좌가 정교하게 보완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용산집무실을 한 시간 먼저 들어섰습니다.
저는 북촌 가회동에 최초 한옥치과병원을 차린 이 후에 인문지리와 풍수에도 관심이 있는데 북한산을 등지고 용산집무실에서 바라보는 관악산과 한강의 전경은 한마디로 청와대를 개방하고 옮기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도 해낼 수없는 큰 업적이 하나 생겼구나 싶었습니다.
여야관계 없이 모든 시도지사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셨으나 특별히 홍준표,이철우지사에게 각별하게
대해주시는 것 같아 집무실을 떠나며 제가 홍준표시장께 물었습니다.
'왜 홍대표와 이철우지사에게 대통령이 저렇게 깎듯하시죠? '
홍시장이 말했다. '그거야 검찰후배니까 그렇지 껄껄껄'
공연히 질투가 나서 내가 한 말입니다.
그날 내가 옆에서 들어서 기록해두어야겠다고
한 대화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나눈 말씀입니다.
"김지사님 제가 대선때 경기지사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제 말이 맞았지요? 껄껄껄
어쨋든 당선되었으니 잘 되었습니다.껄껄껄"
전북지사 김관영에게도 "참 함께 일하고 싶었는데 당선되셔서 잘 되셨다. 여야가 어디있나 나라를 위해 일하면되죠. 껄껄껄" 하면서 민주당 시도지사들을 각별히 배려하였다. 특히 강성 강기정지사에게도 광주가 AI빅데이터를 선택한 것을 극찬하면서 각별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기록하는 것이 조금도 과장이 없다는 것은 아마 참석한 시도지사가 다 나와 같은 판단을 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날 술이 약하신지 김영록지사와 제가 가장 기분 좋게 얼굴이 불콰했습니다.
그 전날 충북대학에서 충북의 막걸리를 나에게 부탁하셔서 반신반의 하면서 청주막걸리를 두 박스 가져가서 한 박스만 부속실에 맡겼는데 그리고 술을 좋아하시는 대통령께 누가 될까봐
극비 보안을 지켰는데
이 막걸리로 이런 화끈한 소통공간이 열릴 줄 누가 알았는가?
아! 대통령께서 다 계획이 있었구나!
모두 발언과 답사가 끝나고 식사를 마치자 대통령께서 일어나시어 내 기억으로는 두 바퀴이상을 돌며 막걸리를 따라 주셨다.
자세히 보니 대통령께서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거 같았습니다.
계속 자리에서 어려워하며 앉아있는 장관과 수석비서들에게 '무엇하고 있나 돌아다니며 술 한잔 권하지 않고' 하며 독려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수석과 비서실장등에게 '거봐 많은 것을 배웠지?' 하시는 것이 아닌가?
정말 독특하고 화끈한 시간이었고 진정한 소통의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대통령께서 저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식이 없고 소탈했습니다.
모두가 나의 예상을 뛰어 넘는 일들이 내 앞에서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날의 가장 큰 소득은 대통령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확실하고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지방에 치안과 교육등, 특히 재정 등 많은 권한을 지방에 나눠 줘야 한다고 힘 주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고도 대통령과 중앙은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윤석열대통령은 그 자리의 장관들 보다 훨씬 더 개혁적이고 과감했으며 단호했고 배석한 장관과 비서관보다 더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소통이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며 청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뜨거운 희망의 희열이 솟아 올랐다.
그리고는 대통령님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제가 하려고 하는 잔소리같은 것 괘념치 마시고 소신껏 하십시요.
나도 이제 대통령님을 믿고 제 자리에서 개혁의 테스트베드를 이곳 충북에서 만들고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 받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