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 죽고싶어? "
화를 내는모습은 익숙했다.
나와 그 사이엔 철장을 사이에 두고 있었고
그는 나에게서 단 한순간도 눈을 떼지않았다.
" 왜 아무말도 안해! 살고싶으면 살려달라고 애원이라도 해봐.
니가 안그랬다고 발뺌이라도 해봐! "
그를 쳐다봤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듯한 표정이였다.
가슴이.
아팠다.
" 내가 죽였어요 "
내 말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빨개진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 눈빛이 너무나 뜨거워서, 혹은 차가워서
내 온몸이 부서져 내릴것만 같았다.
" 니가 안죽였잖아.. "
텁텁한 목소리.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람을 믿을수 있는건지.
의문이 들었다.
" 몇번을 물어도 내 대답은 같아요.
내가 죽였으니까. "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 앉아있던 교도감 하나가 내쪽으로 다가왔다.
" 시간 다됬습니다.
서 형사님. "
일어섰다.
그리고 돌아섰다.
내 등뒤쪽으로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무너져 내릴것만 같았다.
" 니가 안죽인거 알아 .
내가. 진짜 범인 찾아줄게.
그러니까.. 너 벌써부터 포기하지마 "
나는 .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물이 한방울.
" 서팀장님. "
" 어 "
" 왜 이렇게 그여자한테 신경을 쓰십니까? "
탁-
신경질 적으로 괜히 정리하던 서류를 책상에 내리꽂았다.
" 벌써 두달째입니다
두달이 될때동안 이나 서팀장님이 생각하시는 그 진짜범인이
나타나지 않지 않습니까?
정말 그여자가 죽인게 맞.. "
" 그만해 "
" 팀장님이 그 여자일만 붙잡고있으면,
팀장님 밑에있는 저희는 어쩌란 말입니까. "
" 그여자가.
안죽였어 "
" 팀장님 "
" 아무리 미워도 친 동생을 죽이겠나?
그 끔찍하게 아끼던 동생을,
자기 손으로 죽일수 있냐고
넌그럴수있어? "
" 후.
그여자에게서 진술은 받아냈고.
이미 징역중이지 않습니까
이제와서. "
" 그녀는 이제 스물 셋이야. "
부하로있는 최정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까딱 하고 간단한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나는.
그녀를 포기하지 않는다.
" 정수인, 정수민은 자매사이였고
서건은 정수인과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어
아- 그리고 정수민은 매일밤 불면증때문에 수면제를 먹지않으면 잠을 자지 못했다더군
사고 당일 전날에 정수인은 예정보다 일찍 귀가 했고
그러다 정수민과 서건의 통화내용을 듣게된거지
정수민과 서건이 정수인몰래 사귀고있다는 사실도 알게됬고
정수인은 충격을 받았겠지
그리고 사건 당일, 정수인과 정수민은 서건을 두고 크게 싸웠다고 하는군
정수인은 앙심을 품고 정수민의 목을 졸라 살해 "
" 그래 "
" 사건 당일 정수인과 정수민의 싸움을 목격한 사람은 두명.
목졸라 살해후 서건이 들어왓고-
경찰에 신고.
정수인의 자백도 정확해.
아- 그리고 서건은 집에있다 정수민의 전화를 받고 바로 정수인의 집으로 간거라더군? "
하-
한숨이 새어나왔다.
절대로 그녀가 죽였을리는 없다.
하지만 모든게 딱 딱 들어맞는 이 상황.
" 그만 포기하는게 어때 ? "
" 안되 "
" 후- 더 읽어줄까 ? "
" 응 "
" 사건에 깊숙히 관여되있는 서건의 진술도 동일해.
사건발생 당일,
정수민한테서 전화가 걸려왓고
언니가 알아버렸다면서 한참을 울었다고.
서건의 진술에 의하면 정수인의 집착이 심했다고 하더군?
병적이였다고 하던데? "
그녀의 지금 모습으로는 전혀 상상도 안되는 말이다.
그녀가?
하
말도안되.
" 근데 이걸 도대체 몇번을 읽는거야.
외우겠어 이젠 "
" 더 읽어봐 "
" 서건은 사건이 해결 되자마자 군대를 갔다더군 "
" 치사한자식. 꽁무니를 뻬다니 "
"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말라구.
그녀석도 충격이 크겠지. "
" 웃기는군 "
" 근데- 이봐 서윤재.
왜 그렇게 정수인한테 집착하는거야? "
" 집착하는게 아니라 "
" 사랑에 빠지셧나? "
" 야 "
" 정수인 처음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아나?
말로만 듣던 니 이상형이
내 눈앞에 걸어오더라니까
그게 정수인이라니 "
"그 게 아니라.
정수인은,
범인이 아니라는 느낌이 자꾸 들어. "
" 니가 한눈에 반했으니까 "
" 야. "
" 그래도-
니가 진짜 범인을 찾기 전까진,
그녀는 범죄자야.
그거 잊지마 "
" 그래. "
입술이 타들어갔다.
그리고 불안함.
그녀는 범인이 아니야.
그녀는 죽이지 않았어.
내 믿음속에.
단한마디.
그녀가 제발 범인이 아니기를.
" 왜또와요? "
" 서건 군대갔다는거 알아? "
" 알아요 "
" 내가 말했나? "
" 네 "
벌써 몇번째 듣는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날 찾아와주는 이 남자한테 고마움을 느끼는건 사실이었다.
그가 나를 쳐다봤다.
이 남자는 항상,
내 눈을 쳐다본다.
" 이거. "
그가 내게 작은 상자하나를 건냈다.
" 심심할까봐.
만화책 "
입가에 미소가번졌다.
" 이런거 받아도 된대요? "
" 들어올때 다 검사맡고 들어온거야 "
그를 쳐다봤다.
흐뭇한 표정이였다.
그 표정에 웃음이 새나왔다.
내 웃음에 이남자는 당황하면서 시선을 돌린다.
" 내가.
꼭 여기서 나가게 해줄게 "
그리고 담담한 한마디.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 재수사 요청했어.
본격적으로 재수사 들어갈거야 "
" 제발. "
제발.
" 그러지마요 "
" 니가 안그랬다는거 알아 "
" 제발 그러지말아요.
내가 죽였어요,
내가 죽인거에요,
나, 미쳤었어. 미쳐서 그랬었어요
죄값이라고 생각하고 받을래요.
그러지 마요 "
" 니가 범인이여도 좋아.
재수사 해 "
" 서형사님. 제발요..... "
제발 그러지말아요.
" 아니, 그 날 다 얘기해 줬잖수.
그 집언니가 죽인거라며,
구속됬다고 하지않았수?
왠 재수사래 .. "
" 아주머니, 다시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그 날 아주머니가 목격한 대로 다시 설명해주시겠어요? "
" 아니,
글세 그날.
비가 많이 오던날, 그날 맞지? 한 2시쯤이던가
내가 갑자기 쏟아지는 비때문에 빨래를 걷으려고 막 뛰쳐나오는데
옆집에서 막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아주 한여자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한여자는 막 화를 내고있었는데
내 생각에는 화를 낸 여자가 그 언니고
울고있던여자가 동생이였던것 같아
어찌나 울던지, 비가 막 쏟아지는데도 그 우는 소리가
우리집까지 들리더라니까 "
" 네, 그리구요? "
" 막 여자가 화를 내는데,
그.. 내용이.
기억은 잘 안나고,
계속 너때문이야, 너때문이야 라고 소리치더라구
아주 그 악에받쳐서 소리를 지르는데
저 집에 무슨일 나겠구나 했다니까? "
" 네 "
" 그리고 비가 하도 쏟아지니까 얼른 들어왔지,
근데 우리 꼬마애가 비가 오는데도 들어오질 않는거야
그래서 한 그러고 두시간쯤 후에였나?
우리 꼬마애를 찾으러 나갔는데
그 집이 이상하게 조용-하더라구?
그래서 잘 해결됬구나 하고 생각했지.
그러고 그 집앞을 딱 지나가는데
그 언니라는 여자있잖수?
그 여자가 집으로 들어오고있더라구?
아주 눈이 퉁퉁 부어서 장을 보고왔는지 손에 한아름 뭘 들고있더라고
그러고 비가 딱 그치더라니까 "
" 네 "
" 그러고 뭐 더 본건 없지.
그러고 나서 그 일이 일어난거지,
근데 이상한건
내가 집으로 들어가는 그 언니라는 여자를 봤을땐
표정이 괜찮았거든?
조금 어둡긴 해도,
금방 사람을 죽일것 같은 얼굴은 아니였어,
또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장을 보고오나? "
" 아 "
"아, 그리고 꼬마애를 찾아서 집으로 데려오는데
하늘이 환하더라고 그리고
경찰차가 막 오고.. 그러더라구
그게 5시 반이 넘어서였나..? 아마 그랬을거야 "
"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그럼 수고하세요 "
" 경찰양반도 참,
다 끝난일가지고 왜 사람을 귀찮게해.
다시는 찾아오지 마슈 "
정수인과 정수민이 한바탕 싸우고 나서
정수인이 장을 보러 간 사이
비어 있던 집,
서건은 그럼, 정수인이 살해한 뒤에 왔다고 했으니까.
그 시간에는 집에 정수민 혼자밖에 없었다는 건가?
분명.
수상한 점은 있다.
" 그여자가 죽였어
아주 한바탕 싸우더니 죽인거지 뭐
안열받겠어?
지 동생이랑 애인이랑 바람이 났는데,
아주 한바탕 싸우더라고
비가 오길래 영숙이네 집에있다가 집으로 가는길에
그여자네 집을 지나가는데
아주 소리가 요란하더라구
뭐 그여자가 죽인거지
막 물건깨지고 부수는 소리가 요란하더라니까 "
" 아 그리고 또요? "
" 그리고선 한 세시간후쯤에 경찰차가 막 오고 그러더라니까
아휴 무서워서 어디 살겠나.
친동생을 죽이고말이야. "
" 그때,
비가 그쳤었나요? "
" 그럼- 하늘이 아주 맑았지,
그래서 내가 그랬지
오늘 날씨 참 더럽다고
비가 한 두시간은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금방또 개여서 아주 맑더라니까? "
" 아.. 네 "
" 휴 경찰양반,
그여자가 자백도 했다면서
이럴 필요가 있수?
뭐 혹시 다른 범인이 나타난거유? "
" 아니요, 후, 그럼 아주머니 수고하세요 "
" 재수사를 하면 뭐가 진전이 있어야지 "
" 그만해라 "
" 니가 이러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범인의 자백도 받았겠다,
목격자도 있지, "
" 목격자? "
" 서건말이야.
정수인이 정수민을 살해한걸 보고 신고했잖아 "
" 서건.. "
" 뭐 군대갔으니 다시 불러서 수사하기도 쉽지않은 노릇이고 "
" 정수인은 어때 ? "
"뭐가? "
" 재수사 하느랴 바빠서
통 못가봤어 "
" 잘 지내지 그럼.
아주 군말안하고 잘 지낸다던데? "
" 그래.. "
" 너도 그만 포기해.
위에선 니가 하도 재수사 요청을 하니까 허락해준거겠지만
원래 위쪽에선 골치아픈일 일어나는거 싫어하잖아 "
" 근데,
풀리지 않는게 있어 "
" 뭔데? "
" 목격자 말에 의하면,
정수인과 정수민이 한바탕 싸우고 나서
두 시간후에 정수인이 장을보고 들어오는걸 봤대.
그럼 정수인이 장을 보러 나간 그 사이는 집이 비워져있었다는 거잖아?
그럼 정수민은 집에서 혼자 뭐했을까 "
" 뭐 울다지쳐있었겠지 "
" 근데,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여자가.
장을 보러가? 그것도 먹을것만 잔뜩 사서? "
" 뭐 또 정수민이 정수인 성질을 건드렸나보지 "
" 아니야.
아무래도, 수상해. "
" 재수사. 잘되가요 ? "
그녀는 전보다 더 말라있었다.
텁텁한 목소리.
" 잘되가 "
원점이지만.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 그거.. 그만 두면 안되요? "
젖은 목소리.
그녀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 왜 "
" 내가 죽였어요.
내가 죽였단 말이에요!
언제까지 나 괴롭힐거에요
내가.. 내가 죽였는데.
내가.. 내손으로.. "
가쁜숨을 몰아쉬는 그녀.
마음이
아프다.
" 니가 원하는게.
재수사 포기하는거야? "
" 그만둬주세요 제발..
몇번을 수사해도 나에요.
범인은 나에요.
내가 죽였다고 했잖아요.
꿈에, 꿈에 자꾸 수민이가 나와요.
제발 그만해요 제발.. "
하..
가슴이
타들어간다.
.
" 시간 다됬습니다. "
" 재수사.
그만둘게요 "
" 죽일것같이 재수사 해달라고 할땐 언제고
이제와서 그만둔다고 ? "
" 네 "
" 위에서 아주 난리가 날거다 "
" .. "
" 그래 임마.
범인의 자백도 받아냈고,
목격자도 있고,
그걸로 증거는 이미 충분한거야.
이제 알겠냐?
니 직감은 틀렸어 "
내 직감은
틀렸다
라.
" 내일 재수사에 대한 보고서 작성해서 나한테 가져와 "
고개를 숙이고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담담하게 빠져나왔다.
내 직감은.
틀렸다..
" 경찰양반 또왔수? "
" 재수사 접기로했어요.
아주머니 음료수 하나만 주세요 "
마지막 하루.
그녀를 포기하기까지 하루 남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목격자 슈퍼아줌마의 슈퍼앞에 앉아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나무가 많구나.
이런곳에서 살았군.
괜히.
가슴이 저려온다.
" 아저씨 "
왠 꼬마 여자아이였다.
아이스크림을 한손에 들고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 아저씨 경찰이에요? "
" 그래 "
여자애가 내옆에 폴짝뛰어 앉았다.
귀여운 여자애네 하고
여자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환하게 웃으며 여자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내게 내밀었다.
" 먹을래요? "
" 너 먹어 아저씬 많이먹었어 "
" 아, 그렇구나.
근데요 아저씨 "
" 응 "
" 비가 그쳤는데요
왜 그아저씨는 우산을 가지고있었어요? "
" 뭐? "
" 그아저씨 있잖아요
키크고 잘생긴 아저씨.
분명히 제가요 봤는데요
그 이쁜언니야 실려갈때,
그아저씨 우산가지고있었어요
엄마가 우산은 비올때만 쓰는거라고 햇는데요
그아저씨가 우산을 가지고있길래
왜 우산을 가지고있냐고 물어보니까 그 우산 저한테 줬어요 "
" 우산? "
" 네, 저우산요.
그래서 고맙다고 얘기할려고햇는데
아무한테도 얘기하지말라고 해서요 "
머리속의 회로가.
움직인다.
한바탕 싸우고 정수인은 장을 보러갔다.
싸운시간은 두시쯤.
그리고 두시간후쯤 슈퍼아줌마가 장을 보고 돌아오는 정수인을 목격.
정수인이 장을 보러간 사이 분명히 비는 시간은 있었다.
한시간쯤뒤 서건이 살해 현장을 목격, 신고했다
그게 5시 30분이다.
비가 그친건,
정수인이 장을 보고 돌아온후다.
그러니까 4시가 넘어서.
서건이.
우산을 가지고있었다는건
[아- 그리고 서건은 집에있다 정수민의 전화를 받고 바로 정수인의 집으로 간거라더군? ]
서건의 집과 정수인의 집 거리는 늦어봐야 30분거리.
정수인이 장보고 돌아왔을땐 이미 비가 그쳐있었고
서건이 도착했다고 진술한건 비가 그치고 한시간 넘은 5시 30분경이다
그가 출발했을땐 이미 비가 그친 상태였을텐데?
" 혹시, 그아저씨 우산이
젖어있었니? "
" 네.
그아저씨 양쪽어깨도 젖어잇엇어요
그래서 내가 닦아줬어요 우산줘서 고맙다고 "
젠장.
뛰고 또 뛰었다.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내뱉었다
" 젠장 왜 안받아! "
[ 여보세요 ]
" 범인은 정수인이 아냐! "
[ 뭐? ]
" 서건이야 ! "
[무슨소리야 ]
" 서건이라고 이 개자식아! "
[.. 너 갑자기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
" 그자식 당장 구속영장 청구해.
당장!"
[ 무슨소린지 설명을 해봐! ]
" 정수인이 정수민이랑 싸우고 나서 정수인이 장보러 간 그 사이에
서건이 정수민을 죽인거야. "
[ 뭐? ]
" 정수인이 장보고 돌아왔을땐 이미 정수민은 죽어있었다고! "
[ 하 ]
" 비가온건 정수인이 장을 보고 돌아왔을때 까지야.
정수인이 장을 보고 돌아온 후에 비는 완전히 그쳤지
근데 그 개자식은 우산을 가지고있었어.
그자식이 진술한건 비가 그치고 한시간이나 뒤인 시간이야.
근데 우산을 가지고있었다고?
그자식은 비가 그치기 전부터 그 집에 와있었던거야.
그리고 정수민을 살해했고,
그걸 정수인이 목격한거지. "
[ 젠장 머리아프군 ]
" 그 자식 당장 서로 데려와 "
[우선은.. 알겠어. ]
" 아니에요 "
" 제발 사실대로 말해. "
" 내가 죽였어요.. "
" 다 알아 "
수인은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온몸을 떨고있었다.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 지금 서건은 어디에있나요.. ? "
" 조사 받고있어 "
흐느낌은 더해갔다.
조용한 공간속에 그녀의 울음소리만이 들렸다.
" 곧.
다 밝혀질거야 증인이랑 증거도 있어 "
" 내가.. 재수사 하지말라고 했잖아요 .. "
" 정수인 "
" 제발.. 제발.. "
" 니가 죽인거 아니잖아 "
" 나.. 나.. 내가 죽인거나 마찬가지에요!! "
수인은 오열하고있었다.
그 깡 마른 몸이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고있었다.
"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러지말라고........ "
" 나한테
말못해? "
" 하..하아.. "
" 니가 말안해도
결국 그자식 입에서 다 나올거야.
증거가있으니 발뺌못해 "
눈물만 흘릴뿐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말없이
흐느끼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몸을 간신히 가누고,
그가 들어본 목소리중 가장
슬프고, 힘없고, 진실된 목소리로.
" 그... 그사람이, 내동생을 강간했어요 "
" 뭐? "
" 그날.. 내동생이 죽기 전날..
내가 그사람과 내동생이 통화한 내용을 들은건 맞아요..
근데 그게 그 두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내용은 아니였어요..
더 충격적인거였죠..
내동생은 울고있었고
그사람은,
아무렇지도않게 그 일을 내게 비밀로 해달라는것 같았어요.
수민이는..
내가 그 사실을 알자 자살하려고했어요. "
" 개자식.. "
" 그날, 수민이랑 싸운날.. 수민이가 죽.. 은날.
수민이는 제정신이 아니였어요.
온 물건을 다 부수면서 나때문이라고..
다 언니때문이라고.. .. "
그녀는 말을 잇기가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그는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계속 얘기하라고 재촉했다.
" 다잊어버리자고 했어요.
그런데 수민이가.. 수민이가
온몸에 힘이 다빠져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어서
먹을걸 좀 먹이려고 장을 보러나갔어요 "
" 응 "
" 그리고.. 몰라요.
장을 보고 돌아왔는데,
먹을걸 사가지고 돌아왔는데 ..
하.. 아 흐..흑 수민이가.. 흑..수민이가
쓰러져있었어요..
그리고 수민이앞에..
수민이 앞에서 그사람도 제정신이 아니였어요..
미친사람 같았어요.. 그사람이 아닌것 같았어요.. "
"응 "
" 수민이가.. 그때 죽어있었나봐요.
모두.. 다 혼이 빠진것처럼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근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다 내잘못.. 내잘못이야..
내잘못이.. 가장컷어요.. 내잘못이..
그런사람.. 만나는게 아니였는데 .. 그런사람..
흑.. 그래서.. 그래서..
내가 죽인거에요..
내가.. 죽였어요 "
" 수인아. "
" 그사람..
제정신 아니였어요 .. "
" 그래서 니가 모든걸 다 뒤집어 쓴거야? "
" 내가 .. 내잘못이.. 가장.. "
" 니 동생이 그걸 바라겠어? "
그녀는.
더이상 우는것도 힘들어보였다.
그저 온몸을 떨고있을뿐이였다.
가쁜숨을 몰아내쉬며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있었다.
징..징-
" 여보세요? "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리고 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전화를 끊고.
그가 그녀를 쳐다봤다.
" 서건이.
범행 일체를 자백했어 "
" ...... "
" 정수인.
넌 무죄야 "
" 수민이가.. 날 죽이겠다고했어요.
죽여버리겠다고.. 신고하겠다고..
용서안하겠다고.
너무.. 너무 무서워서,
수인이가 알고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서..
수민이 표정이.. 진짜 였어요..
진짜 죽일것 같은 표정이였다구요..
그래서.. 그래서.. "
" 그래서 죽였나? "
" 하.. 하.. 내가.. 내가 잘못했어 수민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 "
" 니가 죽여놓고,
한때 니 약혼자였던 여자한테 니 죄를 다 뒤집어 씌여? "
" 무..무서워서.. 무서워서.. "
"후.
이자식 들여보내 "
한숨이 새나왔다.
제일먼저 생각나는 건 그녀.
그녀는 결국 그러고도 한참을 울다 실신했다.
탁-
누군가 내 어깨를 쳤다.
" 멋있다 서윤재 "
" 뭐? "
" 이건 사랑의 힘인거지? "
" 야 "
" 이제-
그녀는 범죄자가 아닌거네 "
웃었다.
그녀는.
무 죄다.
" 잘 해봐라. 많이 힘들거다 지금.
원래 힘들때 옆에있어주는 사람한테 반하는거야 여자는 "
" 무슨 소릴하는거야 임마 "
탁-
국장님이였다.
" 서팀장.
이번일 멋있게 해냈구만 "
" 별말씀을 "
" 재수사 없었던 일로 하기엔 아쉬웠나보지? "
" 하하 "
" 그래. 그렇구만.
자네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어 "
나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직감? 직감이라.
그리고.
대답했다.
" 직감이 아니라 사랑이죠 "
" 일어났어? 괜찮은거야? "
눈을 뜨자 그사람이 보였다.
오묘한 기분.
온몸이 나른했다.
오랜만에 잠을 푹 잔 느낌.
" 나.
꿈에 수민이 나왔어요 "
" 그래? 뭐래? "
그가 웃는다.
나도 웃는다.
" 고맙대요 "
그의 웃을때 눈이 반달눈이 되는구나.
그의 눈을 보는건,
처음인것 같았다.
" 잘됬다 "
정말.
그랬다.
수민이는 꿈속에서 웃었고,
나도.
나도 웃었다.
그리고 지금 내 가슴이 너무나 뜨겁다.
나를 바라보는 그.
그를 바라보는 나.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는 우리.
" 고마워요. 서윤재씨 "
 ̄ ̄ ̄ ̄ ̄ ̄ ̄ ̄ ̄ ̄ ̄ ̄ ̄ ̄ ̄ ̄ ̄
끝까지 봐주신 분들 정말 고마워요.
휴 시험이 내일인데 쓰기 시작하니까
이게.. 막 재밌네요?
제가 원래 소설 끝까지 못쓰는데
정말 특별하네요!
휴 끝까지 다 읽어주신 분들은 지루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저도 뭐가 무슨말인지..ㅠ.ㅠ
휴 너무 길어서 지루하시더라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첫댓글 님 지금 컨디션 좋으신가봐요? 그래도 실력이 있어보여요. 이 추리소설을읽는건 처음인데 재미있네요?^^ 앞으로도 건필하시기 바래요!
고맙습니다.^^ 제가 원래 글을 끝까지 쓰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끊기가없어서.. 중간에 포기한 소설이 한 다섯편쯤은 될듯해요. 이건 저한테 좀 특별하죠^^; 아무튼 재밌게 봐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어우너무 길어서 읽느라 힘들어죽는줄알앗어요!저그래두 끝까지 다읽엇어요><잘햇죠!재밋어요!!!건필하세요^^*
고마워요! 꼬리말까지 달아주시구..>.< 휴 단편이라고 짧게쓰려고 노력많이했는데 아무래도 기네요..ㅠㅠ 그래두 재밌다고 얘기해주시니까 정말 기분은 좋네요! 감사합니다 ^^
길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그리고 남주 너무 멋져요 ^^
헤 고마워요~ 남주멋잇다는말이 왜케 듣기가 좋은지 ^^ 쓰면서도 남주인공에 대해 표현을 잘못한거같아서 불만족했었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잘읽었습니다. 추리 로맨스 흐흐..^^
추리로맨스 ..히히 제가 부족해서 아직 추리물 이라고까진 못하겠어요 ㅠㅠ 잉 다음엔 더 나아진 글로 만나뵙고 싶어요!ㅠ 꼬리말 정말 고맙습니다!
꺄아 남주 너무 멋있어요!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잘읽고가요!
감사합니다!감사해요! ㅠ.ㅠ 하나같이 좋은말만 써주시니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ㅠ
와 진짜 재밋어여 서윤재^^ 아 내스타일인데~
헤 고맙습니다 >.< 저 열심히할게요! 감사해요!
너무 재미있어요~^^ 잉햐~살앙의 힘이란....ㅋㅋ
사랑의 힘은 대단하죠..? ㅋㅋㅋㅋ 히 꼬리말 감사해요!ㅠ.ㅠ 꼬리말 하나하나가 저한텐 힘이된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른소설로 꼭 만나요~~
재밋쨔ㅕ요요
꺄..머리좋으시네요^^, 잘보고가요~
추리...물까진 아니지만 잘쓰셨어요!
ㅋㅋ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