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 나무날.
[활기차다]
1학년이 왔다. 이틀 학교 생활을 하고 이번 주 흙날에 입학식을 하게 된다. 동생들이 늘어나는 형님들 가운데 가장 어색한 어린이들이 2학년 옹달샘 어린이들이다. 그동안 1학년 푸른샘 외계인들로 귀여움을 독차지 해왔는데 더 귀여운 동생들이 나타났으니 형님들이 온통 관심이 1학년에게 쏠리는 게 낮설다. 그 표정이 보여 한참을 웃는 날이다. 일부러 선생들이 형님이 됐다고 치켜세워주는 것도 그다지 효과는 없다. 아직은 본인들이 더 귀엽다고 생각하기에 동생들 행동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지만, 아마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동생들과 잘 노는 형님들이 되어갈 것이다.
기지개학교로 학교를 겪어본 터라 더 친근하게 선생을 찾는 외계인들을 보자마자 우리들의 비밀을 떠올려줬더니 “선생님은 외계인이래요.” 라고 말하며 널리 알리고 만다. 교실에서 책을 읽어주는 박경실 선생님 둘레에 앉아서 쫑긋 듣는 모습이 귀여워 저절로 사진을 찍게 된다.
교실마다 풍경이 활기차다. 교실마다 사진을 찍어두려는데 6학년 청소년은 곳곳에서 책을 읽고 있다.
저녁에는 넓힌운영모임이 열렸다. 새 학기 어린이들처럼 새 일꾼들이 학교 곳곳에서 활기차게 학교와 교육공동체를 살피는 열정이 넘친다. 살림일꾼을 맡은 우은영님은 아침나절 점심 채비, 낮 새참 채비, 저녁 일꾼모임까지 세 번을 학교에 오셨다. 교육일꾼 김영주님은 학년마다 정담회를 열어 교육공동체 소통과 과제를 부지런히 찾으시고 있다. 재정, 시설, 알림, 버금, 으뜸 모두 일이 쏟아지지만 모두가 활기차다. 바쁜 틈에 또 하나의 직업처럼 품과 정성을 가득 내어 민간의 힘으로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놀라운 역사를 써가는 분들과 함께 해서 늘 고마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