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오동나무
< 사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오늘의 꽃 >
학 명 / catalpa ovata 영 명 / Japanese catalpa
꽃 말 / 고상
능소화과(凌霄花科 Bignoni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
◑ 개오동
키가 10m에 달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심고 있다. 3갈래로 나누어진 잎은 마주나거나 3장씩 모여 나며, 길이는 10~25㎝에 이른다. 잎자루는 자줏빛이 돌고 길이는 6~14㎝ 정도이다. 꽃은 6월에 노란빛이 도는 하얀색으로 피는데, 꽃부리는 2개의 입술처럼 나누어져 있다. 열매는 10월에 원통처럼 익으며 길이가 20~34㎝에 달하나 너비는 5~8㎜밖에 안 된다.
◑ 한방에서는 열매 말린 것을 자실(子實)이라고 하는데 이뇨제로 쓰거나 신장염의 치료에 쓰며, 자백피(子白皮)라고 하는 나무껍질은 치습(治濕)에 쓴다. 자백피는 7~8월에 나무껍질을 벗겨 말린 것이다. 추위에 잘 견디며 빨리 자라 정원이나 공원에 널리 심고 있다.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면 홍원리의 개오동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0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1998. 12. 23).
◑ 예전에 어른들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으라 하셨다. 아이가 시집갈 때쯤이면 베어서 가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빨리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었으리라. 꽃색이 온화하며 고운 털로 쌓인 듯 한 꽃모양과 더불어 그 향이 은은하여 고상함이 돋보인다.
가볍고 재질이 좋아 가구로 많이 쓰였으며 완충력도 좋아 귀중한 물건을 보관하는 상자로도 쓰인다. 또한 소리를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악기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 옛 노래에 '오동동 타령'이나 화투 패(11월, 보통 '똥'이라 함)에도 나오는 걸 보면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식물을 많이 애용한 것 같다.
◑ 개오동나무꽃은 6~7월에 주로 핀다. 개오동나무는 그 높이가 10~20m로 나무 표피는 회색을 띤 갈색이다. 노나무라고도 부른다.
꽃은 팝콘 같다. 올리브유를 머금은 고소한 팝콘 말이다. 요즘 개오동나무꽃은 마치 팝콘을 터뜨린 것과 같이 하늘에 떠 있다.
개오동나무꽃은 흰 꽃잎에 보라색 점과 짙은 노랑 선으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꽃받침이 2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넓은 달걀 모양이다. 화관(花冠)은 종 모양이고 수술은 2개인 꽃이다. 열매는 10월쯤 마치 손 한 뼘 크기로 익는다. 긴 콩껍질 모양을 하고 땅을 향해 주렁주렁 뻗어 있다.
한방에서는 이 열매를 자실이라 부르는데 이 자실은 이뇨제로서 신장염, 부종, 단백뇨 등에 효과가 있다. 나무의 속껍질은 자백피라 하여 신경통, 간염, 담낭염, 황달, 신장염, 소양증, 암 등에 처방된다. 잎은 부채 넓이만큼 된다.
◑ 우리나라에선 강원도, 경기도, 평남, 평북 지방에 분포한다. 중국이 원산지로 한·중·일 모두 정원수로 주로 심었다. 경북 청송군 홍원리에 있는 개오동나무 세 그루는 수령이 400여년에 달해 천연기념물 401호로 지정됐다.
나무건 식물이건 ‘개’자가 들어가면 시원찮다는 뜻이다. ‘개망초’가 대표적이다. 개오동나무도 그렇다. 언뜻 봐서는 오동나무 같으나 그 격이 떨어지다 보니 ‘개’자가 붙었다. 봉황이 내려앉는 신령스런 벽오동나무에 비해 하품으로 여겼다. 반면 벽오동은 서원과 같은 곳에 심었다.
하지만 개오동나무는 습기에 강한 성질이어서 악기나 가구를 만드는데 쓴다. 나무에 벌레가 잘 먹지 않는 점도 가구와 악기 재료로 쓰는 이유가 됐다.
◑ ‘조선왕조실록’의 ‘숙종 59권’(1717)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사헌부에서 숙종에게 고한 내용이다.
“각 군문(軍門)의 군사가 다 땔나무를 벌채하여 스스로 대게 한 것은 대개 조금이라도 민폐를 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듣건대, 각영(各營)의 군사가 땔나무를 벌채할 즈음에 무덤에 기르는 소나무·개오동나무이건 마을에 심은 뽕나무·밤나무이건 묻지 않고 모두 다 베어서 거의 남은 것이 없으며, 심하면 정원에 불쑥 들어가 울타리를 헐기까지 한다고 하니, 당초에 폐단을 줄이려던 뜻이 도리어 백성을 해치게 되었습니다. 엄히 금단하되, 범한자는 중률(重律)로, 다스리고, 주장(主將)도 논벌(論罰)하소서.”
‘영조 37권’(1734)에는 감옥에 있는 죄수에게 서신을 전했는데 개오동나무 잎에 썼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양제가 병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개오동나무 잎에 글을 써서 죽을 더 먹을 것을 권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들어 산림학자들은 개오동나무가 조선 초·중기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 기르기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지만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물 빠짐이 좋고 바람이 적은 곳이 자라기 좋다. 가지치기를 한 부분이 부패하기 쉬우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할 경우는 소독된 도구를 이용한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의 낙엽활엽수로 큰키나무지만 개오동나무나 꽃오동나무는 능소화과의 목본성 덩굴성으로 분류된다.
◑ 약재에 대하여
열매가 노끈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진다. 그래서 이 나무를 노끈나무라고도 한다. 꼬투리 열매가 아카시아나 회화나무 열매보다 조금 더 길게 주렁주렁 달리는데 그 길이가 30cm 정도 된다. 잎이 다 져 버린 겨울에도 노나무는 긴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잎은 오동잎을 닮아 크고 시원스럽고 가지는 굵고 수가 적어 우직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으며 빨리 자라고 또 굵게 자라는 나무다. 꽃이나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노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겼다. 이 나무에는 벼락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뇌신목(雷神木) 또는 뇌전동(雷電桐)이라 불렀고, 궁궐이나 절간을 지을 때 노나무 목재를 즐겨 썼다. 또한 땅속이나 물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 썩지 않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나막신이나 다릿발의 재료로도 널리 써 왔다.
꽃은 한여름에 피며 나팔처럼 생긴 흰 꽃이 송이송이 모여서 피는데,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 약성 및 활용법
열매를 한약재로 쓴다.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에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목각두라고 하여 신장염, 복막염, 요독증, 부종 등에 쓰고 이뇨제 원료로도 많이 쓴다.
어린 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는데 구연산과 알칼리염이 들어 있어서 맛이 시고 떫으며 약간 독이 있다. 민간에서 노나무 잎은 무좀에 효과가 있다 하여 찧어 붙이기도 한다.
노나무는 노화된 간세포를 되살아나게 하여 본래의 기능을 되찾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 증상별 적용 및 복용법
- 간암, 간경화, 백혈병 등 갖가지 간병치료에 효과가 있다.
잎과 줄기, 가지, 뿌리 등 어느 부분이나 약으로 쓸 수 있으며 하루 30~40g을 푹 달여 두고 아침, 저녁으로 그 물을 마신다. 체질이 민감한 사람, 곧 소양체질인 사람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조금씩 마시다가 차츰 양을 늘려 가는 것이 안전하다.
- 백혈병에는 노나무 말린 것 1200g, 다슬기 9리터, 산머루 덩굴이나 뿌리 말린 것 1200g을 한데 넣고 오래 달여서 그 탕액을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밥 먹기 전에 먹는다.
- 신부전증 치료에도 노나무를 쓸 수 있다. 이 때는 노나무 잎과 접골목, 옥수수 수염을 같은 양으로 한데 넣고 달여 마시고는 어떤 방법으로도 낫지 않던 신부전증 환자 몇 사람이 완치된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