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울 아들.....
자기도... 산속에서 야영을 하고 싶답니다...
너무 어린것 아닌가... 망설이다가....
백패킹도... 조기교육이 나쁘진 않겠다... 생각하여
춥지도...
덥지도 않은 ....
지난 9월 말경 주말...
멀지 않은 조령산 비박지로....
아빠와 아들이 떠납니다...
산길로 들어 선 초입에서..... 출발하기 전
기념샷을 찍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울 아들....
오토캠핑에는... 익숙해있지만
백패킹은... 첨입니다.
잘 올라가고...잘 먹고.... 잘 잘 수 있을지...
걱정 반...기대 반입니다.
비박지까지.....
성인은 30여분이면 올라가지만....
배낭안에 들은 것이라곤
동계용 침낭 1개와 에어매트리스 1개...닌텐도...여벌 옷 뿐인데도...
힘들어 합니다...
한손으로 갖고 놀아도 될 정도로...
솜털처럼 가벼운 배낭인데도...
어깨가 아프답니다...
녀석.....첨엔 원래 다 그렇단다!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출발했고....
힘들어하는 아들을 위해.... 천천히 올라가다보니...
벌써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너무 늦으면 텐트 치기도 힘드니...
서두르자고....재촉해봅니다.
힘들지만..... 참으며 묵묵히 따라옵니다.
1시간여 걸려.... 비박지에 도착합니다.
벌써 어둠은 내렸지만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얼굴로.... 건강하게 웃음을 날려줍니다.
비박지에 무사히 안착한 것만으로도...
백패킹의 절반은 한것이지 않습니까!
대견스럽습니다.
텐트를 치고 짐정리를 하고...저녁만찬을 준비합니다...
오토캠핑시...단련된 솜씨로...
불은...자기가 책임지겠답니다...
불을.... 붙여주니
나뭇가지도 주워 오고
솔방울도 주워 와서
불놀이를 합니다....
애나 어른이나....불장난이 최곱니다!
준비해온 한우 채끝을 구워줍니다...
익는 족족...모두 먹어치웁니다...
저는 같이 먹기를 포기한채....
아들놈이 포만감에 물러설때까지.....
계속 구워주며.....기다립니다.
아들놈이 밥 한공기를 다 비우고 물러서자....
저는 우드 스토브에 천천히 구워.... 반주와 함께... 한잔 걸칩니다...
아들놈이 먹어보더니....
이게 더 맛있다며...또다시 폭풍 흡입합니다...
평상시의 두배는 먹는듯 합니다..
하지만 먹는 것이.... 백패킹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인데...
어쩌겠습니까!
고구마도 구워 먹습니다...
요즘 점점 짜증이 늘어나고....화를 잘내는 아들에게...
이것 저것 말을 걸어봅니다...
자꾸 세세히 물어보니...왠지 경계를 하는 듯 합니다..
오늘.... 이 비박의 목적이....
아들의 속마음을 캐내고
좀 더 진솔하게 대화하려는데 있다는 것을.... 눈치챈 듯 합니다.
하지만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의 별과....
칠흙같은 어둠속에...
희미한 불빛에 마주 앉은..... 아빠와 아들은
진지한 대화가 아니어도...
마냥 즐겁습니다...
오늘 못다한 얘기는..... 담에 또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숲속의 밤공기를...숲속의 밤하늘을....숲속의 밤바람을....숲속의 밤소리를
즐기는 듯.....
얼굴이 온유합니다....
역시 인간은.... 자연속에서 안식과 평온을 찾을 수 있나 봅니다.
첫 백패킹의 밤을 그냥 보내긴 아쉬운 듯....
어두운 숲속을 산책해 봅니다...
오늘 밤....지금 이 순간이...
아들의 기억에...
어떤 추억으로 자리매김할지....궁금합니다.
힘들때 숲에서 지혜와 용기를 얻고...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받고....
즐거움을 느끼고....
숲속에서 정겨운 이와 함께.... 삶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다음날 아침.....
눈부신 햇살과 함께 맑은 표정으로 일어납니다...
캠핑장에서는.... 둘이서만 지낸적은 있지만...
숲속에서는 처음인데...
어색해 하지않고 자연스럽습니다...
저보다 더 즐기는 듯 합니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이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자연의 기를...
맘껏...느끼고..... 누리는 듯한 표정입니다.
심심해 하지도...짜증내지도 않고....
그저 받아들이며...동화되는 듯합니다.
처음 출발시 우려했던 것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백패커로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침도 먹고....뒹굴기도 하다가
비박지 바로 옆의 작은 계곡으로 가 봅니다.
치약을 쓰지 않고 칫솔질 하는 법과
비누없이 씻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지난 여름 히트쳤던 '연가시'에 대한 기억때문에
처음엔 계곡물을 경계하더니...
이내.... 친숙해집니다.
맑은 계곡물 속엔 가재도 있습니다.
이젠 멸종위기동물일텐데....
이 계곡엔 무지 많습니다.
우리는 계곡가 바위를 넘나들며....
가재도 잡고..
오염되지 않은 숲과 계곡의 정취도...
마음에 담아둡니다.
가재 잡기에 빠져.... 열댓마리정도 잡은 아들 녀석이
갑자기
모두 살려주자고 합니다.
그러라고 하니...
아무 망설임 없이
모두 놓아 줍니다.
물병에서 나온 물줄기의 중간.... 누런 부분은
가재입니다.
마침 찍은 사진에 이것이 찍힌 것을 안...아빠와 아들은
신기해 하며...또... 웃습니다.
우리 어렸을때는..... 자재 잡아 구워먹곤 했는데
우리 아이들에겐 불쌍하고...여린 존재로 느껴지나봅니다.
특히나 동물이 좋아... 사육사가 되겠다는 울 아들....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이..... 맘에 듭니다.
해먹을 쳐주니...그네도 타고...돌기놀이도 하더니...
전화도 안되는 곳에서 핸드폰을 붙잡고 있습니다...
뭐하냐고 했더니...게임중이랍니다...
같이 게임도 하고 놀아줍니다....
해먹에 누워.... 숲속 나무줄기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아빠와 아들은
두런 두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나눕니다.
이야기 중... 아들이 대뜸
자기는.... 아빠 아들로 태어난 것이.... 너무 너무 좋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니깐
이렇게.... 야영도 오니깐 그렇다는 군요...
그래서
다른 아빠 아들로 태어났으면
멋진 호텔에서도 잘 수 있고...
해외여행도 자주 갈 수 있을꺼라 했더니...
자기는
그런 것보다...
이런 숲속 야영이 훨~~ 좋답니다.
순간 저...... 감동 먹었습니다.
큰 뜻없이 온 야영인데....아들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나 봅니다.
아빠도 그런 아들을 두어
너무~~ 너무~~ 좋단다...
아들은 역광이 주는 은은하고...묘한 분위기의 사진도 찍어줍니다.
스마트폰이라 화질은 그렇지만...
아들이 찍어 준 사진이라.... 더 맘에 듭니다.
우리는 그렇게 종일 숲에서 뒹굴다가....
저녁 즈음.... 떠날 채비를 합니다...
비박지를 떠날때..... 아무런 흔적을 남기면 안된다고 가르칩니다.
첫 백패킹에서 한뼘은 더 큰 듯...
든든하고...믿음직스럽습니다.
내려오다가 그만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그러나 초보 백패커는.... 울지도
짜증내지도 않고....
그냥 웃어줍니다.
차에 도착하니 배낭을 내려 놓다말고...
기념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짝배낭을 하는 여유까지 부리며....사진을 찍습니다.
올라갈땐 힘들어 하더니만...
내려올땐 왜이리 금방 쉽게 오냐며..... 신기해 합니다.
아들과의 첫 백패킹...
숲이 주는 신선함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아빠와 아들의 풋풋한 정이 돈독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9월 22일경 다녀온 백패킹이지만
아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늦게 나마 이렇게
후기를 씁니다.
좋아보입니다. 저도 제 아이들 좀더 자라면 도전하겠습니다.^^
네...사실 영어 조기교육은 안해도 되지만...백패킹은 꼭 조기교육 필요할듯...ㅎㅎㅎ
아름다운 부자간의 행복한 모습이네요.
보는 것 만으로도 넘 좋와 보입니다. 부자간의 돈독한 사랑 더욱 높이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아들이 초등4학년인데 꾸역꾸역 산에 데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캠핑은 좋아하죠.
아들과의 백패킹을 준비중인데 사진에서 아들이 사용한 배낭, 침낭은 어느 제품인지요?
저도 하나씩 준비하려고 하거든요.
침낭은 오지표 1500G 이구요...배낭은 제가 쓰던 써미트 45리터 짜리입니다...
우와~아직 가재가 있군요..아드님 화이팅 인데요~~^^*
네...가재는 맘만 먹으면 100 마리도 잡을 수 있을만큼 많답니다...
아들과 함께하는 백패킹..
부럽습니다 다부님^^
감사합니다~~~
아들과의 추억이 아름답습니다...^^
아들과 친해지는 방법중 최곤거 같습니다. ㅎ
저두 내년정도에 함 도전해 볼께요~(아직 2학년이라서..)
부럽습니다.. ㅋㅋ 저도 꼭 해보고 싶은겁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애가 4학년인데 한번 시도해 봐야 하겠습니다.
참 눈물나게 감동적이네요 제가 그리는 백패킹 이상형이네요 보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백팩 맨 모습이 제법 의젓하네요. 저도 제 아버지와 그랬듯, 제 아들과 함께 할 그날이 기다려지네요.
정말 이건 감동이네요.. 전 아직나이가 얼마되지않지만.. 이런날을 꿈꿔봅니다^^
울아들은 10살인데,,언제 함가보나요~...부러워요~
아~~!무척이나 부러운 부자간이군요....항상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