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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을 배려한 무인 뒤주. 타인능해 곧 누구든 식량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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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 길에서 보면 나무들이 일차적으로 시선을 차단하고 있다. |
[한국문화신문 = 최우성 기자]
지리산을 바라보며 평화롭게 자리잡은 고택 운조루!
운조루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위치한 한국의 몇 안되는 고택이다.
이 집은 임진왜란때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였던 충신
서애 유성룡의 후손인 유이주가
1776년인 영조 52년에 상량한 집으로 어언 250년이 되어가는 집이다.
유이주의 본래 고향은 대구였으나,
경상도 지방은 평야가 적고 산이 많아
자신과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기 좋은 곳이면서도
또 전란의 피해도 없을 만한 곳을 찾아 다니다가
지금의 운조루터를 발견하고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그는 이 터를 발견하고 집터를 다듬으며
하늘이 자신을 위하여 비밀스럽게 남겨둔 좋은 명당이라 흡족했다고 한다.
터를 잡고 다듬고, 집터 바로 앞에는 기름진 논과 밭까지 있었으니,
세상에 이 보다 더 좋은 명당이고 복된 땅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소작농들에게도 매우 인심좋고 너그러운 지주였다.
그리고 그의 대를 이은 후손들도 욕심보다는 덕을 베풀었다.
그리하여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운조루는 큰 피해를 겪지 않고 그대로 온전할 수 있었다.
그를 증명하는 뒤주가 사랑채의 대문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뒤주에는 누구든 주인의 허락없이도 식량을 가져갈수 있다고 씌여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 곧 남도 열 수 있다고 쓰여있으니
배고픈 사람들에게 굶지 말고 식량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따스한 봄볕이 내려쬐는 봄날 넉넉한 지리산자락과 드넓은 들판을 품에 안은
운조루에서 본 풍광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이제는 그 아름다운 고택과 그들이 살았던 후한 인심으로 마을 사람들에게도 덕이 되고,
또 한국의 훌륭한 부자집안으로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으니,
부자가 존경받을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여 더욱 자랑스럽다.
한국의 부자들은
지금 서민들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가고 있으니 열심히 벌어서 금고에만 쌓지 말고,
서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이고, 그 돈을 금고에만 쌓아두면 서민경제가 시들고,
그러면 결국 금고에 쌓아놓은 돈도 쓰지도 못하고
썪어서 증발하고 마는 이치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돈벌어 하늘에 닿을 듯한 빌딩만 짓지 말고,
어려운 서민들 배고파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넉넉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야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250년 된 운조루처럼
부자들의 재산과 저택이 후세의 국민들이 아껴주고 지켜주고
대를 이어 칭송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