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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물 입니다. 수위는.. 없습니다.
널 사랑했다.
by.히리체이스
오늘도 역시 침대 머리맡을 환히 비추는 태양이 잊지 않고 떠올랐다. 가끔 따사로운 아침 햇빛에 눈을 뜨면 침대에 가만히 누워「태양이 뜨지 않는 아침」을 상상하곤 하지만 모두 잠에 취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부질없는 생각일 뿐, 곧 난 몸을 일으키고 변하지 않는 하루를 시작한다.
여름이었지만 미칠듯이 쏟아지는 비 탓인지 집안은 싸늘했다. 에어컨이라도 틀어놓고 잠들었으면 그대로 얼어죽을 뻔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곧바로 오한이 들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려서 다행이야. 저녁에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면 아마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잠이 들었을 테지.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그녀석」이 있었다면 아마 '전기절약도 모르는 놈!'하며 시원하게 한대 갈겨줬을지도 몰랐다.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거나 스트레스를 푼다며 얇은 옷 한장 걸치고 밖을 뛰어다니다가 축축한 몸을 끌고 들어와 오돌오돌 떨어댈 정도로 비rain를 좋아하던 녀석이었기에 오늘따라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오늘같은 비내리는 휴일에는 종일 퍼질러 자는 나를 깨워 볶음밥이라던가 오무라이스같은 간단한 아침밥을 준비해주던 녀석이었기에 더더욱.
고요한 집안 한가운데 놓여진 쇼파에 늘어져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무렇게나 기대어 앉아 창밖을 응시하던 난 자꾸만 녀석이 해주던 볶음밥이 땡겨 번뜩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요리나 청소같은걸 좋아했던 녀석 덕분에 집안일 한번 해보지 못한 나였다. 할 줄 아는건 라면같은 인스턴트 식품 몇몇개. 볶음밥이라곤 생전 해본적이 없고 가끔 녀석이 하는걸 어깨너머로 흘끔 보았던것 외에는 그저 식탁에 앉아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볶음밥을 야금야금 먹어치운 기억밖에 없던지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몰랐지만……후. 아니, 우선 몇일 째 쌓여있는 설거지부터 해야겠다는건 알겠다.
몇번이나 식기들을 떨어트리고 걸레를 가져다가 바닥에 어지러히 널려있는 비눗물들을 일일히 닦아내고 나서야 겨우 설거지를 끝마칠 수 있었다. 아아, 벌써 30분이나 지났다. 배고파.
큼직한 후라이팬 하나를 꺼내들고 식용유를 친 다음 가스불을 키고 나니 이제서야 시작이라는 생각에 입술사이로 한숨부터 비집고 나온다. 이 다음에 뭐였지? 결국 후라이팬이 뜨겁게 달궈지고 나서야 몸을 움직인 나는 전기밥통 뚜껑을 열어보곤 또다시 후우, 하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젠장……."
하루이틀 방치해 둔게 아니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제 장마로 정전이 된 탓이었을까. 밥은 도저히 먹을 수 있을 상태가 아니었다. 신경질적으로 뚜껑을 닫아버리곤 가스불을 껏다.
배는 고프지, 라면은 어제 아침부로 떨어졌고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며 쏟아지는 비를 보자니 밖에 나가는것도 여의치 않을 듯 해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리곤 작게 욕설을 내뱉는다.
「녀석」이 있었더라면…….
쓸데없는 생각이란건 알지만 요새들어 더더욱 녀석이 그리워 미칠것만 같았다. 한집에서 3년간 함께 살아왔는데 쉽게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게나 녀석에게 의지하고 있었나 싶다.
다행이 쌀통에 쌀이 조금 남아있어 밥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그 작은 체구로 까치발을 들고 낑낑대며 내 머리를 쥐어박아가면서까지「밥짓는 법」을 내 머릿속에 각인시켜준 녀석이 오늘 하루만큼은 무진장 고마웠다. 아아, 물론 어제도, 그제도 언제나 항상 녀석에게 고마워하고 있긴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더 그랬다.
대충 쌀을 씻어내고 밥솥에 넣고 무슨 버튼을 누르는 거였는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지긋지긋한 부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잠깐 설거지에 밥을 씻어서 얹혀둔 것 뿐인데 모릇 힘이 들었다.
녀석은 매일같이 이런 일을 어떻게 해왔던 걸까.
조금이라도 시원한 비를 느껴보고자 베란다로 나와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자기도 학생 때 피워댔으면서 우리집에 얹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담배 피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쫒아다니는 통에 팔자에도 없는(?) 금연을 했었는데 녀석이 사라지고 나서는 어쩔 수 없이 담배를 입에 물게 되었다.
금연을 시키려거든 끝까지 피지 못하게 할것이지. 어느 순간 곁에서 사라져버려서는…….
이상하게「그날」을 생각하려니 눈물이 왈칵 흐르려고 한다. 내 나이 스물 둘. 민증은 이미 3년전에 나왔고, 여러가지 일을 겪고 나서는 정신마저도 이미 성인의 반열에 들어서버린 터라 울어본지는 꾀 되었는데,「그날」의 평소와 다름없던 아침, 녀석이 남기고 간 온기와 허전함, 그리고 끝도 없는 허무에조차 눈물은 흘리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눈에선 짜디 짠 설움이 흘러내렸다.
애써 이건 눈물이 아닌 비라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리고 뒤늦게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재꼈다. 땅을 뚫어버릴 듯 매섭게 쏟아지던 비가 금새 방향을 바꿔 나를 향해 내리꼿힌다.
차가운 빗물이 온몸을 싸늘하게 식히자 머리속이 정리되었다. 뒤죽박죽 엉켜있던 과거의 속박들이 차근차근 정리되며 날 현실로 끌어들인다. 축축하게 젖어 불이 꺼진 담배로부터 쓴맛이 느껴졌다.
얽메이지 말자.
그런건 바보들이나 하는짓이야. 애써 아직도 눈앞에 선한「녀석」의 웃는 얼굴을 지우려고 노력한다.
흠뻑 젖은 티셔츠를 벗으며 안으로 들어오자 때맞춰 밥이 다 되었다는 듯 전기밥통이 빽빽 울어대며 뜨거운 숨을 토해낸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밥통을 열고 주걱으로 획 획 저어놓은 뒤 방으로 들어가 수건으로 몸부터 닦아내렸다. 바지만 대충 갈아입고 나와 미약하게 온기가 남아있는 후라이팬에 가스불을 켜둔 후 냉장고를 열었다.
다행이도 재료가 없지는 않았다. 햄, 당근, 베이컨, 피망……. 또 뭐가 들어갔더라? 베실베실 웃으며 '자아, 선민이표 맛좋고 영양많은 볶음밥 나왔습니다용!'하고 쾌활하게 외치며 볶음밥을 내려놓던 녀석의 깨물어주고 싶던 얼굴은 기억나는데 정작 볶음밥은 기억나지 않았다. 나도 어지간히 녀석에게 빠졌었나보다.
무작정 냉장고에 있는건 모조리 꺼내 늘어놓고는 들어갈 법한 것들만 대충 추린 뒤 제법 폼을 잡곤 볶음밥을 지지기 시작했다. 앞뒤 아는거 없으니 모조리 뒤죽박죽이었고 햄을 먼저 볶은 다음에 밥이랑 같이 볶아야되는걸 잊어버려 모다 후라이팬에 꾸역꾸역 넣고는 이리저리 볶아대니, 이게 볶음밥인지, 개밥인지…….
겨우 완성하고 나니 모양은 괜찮았다. 냄새도 왠지 녀석이 해주던 볶음밥의 그것과 흡사해 뿌듯한 마음으로 한손엔 숟가락, 한손엔 후라이팬을 통째로 들고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된 부엌을 나와 거실로 향했다.
대충 티비를 틀고 기대를 담뿍 담은 -아마 반짝일거라고 예상되는-눈으로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볶음밥을 훑고는 한수저 떳다. 토끼가 그려진 귀여운 앞치마를 동여매고 헤실헤실 웃던 녀석을 떠올리며 입안으로 볶음밥 한숟갈 가져가 오물오물 맛을 음미했다.
이건……!
대충 쥐어넣고 볶아댄 볶음밥에서는 녀석이 해주었던「선민이표 볶음밥」의 오묘한 맛이 느껴졌다. 녀석의 대한 나의 그리움이라는 조미료가 가져온 기적이 아닐까, 하며 다시한번 볶음밥 한수저를 떠올렸다……라는 전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첫 수저를 가져가자 마자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입에 들어있던것을 모두 뱉어낼 수 밖에 없었다.
조금이지만, 아니- 엄청 기대했었는데. 녀석이 해준 볶음밥의 맛이 났으면 하고. 하지만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생전 처음 해본 볶음밥은 엄청난 재료낭비만을 가져온 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아아. 이선민, 난 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나 보다."
못내 혼잣말을 내뱉는다. 쇼파에서 일어서 후라이팬을 대충 싱크대 언저리에 던져놓은 다음 다시 돌아와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거실을 환하게 밝히는 백열등조차도 왠지 짜증스러워진다.
일어난 시각이 10시 언저리즈음이었던지라 벌써 아침 해는 중천에 다다라 정오를 가르키고 있었다. 문득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대었다. 확인해보니 친누나다. 하루에 한번씩은 꼭 전화해서 '밥은 먹었니, 무슨일은 없고?' 시시콜콜 물어보고는 '연락좀 하고, 무슨일 있으면 꼭 전화해! 밥 제때 챙겨먹고! 누나 강의들어가니깐 끊는다.' 하고는 폭풍우가 한번 휘몰아치고 간것처럼 내 정신상태를 혼란스럽게 하는 누나.
누나에겐 미안했지만 왠지 전화 받을 기분이 아니라 종류버튼을 누르고는 벨소리가 멈춘걸 확인하고 눈을 감았다. 어제 저녁 일찍부터 골아떨어져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배도 고팠다.
베란다 쪽 창을 통해 줄어들기는 커녕 아까보다도 세차게 내리는 듯한 비를 확인하고는 하얀색 박스티를 입고 슬리퍼를 낑겨신었다. 왠지 작다 싶더니 녀석에게 사줬던 것인가보다. 제법 신을만 해서 그대로 신고 문을 나섰다.
내가 밖에 나온 이유는 단순했다. 그저 찝찝하고 끈적거리기만 하는 비인에 왜그렇게 맞는걸 좋아했던건지, 그녀석 심리가 궁금해서. 잊을 수 없다면 더 깊히 파고들고 싶었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을 듯한 물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른다. 눈 오는 날 지랄떠는 똥개마냥 비오는 날이면 머리에 꽃꼽고 '나 미친놈이오' 광고하는 것처럼 뛰어다니던 녀석을 베란다위에서 그윽히 내려다보던게 생각난다. 흠뻑 젖어서 들어오는 녀석을 보며 '미친놈'하고 욕 한마디씩은 꼭 해주던 나였는데, 그가 왜 그렇게 비맞는걸 좋아했던건지 지금은 알것 같았다.
시원하다.
모든것을 씻겨내려주는 듯한 비. 오늘은 정상적인 비(?)가 아니라 폭포수같은 폭우라 살포시 옷을 적시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더욱 좋았다. 오랫만에 머리가 차가워지는 느낌이다. 녀석이 더더욱 생각나 그리움에 미쳐버릴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 심하게 오는데다가 출퇴근시간도 아니라 거리에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았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 미친놈 보듯 훑고 지나가는걸 느꼈지만 그런건 상관 없었다. 기분이, 한결 나아지다 못해 날아오를 듯 좋아졌다.
녀석이 떠나간지도 벌써 두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난 아직도 과거에 얽메인 듯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두달 전과 별반 다르지 않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3년 전부터 두달 전,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달라진 거라고는 내 곁에 녀석이 없다는 것 하나 뿐.
난 아직도 더블 침대 한켠에 웅크리고 잠이 들며 내 차 조수석엔 녀석을 제외한 아무도 앉히지 않는다. 혹시 그가 돌아와 화내지 않을까 치약은 끝부분부터 짜고 가급적 꺼놓지 않던 컴퓨터는 그놈의 '전기절약'때문에 습관적으로 끄게 되었다. 쓰지 않는 전등은 꼭 꺼두고 제대로 된 밥은 아니더라도 세끼는 꼬박꼬박 챙겨먹었다. 담배 하나만 빼면 난 변한게 없었다. 언제라도 그가 돌아오면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건 알고있었다. 단지 부정하고 있었을 뿐이다. 꿈에서라도 보고싶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뿐인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아직도…….
"아아……아아아…… 이선민. 이선민……이선민!"
꽈과광-
하늘이 쪼개지는 소리가 난다. 내 비참한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끊임없이 쏟아진다. 내 눈물도 끊임없이…….
-!
대형차의 클렉션소리가 귓구멍을 날카롭게 울렸다. 어느새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서서 미친놈처럼 소리를 꽥꽥 질러대고 있었나보다. 급하게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마치 일식이라도 일어난 듯 어두운 도로 저편에서 노오란 라이트 불빛이 날 환히 비추고 있었다. 어이, 클렉션을 울렸으면 멈추기라도 해야될거아냐!
미친듯이 나를 향해 질주해오는 대형 트럭을 피해 인도쪽으로 몸을 날리고는 얼마 안가 끼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급히 멈추는 차를 흘긋 째려봐주곤 유유히 걸음을 옮겼다. 한껏 분위기 잡고 있었는데 저 탱크트럭때문에 불쾌해져 상쾌하기만 했던 비도 이젠 찝찝하고 끈적이고 매우 좋지 않아 집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 찰나 밖쪽에서 비에 홀딱 젖은 예쁘장한 여자분이 비에 젖어 다리에 찰딱 달라붙은 스커트를 아슬아슬하게 휘날리며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르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도 신세가 마찬가지여서 그런건지 나를 보고 무어라 말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우산을 팽그르르 돌리며 빗물을 떨궈낸다.
으음. 어딜 가든 여자들이 날 내버려두지 않길래 나름 잘생긴 외모라고 생각한데다가 비까지 맞아 코피 터질정도로 섹시할텐데, 이여자 참 강심장인가보다 하면서도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몇층이세요?"
얼씨구, 이젠 말까지 씹는다. 마치 날 없는 사람 취급하듯 몸에 달라붙은 셔츠를 떼어내며 옆쪽에 위치한 버튼을 꾸욱 누르는 여자. 마치 '미친놈하고는 한마디도 말하고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듯 해서 자존심 상하는건 어쩔 수 없는건가 싶어 한숨이 나온다.
그래. 나한텐 이선민이 있다 이거야. 그놈이었으면 벌써 '캭, 자기 오늘 밤 불타고 싶은거야? 날 한마리의 맹수로 만들다니! 으헉, 코피!'하면서 오두방정을 떨었을 텐데.
16층에 도착해 문이 열렸다. 내가 내리려고 하자 그녀는 '아 뭐야.'하고 짜증을 내더니 닫기 버튼을 그 희고 가녀린 손가락으로 꾸욱 누른다. 순간 온몸의 피가 얼굴로 쏠렸다.
"이 여자가 해도해도 너무하네!"
그녀는 여전히 날 무시했다. 결국 문이 닫히려고 하자 그녀를 한번 째려봐주곤 허겁지겁 엘레베이터에서 내렸고, 순간 난 열려있는 문을 보고는 19층에 사는 짜증녀라고는 잊어버리곤 벙쩌 굳어버리고 말았다.
도둑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 와중에도 난 '혹시 선민이가 돌아온건가?'라는 반가움과 경악성이 뒤섞인 감정을 가슴안에 품고 있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라는걸 알면서도 자꾸만 기대하게 된다.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미친듯이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문을 열자 집 안에서는 향그로운 냄새가 풍겨나왔다. 순간 울컥 하고 눈물이 나올뻔했다. 이미 밖에서 미친놈처럼 울부짖고 돌아온지라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있을게 분명했지만 난 지금 주체할 수가 없었다.
선민이표 맛좋고 영양많은 볶음밥.
맛있는 냄새가 자꾸만 내 후각을 자극한다.
내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아아 신이시여. 이게 꿈이라면 부디 깨지 않게 해주세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 부엌은 보이지 않는 구조라 이제 옆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볶음밥을 맛있게 지지고 볶는 선민이가 보일것이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정말 돌아버릴 것 같이 벅차오른다.
"어디 갔다왔어?"
그 순간 정말 내 심장은 터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동쳤다. 선민이는 볶음밥을 볶을 때 곧잘 쓰던 넓적한 주걱을 오른손에 쥐고 방긋 웃으며 날 응시하고 있었다. 분홍색 토끼가 그려진 귀여운 앞치마를 입고.
"너……정말. 선민아……."
"왁? 왜이래! 잠깐 나갔다 온다면서 그 사이에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어. 죽을만큼 보고싶었어. 이선민.
차마 대답하지 못한 채 녀석을 끌어안았다. 남자 치고 아담한 체구인 녀석은 내 품안에 쏙 들어와 안겼다. 녀석은 아무말 없이 도리어 날 안아주었다.
"정말 왜그래……. 왜그렇게 울어. 응? 왜 이렇게 떨고있어, 추워?"
"아니, 아니……. 안추워. "
더워. 심장으로부터 뿜어져나오는 붉은 피가 너무 뜨겁게 요동쳐서 새카맣게 타 죽어버릴거 같애.
"이선민."
"응."
"……이선민."
"응."
"어디있었어."
"내가 어디있긴 어디있어. 난 맨날 여기 있잖아. 왜그래- 꿈이라도 꾼것처럼."
"……맞아. 꿈꿨나봐. 꿈꾼거같아. "
" 무슨 꿈?"
" 니가 죽어버리는 꿈……."
꿈이었나봐. 나 꿈속에서 지옥보다 더한 두달을 보내고 왔나봐.
나 꿈꿨나봐.
그치 선민아.
-
반전의 반전.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진실 하나.
선민이는 죽었습니다.
두달전에.
어디서부터 어긋난걸까요.
첫댓글 작가님 재밌는데 잘 이해가 안가요 ! 번외편 꼭 써주세요 ♡
음. 이번 소설은 번외편이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아 // 제가 드린 힌트를 생각하시면서 처음부터 읽어보세요- 중간부터 무언가 어긋나는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실거에요 ;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혹시 그래도 이해가 안가신다면 말씀주세요- 쪽지로 알려드릴게요 (소근// ,, 음 댓글 정말 감사드리고요 // 좋은하루되세요 ♥
이햐 죽었군요<< 어떻게 된건지 정말궁금해요!어서 번외! 낼이 셤인데도 여기서 죽치는 절위한 번외를!!<<
꺅 ㅠㅠ 저도 어느정도 번외를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ㅠㅠㅠㅠㅠㅠ 번외 내용을 어떻게 짜야 할지도 뒤죽박죽이고요 ㅠㅠㅠㅠㅠㅠ 에고에고 // 죄송합니당 (꾸벅 으하 //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댓글 확인하러와봤는데 막 이렇게 달아주시니 행복한걸요 // 왁 // 에헷()() 좋은하루되시고 셤 잘치시길 바래요 //
죽었다고 예상은 했었는데 그렇군요, < 아아, 횡단보도에서 주인공도 죽은건가요 ㅇㅇ 그래서 무시당하구? < 이열, 재밌게 잘봤어염ㅁㅁㅁ 여름감기 조심하세용~ 코막혀죽겟어요ㅜㅜ<
네넴. 선민이는 이미 죽었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두각시키지 않았습니다아. 사실 엔딩부분에서 횡단보도의 상황을 살짝 언급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니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 꺅꺅 ㅠㅠ 이해해주셨군요오오 완전 사랑합니다ㅜㅜㅜ♥ 이얼 ㅠㅠ///♥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뎅님♥ 에고- 감기 얼른 쾌차하시길 바라고요! 좋은하루되세요//
악ㅜㅜ 잘 읽다갑니다아-
악 //♥ 아침에 번뜩 눈이 떠진게 희얌님의 댓글을 얼렁얼렁 확인하라고 그런건가봐요 꺅 //♥ 별 기대없이 확 들어왔는데 딱 댓글이 달려있으니깐 너무너무 행복한거 있죠// 아무래도 오늘 시험은 잘 볼것같은 예감이 //♥<틀린다// 음음, 어쨋든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신것도 더할나위없는 영광이구요 // 앞으로도 종종 찾아뵐게요! 좋은하루되시고 정말 감사해요//♥
죽을줄 알고 일부러 ..ㅜ 나중에라도 번외가 가능하시면 부탁해요^^
으학/ 안녕하세요 쮸크림님 // 댓글 감사드립니다 하핫 // 음음.. '죽을줄 알고 일부러'라고 하신 말씀은- 음음, 우리 남주님의 행동에 대한 말씀이신건가요오오 ;ㅁ;ㅁ;ㅁ;? 제가 초큼 이해력이 딸려서// 에헤 음음- 가능하다면- 번외도 올려드리고 싶네요 // 하지만 주인공들이 다들... 그렇게 되버려서 ㅠㅠㅠ//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어주시는분들의 이해를 도와야할지 잘 모르겠어요오 // 음음, 어쨋든 읽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감동이어요 ㅠㅠㅠ// 헤헤. 좋은하루되세요!!<
아.. 그런거였군요. 다른 님들이 단 댓글 보고 이해했어요 ㅠㅠ 밤인데 왠지 무섭다. ㅠㅠ 내용 이해하려면 내일 낮에 다시 읽어야겠어요 ;;
와핫/ 그런거였습니다 /// 으하() 댓글 감사합니다 / 우우, 안좋은일이 있어서 축 쳐져있었는데 힘이 막 나네요 ㅠㅠ 정말 감사드려요 // 음음- 에.. 무서운건가요 <갸웃) /// 아하하; //음음, 어쨋든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좋은하루되세용 //
아 ㅠㅠ 남주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네요 ㅠㅠ 잘읽고가요
헉..죽은거군요..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