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떼 따라 나도 간다. 대관령으로! | |
휴가철이 절정에 이른 이 즈음, 영동고속도로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사통팔달로 후련하게 뚫린 길 덕택에 세상은 점점 좁아진다. 그 와중에 잊혀진 길이 있으니, 옛 영동고속도로다. 옛길이라고 교통체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옛날 대관령휴게소를 중심으로 경치좋고 즐길거리 많은 공간이 숨어 있다.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자연휴양림, 대관령박물관, 그리고 대관령 옛길. 여기에 한국자생식물원과 오대천 래프팅도 곁들이면 이 숨은 길에서 즐기는 휴가, 끝난다.
초록의 융단이 드리워진 구릉, 느긋하게 풀을 뜯는 양떼,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 바람. 한여름의 풍경화 한폭이 뭉게구름 피어나는 이곳에 그려져 있다. 한낮의 무더위가 한풀 꺾인 늦은 오후,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목동이 양떼를 몰고 초원을 가로지른다. 가만히 보면 양떼를 이리저리 모는 것은 목동이 아니라 개 두 마리다. 양몰이 전용견인 보드콜리종으로 이름은 흰순이와 깜순이. 석달 훈련을 거쳐 지난 6월말부터 양몰이에 나섰다. 목동의 명령을 따라 개들은 220여 마리 양떼가 흩어지지 않도록 전후좌우로 뛰어다니며 축사로 몰아간다. 매일 저녁이면 대관령양떼목장(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목장은 3년 전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양의 해를 맞아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방문객이 급증했다. 영화, 드라마, CF 촬영 무대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이제는 전국적인 여행명소 대열에 올라 매주 토, 일요일이면 평균 1000명 넘는 여행객들이 다녀간다.
주인 전영대(54)씨. 서울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 생활을 했던 그가 1988년 목동으로 변신했다. 양을 기르는 관광목장이라면 사업성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20~30명 단체관광객에게는 양고기 양념숯불구이를 팔았고 양털은 이불재료로 팔았다. 그러나 양 마릿수가 적고 식당 허가도 낼 수 없는데다 양털 판로도 사라지는 등 10년 넘게 고난의 세월이 이어졌다. 전씨는 자기 최면을 걸었다. 대관령에 뼈를 묻으리라. 대관령 바람에 풍장(風葬)을 지내리라.’
마침내 그에게 대운이 찾아온 때는 2003년 양띠 해. 양떼목장이 있다는 뉴스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곳곳에서 방문객들이 찾아왔다. 건초값은 2004년부터 받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체험관광 붐을 타고 계속 여행객들이 밀려든다. 양의 사육 두수를 더 늘리지는 않겠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축사를 더 지어야 하는데 목장 내 분지가 야생습지라서 훼손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습지에는 서른가지가 넘는 들꽃이 계절마다 피고진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목가적 풍경 하나만으로 양떼목장은 영동고속도로변 최고의 나들이 명소로 입지를 굳혔다. 일단 목장에 들어선 여행객들은 곡선미가 돋보이는 초지, 순박한 눈망울을 굴리는 양떼, 그리고 대관령의 바람을 따라 다양한 형상을 빚어내는 뭉게구름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 다음 건초먹이기 체험을 즐긴다. 목장 방문객들은 입장료를 내는 대신 건초를 사도록 되어 있다. 풀을 받아먹는 양들은 모두 수놈들이다. 암컷들과 함께 방목하면 수태 시기를 조절할 수 없어서 수컷들만 따로 모아놓은 것이다.
건초먹이기 체험이 끝나면 목장 산책에 나선다. 목장 규모는 약 6만2000평. 풀밭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는 약 1.4㎞ 정도다. 느릿느릿 걷다보면 1시간이 꿈결처럼 흘러간다. 신하균과 김희선이 출연한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세트가 하나 남아 있는 풀밭은 인기 기념사진 촬영 장소다. 가수 윤도현이 모델로 등장하는 모 감기약의 CF도 여기에서 찍었다.
목장은 12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양들은 1구역에서 나흘 정도 방목된 뒤 다른 구역으로 이동한다. 양떼가 모든 구역의 풀맛을 다 보려면 50일 정도 걸리는 셈이다.
전영대씨 부부가 4년에 걸쳐 박은 울타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목장 전경이 잘 보이는 벤치에 닿는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곳이다. 대관령과 맞먹는 해발 800m급 고지대, 바람이 시원하다. 목장 경계에는 자작나무가 많이 자라고 참나무, 피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산벚나무도 곳곳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양떼 산책로는 대한민국 청춘남녀라면 누구나 평생에 꼭 한번 걸어봐야 하는 길로 만들 겁니다. 덕수궁 돌담길처럼 말이죠.”전영대씨 말이다.
<양떼목장 주변 명소>
● 대관령자연휴양림: 대관령 고개 너머,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 있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으로 금바위폭포가 시원스레 물줄기를 쏟아낸다. 소나무가 울창한 휴양림 안에는 야생화단지, ‘동휴당’이라는 이름의 초가집, 가마터, 물레방아 등이 들어서 있다. 8월 24일까지 숙박시설 예약이 완료됐으므로 일반 여행객들은 데크(120개)를 빌려서 하루를 즐기도록 한다. (033)641-9990, 644-8327.
● 대관령박물관: 대관령 옛길이 끝나는 지점, 옛 영동고속도로변에 자리잡고 있다. 실내전시실에는 선사유물과 민속유물 등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야외전시장에도 물레방아, 석물, 솟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033)640-4482
● 한국자생식물원: 오대산 국립공원 월정사 입구, 도암면 병내리에 있다. 8월말까지 연보랏빛 벌개미취가 군락을 이루는 모습이 근사하다. 9월중에는 하얀색 구절초가 만발한다. (033)332-7069, www.kbotanic.co.kr.
● 오대천 래프팅: 오대산에서 시작해 진부면을 가로질러 59번국도와 나란히 달리면서 정선군 조양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 오대천이다. 이곳에서 래프팅(급류타기)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는 오대천레저(033-333-8666), 파워래프팅(333-6631) 등.
<여행정보>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옛 영동고속도로(지금은 456번 지방도) 강릉 방면→옛 대관령휴게소→대관령양떼목장. 양먹이주기 체험용 건초값 어른 2500원, 학생 2000원. 10인 이상 단체는 500원씩 할인. (033)335-1966
● 숙박: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5분 거리에 용평레포빌펜션(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이 있다. 횡계리 토박이인 김광회씨와 부인 이신희씨가 운영하는 펜션으로 건물은 5채(스키하우스, 보드하우스, 인라인하우스, 골프하우스, 포토하우스)이고 객실은 총 21실(10평형~40평형). 숙박비는 주중 8만~30만원, 주말 10만~35만원 선. 펜션 앞에는 미니 잔디골프장(6홀)과 ATV(속칭 4륜오토바이) 주행장이 만들어져 있고 작은 계곡에서는 물놀이가 가능하다. 펜션 뒤편으로 낚시터도 자리잡았다. 특히 스키하우스 1층 카페는 투숙객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이다. 영화나 음악 감상도 즐기고 차를 마실 수도 있다. 무선인터넷을 설치했다. 횡계로타리에서 강릉·대관령 방면 지방도를 타고 가다가 고령지농업연구소를 지난 다음 남경식당 앞에서 좌회전하면 펜션에 닿는다. (033)336-8338, www.lepovill.co.kr.
● 맛집: 횡계리 대도식당(336-5400)은 대한스키협회 알파인 국가대표감독 박재혁씨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생등심과 생삼겹살, 깍두기볶음밥, 철판된장찌개, 별난우동사리 등이 대표적인 먹을거리이다. 용평레포빌 입구 남경식당(335-5891)은 막국수, 가시머리식당(335-5818)은 만두국을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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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름휴가로 떠날 곳이랍니다..역시 좋죠..^^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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