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으로 안내된다. body good의
약자인 BG 보석사우나는 남녀 365일 24시간 연중무휴 찜질방이다. 하루의 피로를 따스한
온천수로 풀고 각자 취향에 맞추어 여섯 개 룸의 찜질방으로 흩어지고 두어시간 후 너른 홀
한편에 마련된 구내식당에 모여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인다. 한옆으로는 바둑판이 벌어
지고 바둑회장을 겸한 任회장 배석하에 수담이 한참이다.
이제야 하루 일과를 마친 은아씨가 귀여운 따님을 앞세우고 이 자리에 나타나 뒤늦은
참석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퇴근 하려는차 거절할 수 없는 고객이 나타나 머리를 부탁
하는 바람에 만찬에 동참치 못하였음을 사과 하면서....... 24시 찜질방은 이래서 좋구먼!
남녀노소, 시간 불문하고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목욕문화의 진일보
한 발전은 좋지만 더 나아가 로마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되기도 하는 목욕
문화이다.
2004년 11월 14일(일) 아침 7시. 혹시 늦게 일어나는 산우들은 없을까? 염려 하였지만
한사람의 지참자도 없이 버스에 승차하여 도청방면으로 향한다. 무등산을 오르는 길목
이며 도청 인근에서 해장국집을 찾으려는 것이다. 가는비가 차창을 때리는 어두운 아침
은아씨 모녀의 환송을 받으며 출발하고 일행은 도청 옆 <청진동 원조해장국집>에서 따뜻
한 우거지 해장국으로 속들을 푼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밥공기가 추가로 비워지고
모두들 입맛을 다신다. 식성들도 좋다.
아침을 마친 시간이 8시 정각. 무등산 등반을 위하여 출발하는 우리를 위해 동년배의
해장국집 주인 아저씨는 자신의 승용차로 산수오거리 무등산 진입로 방향까지 우리버스를
선도해주는 친절을 보여 준다. 고맙습니다. 주인아저씨! 손을 흔들어 작별의 인사를 나누
고 산우들을 태운 버스는 무등산 산허리를 굽이굽이 오른다.
광주시 동구 지산동과 전남 담양군. 화순군에 걸쳐있는 무등산은 높이를 헤아리기 어렵고
견줄만한 상대가 없어 등급조차 매길 수 없다는 뜻으로 무등산이라 했다고 서문에서 밝힌
바 있다. 해발 1.186.8m로 산세가 유순하고 둥그스럼한 모습이다. 산정상은 천왕봉이며
정상을 중심으로 규봉, 서석대, 입석대등의 기암괴석과 증심사, 원효사등의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무등산의 가을은 규봉암의 단풍과 중봉 백마능선의 억새풀이 절경을 이루고 겨울철에는
설화와 빙화가 일품이다.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무등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옛 궁궐의 진상품인 무등산 수박과 뛰어난 향을 가진 춘설화등이 있다.
아침 8시 30분. 원효사 우측 산행길로 무등산을 오른다. 산행을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증심사 방면의 등산로를 피하고 버스를 이용해 무등산 중턱까지 이동한 후 등반을 시작
하는 것이다. 공원관리소를 지나 원효사가 있는 원효계곡을 끼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간다.
원효사는 원효계곡의 안쪽에 위치하며 삼국통일을 전후한 문무대왕때 원효대사가 개축
하면서 원효사로 불리게 되었다. 무등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고 인접해 KBS
송신소등이 있어 물자 조달을 위해 정상까지 도로가 개설 되었으며 일부 산허리 중턱
까지는 포장이 되어 있는 잘 닦여진 산간도로이다.
공원관리소에서 늦재삼거리-바람재-중봉너덜지대-장불재-입석대-서석대 까지 연장
7.3km 왕복 3시간 50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통상 우리에게는 두세시간
정도의 등반이 바람직한데 거의 4시간이 소요 된다하니 땀좀 흘리게 되었다.
특히나 필자는 월요일, 전북 완주에 있는 대둔산(878m), 화요일에는 충북 영동의
천태산(714.7m), 금요일에는 인천에 문학산(213m) 그리고 어제 토요일은 강천산
신선봉(425m), 오늘은 무등산(1.186.8m)등 모두 3.417.5m의 다섯 개의 산을 등반하는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일주일에 5일을 산과 함께 한 날인데,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이 허락된다는 좋은 징조 아닐까? 知山 잘 했어!
그리고 수고했어! 스스로 자신에게 격려를 보낸다.
여기서 잠시 나의 아호 <知山>을 부연 설명하고자 한다 보통 우리는 知字를 알"知"
또는 지혜"知"로 알고 있으나 알려줄"知"로도 쓰인다. 다시말해 <知山>은 산을 알려
주겠다는 소박한 뜻이 담겨있는 아호이며 카페 친우들은 물론 여러 사람에게 봉사하려는
뜻에서 이렇게 열심히 산행기를 기술하는 것임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
포장도로 왼편으로 개설된 등산로 지름길을 따라 오르니 간밤에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은 솔잎과 낙엽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발바닥으로 전달되고 우거진 나무숲을 뚫고
오르는 산행객의 마음은 무한히 상쾌하다. 아스팔트 도로가 끝나는 늦재 삼거리가 나오고
장불재 4.9km. 입석대 5.3km. 서석대 5.8km라고 쓰여진 산행이정표가 기록된 방향표지
판이 가로변에 서있다.
이제부터는 비포장 도로이다. 자갈과 흙으로 잘 다져진 도로는 폭신폭신 감촉이 좋다.
아스팔트 또는 시멘트 포장도로에서는 발의 피로가 일찍 온다. 등산화에는 어울리지 않는
도로이다. 군화를 신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행군하는 장병들을 볼때면 몹시 안쓰럽다.
아주 무모한 행군 훈련 방법이다.
간간 뿌려대던 빗방울이 그치고 주변은 밝아지며 아침 햇살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비추
인다.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장불재를 향하여 왼편으로 선회한다. 이제부터 田대장
을 비롯한 산우 일행은 부지런히 앞서 나가고 任회장을 비롯한 후미조는 한낫 여유로움
속에 서서히 발걸음을 옮긴다.
멀리 산아래로는 진한 구름이 둘려처지며 운해를 이룬다.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우리
는 지금 구름위에 올라와 있다. 태양은 찬란하게 비추이고 하늘은 푸르고 맑다. 저아래
지상은 지금 잔뜩 찌푸려 있겠지! 휴일 아침부터 무슨 날씨가 이 모양이야? 하며 짜증을
내면서, 마치 비행기를 타고 운해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모습이다. 이 기분 정말로
짱이다!
제2부, 끝.
첫댓글 국토순례작가 지산은 인고56동창카페에 보물입니다.유익한 산행기를 남기려는 그 열정...대단합니다.잘 읽었습니다.
운해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름아래 속세,은하 아가씨의 남다른 정성,광주의 진한 인심 그리고 먹거리 그위에 젊은 오빠들의 희망찬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산형 고맙습니다.애많이 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