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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회(UR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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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낭송시 스크랩 `우리詩` 9월호와 풍란
홍해리洪海里 추천 0 조회 154 17.09.05 04: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리詩' 통권 제351주요 목차

 

* 권두 에세이 | 임채우

* 신작시 13| 김석규 김영호 리상훈 박원혜 이아영 도경희 김현희 주선화 임미리

                           이주리 박병대 신단향 이문희

* 시조특집 18| 최승범 임보 조병기 권갑하 김삼환 나병춘 김종호 정온유 김영주

                              변현상 류안 김남희 송미숙 정유광 서기석 장정순 정준원 황병숙

* 기획 연재 인물| 이인평

* 신작 소시집 | 남유정 * 테마 소시집 | 조병기

* 임보의 연시집 일역 | 고정애

* 영시 해설 | 백정국

* 나의 시 한 편 | 이인숙 안명옥

* 신작 소시집 시평 | 임채우

* 한시한담 | 조영임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겄네.

    


 

 

이 작은 기쁨 - 김석규

 

새벽에 눈 떠 창밖을 내다본다

건너의 산비탈

나닥나닥 붙어 있는 삶

엔간히도 일찌감치 불빛들은 일어나

더는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으려

모두가 고만고만하게 나부대며 살아가는

정다워 따뜻해지기까지 하는 정경

아직도 부대끼는 하루하루

건강하게 잘 버텨내는 것이 대견스러워

눈물겹도록 뭉클해지는 것

겨울을 난 나무들도 수런거리는 새벽을

정갈한 물빛으로 차오르는 충만의.

    


 

세심각(洗心閣) - 이아영

 

원추리 한 송이 꽃대 올린 뜨락 너머

외줄 높이

레일바이크에 몸 맡기고 허공을 오른다

 

숨 가쁘게 키질하는 바람 한 자락

푸른 햇살 속에서 술래잡기를 하는가

솔숲 바위틈으로 소맷자락 감춘다

 

윤오월 초하루 염불소리 청청한데

안경 밑으로 주르륵 눈물비

참회를 태우는 촛농의 그림인가

 

허접스런 생각이랑 큰 바위 밑에 묻어둘까

흐르는 샛강으로 띄워 보낼까

 

물레방아 멎은 연못 속에는

황금물고기 두어 마리, 네잎클로버를 입에 물고

연잎 밑으로 지느러미 살랑거린다

 

올 같은 가뭄에도

큰 바위 밑에서 샘물 솟는 수암사水岩寺

외줄 타고 내려놓은 하심下心이다

    


 

 

맨발 - 도경희

 

자작나무 처녀들은

눈이 부시도록

맨발이 곱다

언 땅에 씨감자를 넣고

달빛에 씻은 카츄사의 발처럼

 

여름 볕 눈부신 유형지

사냥꾼 대기소 뜨란채

초롱꽃 피어

처음서부터 끝에까지

등불로 흔들린다

 

끊일 듯 말 듯 열 번 울리는 종소리

보내도 아주 보내지는 않겠다는

백작의 말발굽이

꽃초롱 소리무늬에 묻히는

숲은 푸르고 깊다

 

때때로 치맛다락 밖으로 드러나는

저 섬섬한 다리로

제몫을 감당하는

유배지의 성처녀

솔솔 살랑살랑 하늘 밟아가는 맨발이

고와서 그리워라

    


 

 

생존 본능 - 주선화

 

어둠이 단단한 뼛속을 걸어서 온다

어떤 힘센 이의 본능으로도 부러뜨릴 수 없는 밤을 지나

 

뻔하지 않게, 뻔뻔하지 않게

생존을 뿌리내리면서

 

무서워서가 아니라 발설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먼저 젖어보는 개의 심정으로

 

어둠이 어둠을 삼킨다

목숨을 건다는 건 캄캄한 어둠속을 뚫고 나오는 일

    


 

 

너라는 돌 - 이문희

 

내 안엔 너라는 돌이 들어와 박힌 날부터 내 발바닥까지 뜨거웠지

 

너라는 돌이 있어 사막에서나 폭풍 속에서도 난 잊을 수 없었지

 

나의 상처는 너라는 돌 언제나 나의 중심을 흩뜨려 바로 세우지

    


 

 

쾌청 - 최승범

 

번듯거린 세월에도

하냥지키고 있는

 

그 터전의 기쁨을

수놓아 전해 주는

 

내 친구

음신으로 하여

 

이 마음도

쾌청이다

    


 

 

- 임보

 

솟은 탑이 앞 가린다고

허물 생각하지 마라

 

허물기는 시워도

다시 쌓기 힘들거늘

 

차라리 그대로 두고

돌아간들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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