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방 찾다 착취당해"… 유학생·여성들, 불법 광고에 무방비
주택난 악용한 성범죄 기승… 온라인 임대 시장 규제 절실
캐나다의 심각한 주택난을 틈타 성 착취를 유도하는 불법 임대 광고가 온라인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크레이그리스트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는 ‘무료 임대’라는 문구를 내세운 수상한 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광고에 지원해 보면 성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 20건을 확인한 결과, 절반은 대놓고 성적 관계를 요구했고, 나머지는 애매한 표현으로 접근해 응답자의 반응을 살핀 뒤 노골적인 요구를 했다. 일부 게시자는 지원자가 연락을 하자마자 나체 사진과 나이를 요구했으며, 어떤 이는 "연애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필요할 때 가끔 즐거움을 나누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문제는 이런 광고가 경제적 취약 계층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학생이나 젊은 여성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브램튼의 로웨나 산토스 지역구 의원은 "주택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런 불법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유학생 여성들은 거절할 경우 주거지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법률상 성적 대가를 전제로 한 거주 계약은 불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고 게시자들은 신원을 숨긴 채 온라인 메신저로만 소통하며 전화번호조차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단속이 쉽지 않다.
캐나다 경찰서장협회는 "이러한 광고는 성 착취 및 인신 매매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 착취 광고를 게시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로, 신고가 접수되면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규제와 처벌이 미비한 상황이다. 온라인 플랫폼들에 대한 감시도 허술하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이러한 광고는 정책 위반이며, 사용자가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크레이그리스트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브램튼 시는 유학생 보호 및 임대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산토스 의원은 "대학생, 특히 유학생 여성들이 성 착취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임대 시장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불법 성 착취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강력한 단속과 피해자 보호 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