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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려움과 죽음의 두려움]
아파트 주변에 애완동물 샵이 있습니다.
젊은 사람이 매일 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아지와 고양이의 사료와 옷가지 등을 진열해놓고 부지런히 청소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러나, 진즉 그가 기르는 개나 고양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집에도 강아지를 여러 번 키웠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선물로 사주었던 미니핀 두 마리..
20년을 넘게 같이 살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지 벌써 몇 년 됩니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함께 살다가 헤어진다는 아픔은 가슴속에 오래 남습니다.
이제 그들과 함께하던 저와 아내도 그들 옆에 갈 날이 오래는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과 강아지, 사람과 고양이..
생명은 다 똑같은 것 아닐까요?
먹고 살기 위해 아둥바둥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른 욕망이나 아름다움을 향한 애정을 포기한채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애완동물 샵 앞으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손수레가 지나가고..
한겨울에도 출근시간마다 간격을 두고 나타나 어디론가 향하는 가난한 3-40대 삼형제..
셋 다 노총각으로 보이는데, 큰형과 둘째는 끊임없이 줄담배를 피면서 걸어가고,
배꼽이 보이는 막내는 정신지체가 있는지 무슨 말인지 계속 혼자 중얼대며 갑니다.
요즘에는 개나 소도 탄다는 외제차가 성능도 좋은 크락션을 울리며 달려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잊어버린채
삶에 대한 어려움만이 함께 합니다..
경칩이 지난지 2주가 넘었지만
개구리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
모두 신나고 즐겁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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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산책]
로베르트 폰 하우크(독일), 작별
Robert von Haug, Ein Abschied (A Farewell) 1890. Barvarian National Museum, Munich, Germany
조지 벨로스(미국), 뉴욕의 절벽같은 슬럼가에 사는 사람들
George Bellows, Cliff Dwellers, 1913. Los Angeles Museum of Art
조지 벨로스(미국), 겨울 사랑
George Bellows, Love of Winter, 1914. Art Institute of Chicago
조지 벨로스(미국), 스튜디오
George Bellows, The Studio, 1019. Crystal Bridges Museum of American Art, Arkansas
찰스 케네디 (영국),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Charles Napier Kennedy - Perseus and Andromeda, 1890
찰스 케네디 (영국), 화가의 작업실
Charles Napier Kennedy, The artist’s studio (1898)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
Emilio Longoni, Locked out of school, 1932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소녀
Emilio Longoni, A little girl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첫 걸음과 마지막 걸음
Emilio Longoni, The first and last steps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연대파업의 대변인
Emilio Longoni, Strike Spokesperson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배고픔의 반영
Emilio Longoni, Reflections of a hungry, 1894. Museum of the Biella, Piedmont, Italy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트럼펫 소년과 당나귀 인형
Emilio Longoni, Boy with Trumpet and Pony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흐름의 조화
Emilio Longoni, Harmony of Stream, 1903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과일 파는 소녀
Emilio Longoni, Fruit Vendor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슬픔의 천사
Emilio Longoni, Angelo del dolore, 1897-99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모정
Emilio Longoni, Maternity
에밀리오 롱고니(이탈리아), 산책
Emilio Longoni, Prom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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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 백옥희
격자 장롱 맞은편 벽에
뜰채처럼 걸린 잉어 네 마리
꼼짝없는 찰나가 형광등 아래 있다
왕소금 뻘을 누비던 잔뼈를 부려놓고
허기로 잘록한 아내는 머플러를 둘렀다
곧 죽어도 대학생이라고 비늘을 번쩍이며
낚싯줄쯤이야 얕보던 아들이 그 옆에
어부 낚싯바늘에 아가미가 걸린 딸
안간힘으로 팔딱팔딱거리다 멍이 들고
거친 풍랑과 맹골수에 식솔들 챙기느라
풍성하던 지느러미 다 뽑힌 아버지가 중심에 있다
저녁 바람이 곱게 다림질한 물 실크 옥색 치마
동해 바다가 태곳적 고향이라는데,
비린내만 일렁이는 항구 마을은
이제 진저리가 난다는 턱걸이 급들 데리고
무리를 좇아 상경한 날의 일이다
한평생 초저녁처럼 쪼그리고 앉아
낚싯대만 바라보던 강태공 안방에
월척 기념사진 한 점이 있다
- 백옥희 시집, 싸리비 무늬, 고요아침,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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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 로망스 2번 - 르노 카푸숑
Beethoven -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No. 2 in F major, Op. 50 (Kurt Masur & Renaud Capuçon)
https://youtu.be/Jf2J0ykoW2A?si=xH6u83GeMF_vcQ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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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모릴로(페루), 소크라테스의 죽음
Daniel Hernández Morillo, Death of Socrates, 1872
다니엘 모릴로(페루), 화장후
Daniel Hernández Morillo, After the toilet, 1878
다니엘 모릴로(페루), 땔감을 모으는 여인
Daniel Hernández Morillo, Woman Carrying Firewood, 1923
다니엘 모릴로(페루), 왕이 부러운 여인들
Daniel Hernández Morillo, A regal admirer, 1883
다니엘 모릴로(페루), 볼로뉴 광장의 여인
Daniel Hernández Morillo, Woman In The Bois De Boulogne, c. 1885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할머니를 위한 하루
Gustav Vermehren, A Day for Grandma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헤베도의 어느 가정집
Gustav Vermehren, Interior from the Hedebo area.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까다로운 입맛
Gustav Vermehren, En kræsen rad, 1893, Statens Museum for Kunst(SMK), Copenhagen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문틈으로 보이는 소녀와 할머니
Gustav Vermehren, A little girl and her grandmother, seen through a doorway.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기셀펠트 근처의 물방앗간
Gustav Vermehren, View from Brødebæk Watermill, near the manor of Gisselfeldt, 1890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창가의 여인
Gustav Vermehren, An interior with a woman by the window, 1910.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노인
Gustav Vermehren, Interior with an elderly man resting in a chair, 1926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성경을 읽고있는 카렌
Gustav Vermehren, Karen Marie reading her bible, 1926
구스타브 베르메렌(덴마크), 호롱불 속의 두 청년
Gustav Vermehren, Interior with two young men, lamp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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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 전윤호
시골에서는 개를 키운다
집이나 밭에 목줄로 묶고
평생 경비를 서게 한다
밤새 짖어대도
산책은 없다
고양이를 키우는 가게도 있다
쥐를 잡으니 밥도 준다
새끼를 낳으면 귀찮다 한다
가난한 나도 애완동물은 있다
슬픔이었다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사료를 주지 않아도 내 기분을 먹고
집을 만들어주지 않아도
내 가슴에 붙어 잤다
놈이 사라진 건
내가 늙었기 때문일 것이다
슬픔이 사라지자 침묵이 찾아와
두 번째 애완동물이 되었다
침묵은 눈치가 빨라서
먼저 나대지 않는다
우리는 종일 붙어 있지만
불편하지 않다
저녁놀이 지는 창을 바라보며
우리는 불을 켜지 않는다
밤도 제법 잘 어울리는 집이다
가끔 의심도 한다
혹 내가 애완동물이 아니었을까
진짜 주인은 머리 위에서
나를 보고 웃는 건 아닐까
그러나 덕분에
나는 외롭진 않다
- 전윤호 시집, 애완용 고독, 달아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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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교향곡 35번 ‘하프너’ 2악장
Mozart, Symphony No.35 ‘Haffner’ 2nd Mov
https://youtu.be/95sEEr92t1E?si=Ur8bXSNs4nhwFr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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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바로크 적인 구성
Lilly Steiner, composition baroque, 1938. Belvedere Museum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바로크 적인 구성
Lilly Steiner, composition baroque, 1938. Belvedere Museum - Detail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릴리안의 초상
Lilly Steiner, Lilian Gaertner, 1927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자화상
Lilly Steiner, Self-portrait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새를 들고 있는 소녀
Lilly Steiner, Mädchen mit Vogel, 1934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서커스 공연
Lilly Steiner, Outdoor Circus
에곤 쉴레(오스트리아), 화가 릴리 슈타이너
Lilly Steiner 1918 by Egon Schiele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소년의 초상
Lilly Steiner, A portrait of a Boy, 1942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숲속의 풍경
Lilly Steiner, In the Forest, 1942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자화상
Lilly Steiner, Self-portrait, 1924. Belvedere Museum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숲속의 풍경
Lilly Steiner, In the Forest, 1942
릴리 슈타이너(오스트리아), 묵시록
Lilly Steiner, Apocaly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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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밝은데 / 박경희
틀니를 잃어버린 아흔의 아버지가 온 집 안을 뒤집었다
고릿적 사진이 옷장 밑에서 나왔다
오래전에 매고 다녔던 붉은 색 넥타이가 구겨져 있었다
틀니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온 집 안을 뒤집었다
창밖, 개구리는 머릿속에서 울어대고
아버지는 칠푼짜리 돼지 꼬리 같다며
늙은 냉장고 속까지 들락거렸다
찢어진 잇몸에 소금이 닿은 것처럼 따끔거렸다
거실에서 한참을 서서성거리던 아버지가 아들 얼굴을 보고
달도 밝은데 머릿속이 우렁잇속이라고
도대체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다고 우셨다
틀니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우셨다
고릿적 사진 속 넥타이를 맨 아버지는 웃고 계셨다.
- 박경희 시집, 미나리아재비, 창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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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헬벨 / 카논 - 앙드레 류 연주
Pachelbel, Canon - André Rieu feat. Hout Bay Music Project
https://youtu.be/K
ONbqNyQKTg?si=YkhZX_LEDCz09H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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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보나르(프랑스), 그라시의 테라스
Pierre Bonnard, The terrace at Grasse - 1912
수잔 발라동(프랑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Suzanne Valadon, Woman with a Double Bass
헤르만 포겔(독일), 새그물을 치는 헨리가 왕이 된 이야기
Hermann Vogel's 1900 depiction of Henry the Fowler being offered the crown while trapping birds
한스 브렌데킬데(덴마크), 11월의 첫날
Hans Anderson Brendekilde, First of November, 1884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아가의 요람
Gaetano Chierici, The cradle. c. 1920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가면놀이
Gaetano Chierici, The Mask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아가를 돌보는 아이들
Gaetano Chierici, Brotherly affection, c. 1900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엄마의 자랑
Gaetano Chierici, Mother's pride. Family with cats, c. 1920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아이들과 닭
Gaetano Chierici, Children and Chicken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고양이와 토끼
Gaetano Chierici, Cats and Rabbit
가에타노 키에리치(이탈리아), 젊은 엄마의 행복
Gaetano Chierici, Young mother's happiness,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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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 만큼 산다
그 만큼이 인생이다
- 박용재 시집,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민음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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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류 / 내 주를 가까이
André Rieu - Nearer my God to Thee
https://youtu.be/7yRC1VJsCk8?si=Guu8p8dcXgYKxQK7
앙드레 류 님처럼 살고싶다고 말했더니
옆에서 저 사람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라고 말한다..
그래,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지금의 제가 제일 행복한 줄도 모르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