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리튬(lithium carbonate)과 발프로산나트륨(sodium valproate)을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두 약물은 어떤 질환에 사용합니까?
두 약물은 모두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 치료제입니다. 양극성장애는 과거 조울증으로 불렀던 질환으로 기분, 에너지, 활동수준에서 예측불허의 변동이 나타나며 극단상태인 조증삽화(manic episode), 경조증삽화(hypomanic episode) 또는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로 나타납니다.
조증과 경조증은 모두 기분, 에너지, 활동수준이 과도하게 고양되어 있는 상태로 그 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조증은 이러한 증상이 최소 7일 이상 나타나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반면 경조증은 조증보다는 증상이 덜 심각한 상태로 기간은 최소 4일 이상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울삽화의 진단기준은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의 진단기준과 동일합니다.
즉 ① 우울한 기분 ② 흥미 또는 쾌락의 상실 ③ 체중감소 또는 증가 ④ 불면증 또는 수면과다 ⑤ 정신운동성 초조(psychomotor agitation) 또는 지체(psychomotor retardation) ⑥ 피로 또는 에너지 부족 ⑦ 과도한 자기비하 또는 죄책감 ⑧ 사고력 저하 또는 집중력 감소 ⑨ 죽음 또는 자살에 대한 반복적 생각의 아홉 가지 증상 중 다섯 가지(또는 그 이상)가 2주 이상 나타나고 이전의 기능에서 변화가 있을 때 진단하게 되는데 이 중 적어도 하나는 ① 또는 ② 증상이어야 합니다.
양극성장애는 때로는 우울증 증상을 동반한 조증삽화, 조증 증상을 동반한 우울삽화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을 혼재성 조증삽화(manic episode with mixed features)와 혼재성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 with mixed features)라고 부릅니다. 급속순환형(rapid cycling) 양극성장애는 1년에 4회 이상 조증(또는 경조증)과 우울삽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양극성장애는 만성이면서 진행성인 정신질환이므로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Lithium carbonate와 sodium valproate는 기분조절제(mood stabilizer)입니다.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어 있거나(조증) 침체되어 있을 때(우울증) 정상기분(euphoria)으로 회복시키고 이후에 새로운 조증삽화 또는 우울삽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양극성장애의 치료를 위해 단독으로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약물의 작용기전은 무엇인가요?
Lithium carbonate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 몇가지 추정되는 작용기전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먼저 신경과 근육에 있는 양이온 운반체(transport)에 작용하여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② phosphatidyl inositol cycle 관련 이차신호전달시스템을 억제하며
③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제거작용을 통한 신경세포보호작용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odium valproate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 gamma-aminobutyric acid)의 작용을 증강시켜 뇌의 흥분 전기신호를 억제합니다.
두 약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두 약물 모두 양극성장애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Lithium carbonate는 자살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sodium valproate은 혼재성 양극성장애 또는 급속순환형 양극성장애에 lithium carbonate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Sodium valproate는 양극성장애 이외에 뇌전증에도 적응증이 있습니다.
두 약물의 용량과 용법은 무엇입니까?
Lithium carbonate의 치료혈중농도인 0.8~1.2mEq/L 도달할 수 있도록 1일 0.6~1.8g을 3회 분할하여 경구투여합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이보다 낮은 혈중농도(예, 0.6mEq/L)에서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Sodium valproate의 권장초기용량은 체중 kg 당 20mg으로 1일 1~2회 분할 경구투여합니다.
권장 유지용량은 1일 1000~2000mg으로 환자의 임상효과를 관찰하면서 혈중 sodium valproate 농도가 50~125㎍/mL가 유지되도록 용량을 조절합니다.
두 약물의 이상반응은 무엇인가요?
Lithium carbonate 복용 시 구역, 구토, 설사, 식욕부진과 같은 소화기계 부작용, 운동실조, 어지러움, 언어장애, 착란 등과 같은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이상반응으로 발진, 진전, 갑상선저하증, 신성요붕증(nephrogenic diabetes insipidus) 등이 있습니다.
Sodium valproate의 흔한 이상반응으로 오심, 구토, 체중증가가 있습니다.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무과립구증, 재생불량성빈혈, 급성췌장염, 급성간부전 등이 있습니다.
두 약물 복용 시 주의사항은 무엇인가요?
Lithium carbonate는 치료역이 좁은 약물입니다. 치료농도범위인 1.2mEq/L 이하의 혈중농도에서도 환자에 따라 독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중 lithium 농도가 1.5mEq/L을 초과하는 경우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에 따라 감량하거나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혈중 lithium 농도가 2mEq/L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과량투여에 의한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량 또는 복용을 중단합니다.
이들 약물께 함께 복용 시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약물은 무엇입니까?
- Thiazide계 이뇨제는 lithium carbonate의 신장에서의 재흡수를 촉진하여 독성을 증강시킬 수 있으므로 병용투여하지 않아야합니다. 국내 DUR 권고 가이드에 의하면 lithium carbonate는 chlorthalidone, metolazone과 병용금기입니다.
- Lithium carbonate은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로 다른 세로토닌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 즉 세로토닌 재흡수저해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serotonin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 트립탄류(triptans),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fentanyl, tramadol, buspirone, St. John’s Wort 등과 병용투여 할 경우 치명적인 세로토닌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용을 피합니다.
- Sodium valproate는 간대사 효소를 억제하므로 그 기질이 되는 약물(예, warfarin)의 혈중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Carbapenem계열 항생제(예, imipenem, doripenem)는 sodium valproate의 혈중농도를 떨어뜨려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어 병용금기입니다. 이 상호작용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carbapenem 항생제가 sodium valproate 대사체인 valproate glucuronide의 장내 가수분해를 억제하여 장간순환(enterohepatic recirculation)을 감소시키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두 약물 외에 양극성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기분조절제로 어떤 약물이 있습니까?
Carbamazepine, lamotrigine과 같은 항경련제가 기분조절제로 사용됩니다.
Carbamazepine은 재생불량성 빈혈(aplastic anemia)와 같은 혈액학적 부작용과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과 같은 피부관련 부작용 때문에 양극성장애 기분조절제 1차 약물로 선택되지는 않습니다.
Lamotrigine도 피부관련 부작용 발생위험이 높고 조증발생 예방효과에 있어서 lithium carbonate나 sodium valproate보다 효과가 떨어집니다. 대신 우울삽화 발생 예방에는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