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주류 운반차량 탈ㆍ불법, 더 이상 방치 안 된다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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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주류 운반차량 탈ㆍ불법, 더 이상 방치 안 된다

 음주운전은 인명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강력하게 단속한다. 그러다 보니 운전자들이 불법행위를 자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고 이보다 더 심각한 탈ㆍ불법행위임에도 `소수의 경우`이기 때문에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게 실질적인 민생 침해 범죄다. 몸에 문신을 새긴 조폭들이 목욕탕에 들어온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선량한 시민들이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범법행위라고 봐야 한다. 거리 곳곳에서 제멋대로 탈ㆍ불법을 자행하는 주류 수송차량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이들의 횡포는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울산 남구 지역을 주행하던 주류 수송 트럭에서 맥주 상자 30여개가 도로 위로 떨어져 맥주병 수백개가 깨졌다. 뒤에 이어질 상황은 상상하고도 남는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평상시에도 차량정체가 극심한 곳이다. 차량 운전자 수백명이 분통을 터트리며 현장 수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중에는 시간 맞춰 달려가 긴급하게 주요 계약을 체결해야 할 사람, 모처럼 울산에 오는 귀빈을 맞으러 KTX 울산역에 시급히 가야 할 시민도 있었을 것이다. 트럭 운전자가 맥주 상자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일어 난 이 사고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경찰에 적발되지 않으면 유야무야 넘어가기 일쑤다.


 주류 수송차량의 탈ㆍ불법행위를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오후 시간대 각 주류 공급처 인근에 주차한 행태를 보면 그들이 법질서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술 상자를 내려놓기 위해 도로를 반쯤 물고 주차하거나 아예 도로 한가운데 차량을 주차한다. 거기다 시민들이 이에 항의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건 폭언과 시비다. 이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려는 공권력도, 경찰의 의지도 보이지 않으니 기고만장한 것이다.


 주류 수송차량의 횡포는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서민 생활에 실제로 큰 불편을 야기하고 그러면서도 백주 대낮에 한 쪽에서 버젓이 탈ㆍ불법을 자행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편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스템은 아직도 이런 흐름을 무시하거나 폐습 속에 칩거해 역행하길 서슴지 않는다. 주류 수송차량의 횡포도 이 중 하나다. 사법당국이 이를 사회질서 확립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거대란 댐이 무너지는 것은 대규모 홍수로 인한 경우도 있지만 어느 한구석에서 균열이 발생해 조금씩 물이 새 결국 붕괴로 이어지는 수도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