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부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유타주 남동쪽 캐년랜즈 국립공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CBS 뉴스가 관리들을 인용해 15일 전했다. 화씨 100도(섭씨 37도) 이상 수은주가 치솟는데도 트레킹을 강행했다가 물이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산 후안 카운티 보안관실은 변을 당한 부녀가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 사는 알비노 헤레라 에스피노자(52)와 그의 딸 베아트리즈 헤레라(23)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15일 전했다. 부녀는 끝에서 끝까지 12.8km로 걸어서 7~8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신클라인 트레일을 하이킹하다 변을 당했다. 457m 표고차가 있는 데다 길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내비게이트를 해야 하며 표지판이 적고 간격이 띄엄띄엄해 어려움이 적지 않은 트레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캐년랜즈의 온도는 섭씨 37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주 내내 열파가 뻗쳐 주말에도 공원 안 여러 곳에서 신기록이 경신됐다. 국립기상청은 온열 질환 가능성이 높다고 경보를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국립공원공단은 부녀의 죽음을 둘러싼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부녀가 심상치 않다는 제보를 담은 911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공원 레인저들과 다른 기관 직원들이 곧바로 수색에 나섰는데 이들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목숨을 잃은 뒤였다. 공원 측은 산후안 카운티 보안관실과 함께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늦게 스노캐년 주립공원에서도 두 하이커가 열사병 등으로 힘들어 한다는 신고를 받고 다중 수색을 벌였는데 30세 여성의 주검을 발견했다. 이 피해 여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이달 초에는 섭씨 49도까지 치솟은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한 텍사스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국립공원공단은 올여름 무더위가 심상치 않자 탐방객들은 충분한 양의 물을 가져와 마셔야 하며 한낮의 열파를 피해 격렬한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는 한 모터사이클리스트가 폭염에 쓰러져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사고는 데스밸리가 화씨 128도(섭씨 53도)로 최고 기온을 경신한 날 일어났다. 이날 다른 곳에서도 한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