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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보다는 안전우선 - 건설산업 작업장 안전 포럼
(입력: 2020.10.4. 13:28 / 월간 현대경영 포롬 BIZ&전략)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유사한 사고는 재발할 수 있다. 관계부처 장관은 이번 대책 실행에 직(職)을 건다는 자세로 임해 달라” – 정세균 국무총리
최근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한 말이다. 이후 노동부, 국토부, 국무조정실, 법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이 발표됐고 “다양한 위험요인이 잠재된 건설현장부터 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현대경영포럼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국토교통부 이상주 국장을 초청, 국내 주요 건설사 임원을 모신 가운데, 건설산업 작업장 안전을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가졌다. 이 국장은 “노동자의 실수까지 포용하는 ‘초격차’ 안전대책을 강구하자”고 당부했고, 참석자들은 “안전은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엄중한 사항으로 최고경영자부터 임직원 모두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건설산업 작업장 안전 포럼
OVERVIEW
일 정 장 소 좌 장 참석인사 | 2020년9월4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호텔 2층 별실 이상주 국토교통부 국장 김성환 대우건설 상무 임재승 쌍용건설 상무 성창원 GS건설 상무 우철식 태영건설 전무 김태균 현대건설 상무 – 회사명 가나다 순 |
기조말씀:
건설사고와 교통사고 절반으로 줄여나가자
이상주 국토교통부 국장: 안녕하세요.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이상주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건설회사 임원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귀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현대경영포럼 관계자, 그리고 특히 바쁘신 중에도 조찬모임에 참석해주신 임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2022년까지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토부는 건설사고와 교통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중에서 제가 속해있는 건설정책국은 산업재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간에 산재사망 감축대책, 추락사고 방지대책, 건설안전 혁신방안, 화재안전대책 등 건설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수의 안전대책을 발표하고 성실히 이행중입니다. 이러한 정부와 업계, 노동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그간 증가추세이던 건설업 사망사고가 2017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지난해(2019)는 통계 집계 이후 사망자 수가 가장 적게 나타났었습니다. 2018년에는 타워크레인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2019년 상반기 사망사고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추락사도 그 비중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건설현장은 여전히 위험한 일터입니다.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산재사고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사고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하루 평균 1명 이상의 사망자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선진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부끄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한 현장인력이 유입되려면 건설현장이 더욱 안전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건설현장을 안전한 일터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건설 노동자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안전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도록 기업의 경영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건설현장이란 노동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사망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장애를 입지 않도록 노동자의 실수도 끝까지 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주자부터 안전을 우선 고려하고, 설계·시공·감리와 노동자 모두 권한에 상응하는 안전책임을 지도록 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이 올해 제정되도록 노력하겠으며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점검할 계획입니다.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되려면 업계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건설업계를 선도하는 선진 건설사 임원 분들이 모인 만큼 안전보다 비용이 우선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안전한 건설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우건설
중대재해도 중요하나 작은 재해도 엄중하게
김성환 대우건설 상무: 대우건설의 품질안전실장으로 있는 김성환 상무입니다. 건설회사마다 안전을 전담하는 조직이 있고, 저희 회사는 품질안전실이 전체적인 안전의 업무를 총괄합니다. 과거에는 품질안전실이라는 조직에서 사업본부의 안전관리를 컨트롤하고 심사, 모니터링했지만 이것은 피동적(被動的)일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실제로 일을 하는 사업부문에서 직접적으로 안전관리와 감독을 하고 저희는 전체적인 모니터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적인 변화를 시행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전년도보다 재해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안전관리는 언제나 안심할 수 없는 부분으로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건설현장의 리프트 추락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있었습니다. 옛말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처럼 안전이야말로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품질안전실도 이러한 기조로 조용하지만 엄중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징후들이 존재한다는 소위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 있지요. 수치상으론 경미한 재해 발생확률(8.8%), 큰 재해 발생확률(0.3%) 등이 나와 있는데, 저희 대우건설 기준으로 보면 2018년 부상사고부터 2019-20년의 사망사고까지 ‘하인리히 법칙’의 확률과 비슷한 통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대재해에 대한 수습도 중요하지만 작은 재해까지 중시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통계와 수습방법을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각 회사의 안전이 아닌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회사의 사례들을 서로 공유하고 재해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품질안전실장이라는 존재를 외부에서는 모를 만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는 것처럼 ‘스스로 하는 안전’의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쌍용건설
최고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임재승 쌍용건설 상무: 쌍용건설은 TOP(회장)이 주재하는 임원회의를 매주 하고 있는데 항상 ‘안전’이 가장 큰 어젠다입니다. 이천 화재사고로 인해 ‘최소처벌기준’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습니다. ‘최소’라는 말 하나만 봐도 매우 엄격한 기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사고는 이제 경영자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엄격한 관리에 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노동자의 실수까지 포용하는 현장을 만들자”는 국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면밀한 현장조사와 함께 현장에 계신 분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모으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쌍용건설은 이같은 온도차를 줄이기 위해서 최근 전체 현장에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제도적인 내용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필요한 안전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집계할 수 있도록 현장의 간부직원이상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현재 집계 중에 있습니다. 이 설문이 집계되고 분석과정을 거치면 현장에서 취해야 할 아주 ‘현실적인’ 안전조치들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입찰시 위험공정을 분석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입찰조차도 참가하지 않을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이와 더불어 공사실행보고시에도 반드시 위험공정에 대한 헤찌(hedge)방안에 대해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토록 시스템화할 정도로 우리 쌍용건설의 안전은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절대적인 만큼 우리 직원들도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GS건설
‘안전혁신학교’, ‘스마트 안전시스템’ 운영도
성창원 GS건설 상무: 2020년 GS건설은 ‘계획하고 알려주고 행동하자’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사전계획단계부터 작업 관련 모든 위험성들을 평가하고, 사망사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추락, 장비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 전 건설현장에 CMS(CCTV Monitoring System)를 구축했습니다.
이로써 본사에서도 안전관리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효과는 물론 현장의 수많은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질적인 데이터들을 근로자의 행동양식과 연결시켜 향후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2006년도부터 업계 최초로 ‘안전혁신학교’를 개설했고, 직원들은 물론 근로자들까지 포함하여 법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과 AI(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안전과 연계하는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사고를 미리 방지하거나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측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우리 회사의 경영목표 중에 최우선 가치가 바로 ‘안전’인 만큼 정부 정책과 함께 안전한 건설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태영건설
대 중소기업 모두 ‘안전이 최우선’ 되도록
우철식 태영건설 전무: 저희 태영건설도 과거에는 안전담당 부서를 각 본부의 산하에 두고 있었지만 대표이사 관리 직속기구로 조직운영체계를 변화시켰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최고경영자가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가진 만큼 그 효과도 정비례하여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이후에 건설안전에 관한 ‘특별법’을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업계에서는 많은 분들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만들어지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현재의 법도 안전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력한 상황이며 대형 건설사는 이미 품질이나 원가 이전에 ‘안전’이 먼저 선행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탑(Top) 클래스의 국가는 아니지만 최근 안전사고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건설안전특별법’의 제정이 처벌의 강화가 골자가 된다면, 물론 효과는 있겠지만 큰 성과를 내기는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건설업은 대기업에서 관리하는 곳도 있지만 영세 중소기업이 관리하는 곳이 더욱 많습니다. 이러한 작은 기업들도 물론 ‘안전’을 중시하지만 현실적으로 ‘원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대기업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는 것은 종사자 누구나 이해하고 있습니다. 처벌이 강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 근원적으로 영세업체를 비롯한 중견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와 구조적인 환경까지 살피신다면, 대중소기업 모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인식하는 건설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대건설
‘그룹 차원 품질보다 안전 우선 방침’
김태균 현대건설 상무: 국장님 이하 좋은 말씀 경청했습니다. 저는 현재 도시정비영업 실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건축 엔지니어 출신으로 15년 이상 현장 경험이 있으며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품질은 잘못되면 뜯어고칠 수 있지만, 중대 재해는 다시 돌이킬 수 없다’라는 일념하에서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품질이 확보된다”는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자주 하고 있습니다.
우리 현대건설은 임원들은 물론, CEO께서도 월 1회 이상 직접 현장점검을 나가시며, 현장 안전에 대해 타 사업본부끼리 상호 점검을 하는 등 안전과 관련된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몸으로 직접 느끼는 현장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팀장 등의 직책자들도 최소 1일 2회 이상 직접 현장에 나가 안전을 점검하는 시스템도 최근 도입했습니다. 현대건설에는 안전문화체험관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임원들을 비롯하여 직원들이 체험형 안전교육을 받았고, 모든 직원이 안전요원화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했습니다. 저희는 일찍이 1981년에 싱가포르에 진출한 이후, 약 90여 개의 현장을 수주했는데, 산업 안전 보건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싱가포르 산업안전보건청이 주관하는 ‘산업안전보건 혁신 어워드 2020’ 건설부문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것은 ‘사고는 한번 낸 사람이 다시 낼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입니다. 사고가 나면 당연히 원청(原請)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맞지만 이와 별개로 피재자가 얼마만큼의 실수를 했는지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요즘에는 산재 처리가 매우 투명해졌지만 하나하나 모든 사고를 챙겨야 하는 원청에서 느끼는 체감은 분명, 하도급 업체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관리비용 부분을 말씀드리면, ‘안전’은 현장의 모든 것을 포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한정적이고 강제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안전관리비에 책정되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원가로 잡히기 때문에 안전관리비로 책정될 수 있는 항목을 좀 더 세분화하고 폭넓게 확대해주시길 건의 드립니다. 또한, 현장 안전관리가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면 좋겠지만 외국인 근로자 등 근로환경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토부에서 심도 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룹 차원에서 ‘품질보다는 안전을 우선으로 한다’는 기조로 ‘중대재해 Zero’라는 안전 방침을 전 사업장에 전파하였고 건설산업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서도 여러 건설사의 어려운 이야기를 자주 들어주시고 적극적으로 반영해주시길 바랍니다.
맺음말씀_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혜 모으자
이상주 국토교통부 국장: 오늘 이른 아침부터 업계의 고명(高明)한 임원 분들을 모시고 건설산업 작업장 안전에 관한 의견을 나누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역시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특히 건설업계 임원 여러분께서 건의하신 여러 가지 안전에 관한 문제점,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은 관련부처와 관계부서 등의 협의 하에 검토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현대경영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20.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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