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4. 흙날
[여는 잔치]
해마다 특별한 여는 잔치(입학식)는 늘 감동입니다. 19번째 입학생을 맞이하는 맑은샘교육공동체의 축하 잔치는 학교 공간이 작으니 과천시청소년수련관 공연장에서 열렸어요. 여덟 식구를 환영하는 자리니 주인공은 1학년 어린이들과 학부모님들이고, 맑은샘교육공동체 식구들입니다. 봄 기운이 가득한 잔치였어요.
바쁜 틈에도 함께 축하해주신 신계용과천시장님, 김진웅시의회 의장님, 황선희 의원님, 우윤화의원님, 오선경교육청소년과장님 감사드립니다. 못오셔서 안타까워 하시며 축하인사 보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작은 학교 잔치에 오신 마음에 식구들이 큰 힘 받았습니다. 공식 행사를 마치고 이어지는 축하자리는 또 즐거운 한바탕 잔치네요.
[여는 잔치 인사말]
반갑습니다. 맑은샘학교 교장 전정일입니다.
열아홉 번째 여는 잔치(맑은샘 이름으로 열일곱 번째)를 다 함께 축하합니다. 민간이 교육기관을 세우고 19년째 행복한 교육을 실천해온 역사는 정말 놀랄만한 일입니다.
해마다 작은 학교 맑은샘교육공동체 여는 잔치는 특별하지만 올해도 여는 잔치를 특별하게 하게 됐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삼 년 동안 여는 잔치를 현장 참가와 영상 참여로 했는데, 이번에는 청소년수련관 큰 공연장에서 합니다. 작은 학교 입학식을 축하해주러 오신 신계용 과천시장님과 과천시 공무원님들, 김진웅 시의회 의장님과 시의원님들,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푸른샘 1학년 지해솔, 최시화, 남윤우, 신윤우, 이시환, 박유주, 김소율, 신시호, 푸른샘 식구들을 정말 뜨겁게 환영합니다.
푸른샘 1학년 해솔, 시화, 남윤우, 신윤우, 시환, 유주, 소율, 시호!
맑은샘학교 입학을 온 마음을 담아 축하합니다. 내일 모레가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랍니다. 봄이 오는 소식만큼 세상에서 가장 재미나고 맛있는 학교인 맑은샘학교에도 진짜 봄이 왔는데 그 까닭은 우리 푸른샘 1학년 어린이들이 입학했기 때문입니다. 푸른샘 어린이들 우리끼리 비밀인 선생님이 별에서 왔다는 거 비밀 잘 지켜줄 거죠!
어제와 그제, 3월 이틀 동안 학교에서 살았으니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맑은샘학교는 말하는 사람 눈을 보고, 귀 기울여 듣고, 부드럽고 뚜렷하게 말하기와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함께 살기 공부가 가장 중요하답니다. 처음이니까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탁하면 모두가 친절하게 도와줄 거랍니다.. 우리 맑은샘학교 푸른샘 1학년으로 재미나게 살아요.
여는 잔치의 주인공인 푸른샘 식구들과 푸른샘 1학년 선생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여는 잔치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모두에게, 스스로에게 부탁을 하고 싶은 게 있어 해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맑은샘교육공동체의 현재를 되돌아보는 말이고 스스로에게 하는 말로 해마다 새기고 있기도 합니다. 푸른샘 1학년 학부모님들과 맑은샘교육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실천해 봐요.
하나. 어린이들을 믿어주세요. 어린이들의 실수와 잘못을 매의 눈으로 찾아내지 말고, 정직한 어린이 마음을 믿고 기다려주시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맡겨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주십시오. 어린이들의 사심없는 마음을 굳게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둘, 맑은샘교육공동체를 함께 가꿔주세요. 우리는 살아온 역사가 다른 사람들입니다. 내 아이를 우리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생이 온다는 시인의 말을 들어보실 겁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가정환경과 교육관으로 살아온 사람임을 인정하고 소통하며 어린이 삶을 가꾸며 다 함께 자라는 맑은샘교육공동체의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함께 마을과 과천, 우리나라 교육을 함께 가꿔갑시다.
셋, 교사들을 믿고, 교사들을 사랑해주세요. 대안교육기관을 선택하신 우리 학부모님들의 용기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린이 삶을 가꾸며 함께 자라는 교사들이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교사들의 말과 행동이 서투르고 부족하더라도 선생님들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흔들려서는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말과 글을 살려 쓰고 바로 쓰는데 애써주세요. 기후위기와 코로나 같은 감염병 시대, 어린이들의 앞날을 위해 지구인으로 함께 살기 위한 애씀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또한 마을 속 작은학교 식구로 마을을 가꾸는데 함께 해주세요. 부모님들의 관심과 실천이 삶을 위한 교육으로 어린이 삶을 가꾸고 살찌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맑은샘학교 교육 철학으로 삼는 이오덕 선생님 말씀을 읽고 마치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키워 가는 일"이 교육이다. 첫째는 몸에 병이 없는 사람, 둘째는 사람을 슬기롭게 하는 지식을 가진 사람, 셋째는 사람다운 넉넉한 감정을 가진 사람, 넷째는 도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가정교육의 기본은 아이들이 먹고 쓰고 놀고 한 결과가 자연을 해치거나 더럽히지 않도록 하는 삶을 몸에 배게 하는 일이고 무엇보다 먼저 학부모님들이 앞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올바른 자녀교육의 길은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이니 ‘지능학습’이니 해서 너무 일찍이 무엇을 가르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가정교육에서 첫 번째 할 일은 온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배달말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다. 부모들이 한자말, 일본말, 영어말 찌꺼기에 물들지 말고 우리의 살아 숨 쉬는 일하는 사람들의 깨끗한 생활 말을 가르쳐야 한다.”- 이오덕
고맙습니다.
2023년 3월 4일
맑은샘학교 교장
전정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