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406)/ 스페인
톨레도 역사 도시(Historic City of Toledo; 1986)
카스티야라만차 자치 지방[Autonomous Community of Castile-La Mancha], 톨레도 주[Province of Toledo]에 속하는 톨레도는 로마의 자치 도시・서고트 왕국[Visigothic Kingdom]의 수도・코르도바 에미레이트[Emirate of Cordoba]의 요새였으며, 무어 인과 싸운 기독교 왕국의 전초 기지였다. 또한 16세기의 카를 5세 치하에서는 한때 최고 권력의 근거지였으며,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였다. 이 도시의 걸작들은 3대 주요 종교인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공존하면서 이질적인 문명들이 서로 혼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톨레도는 나르본(Narbonne; 프랑스 남부의 도시) 지역까지 뻗어 있던 서고트 왕국의 수도였으며, 르네상스기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예술 중심지의 하나이다. 이곳은 원형극장・수로・하수 시설 등의 흔적을 남긴 로마, 그리고 왐바(Wamba) 왕의 성벽 유물과 산타 크루스(Santa Cruz) 박물관에 보존된 공예품들을 남긴 서고트 왕국처럼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몇 개의 문명을 훌륭하게 증언하고 있다. 코르도바 에미레이트의 문명은 위대한 이슬람 양식의 예술적인 기념물을 많이 탄생시켰다. 파괴된 바노 데 라카바(Bano de la Cava) 다리의 교각, 푸에르타 비에하 데 비사그라(Puerta Vieja de Bisagra; 비사그라 문), 라스 토르네리아스(Las Tornerias) 모스크, 빕 마르둠(Bib Mardum) 모스크[999년에 완공된 개인 예배당], 카예 델 앙헬(Calle Del Angel)과 카예 포소 아마르고(Calle Pozo Amargo)에 있는 목욕탕 등이다. 1085년에 레콘키스타(Reconquista; 국토 회복 운동)가 끝난 후 예전의 건축 부지[6세기에 산 에우헤니오(San Eugenio)가 건축한 대성당이 모스크로 바뀌었음]와 산로만(San Roman), 산티아고, 산 페드로 마르티르(San Pedro Martir) 등의 미개척지에 산타 마리아 라 블랑카(Santa Maria la Blanca) 시너고그(Synagogue; 유대교 예배당, 1180), 엘 트란시토(El Transito) 시너고그(1366)와 같은 뛰어난 유대교 기념물들이 성당들과 동시에 세워졌다. 또한 톨레도에는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의 구조물들이 있다. 예를 들면 성벽과 산세르반도(San Servando) 성과 같은 요새 건물, 교량, 주택, 그리고 전체 도로 시설과 같은 것들이다. 톨레도에는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San Juan de los Reyes) 성당, 대성당, 산 후안 바우티스타(San Juan Bautista) 성당, 산타 크루스 병원(Santa Cruz Hospitals; 수용 시설), 푸에르타 누에바 데 비사그라(Puerta Nueva de Bisagra; 북쪽 비사그라 문)와 같은 15~16세기 건축의 탁월한 사례들이 남아 있다. 이곳의 종교 건축과 병원 건물, 군사 시설 등의 기념물들은 각각 스페인 황금기 건축의 고유한 형태를 완벽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 또한 중세 시대에 시작된 톨레도는 서고트 족과 이슬람 예술의 구조적이고 장식적인 요소들을 결합하고 이후에 등장한 다른 양식에 접목시킨 무데하르(Mudejar) 양식이 시작된 곳 중의 하나이다. 이 무데하르 양식의 기념물들로는 산티아고 델 아라발(Santiago del Arrabal; 13세기), 무어 인들의 공방(工房)과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14세기), 산타크루스 병원의 징두리 판벽과 대성당의 사제단 회의장(15세기와 16세기) 등이 있다. 알폰소 4세(Alfonso IV)에 의해 완공된 뒤 연속해서 로마의 한 도시, 서고트 왕국의 수도, 코르도바 에미레이트의 요새, 무어 인과 싸우던 기독교 왕국들의 전초 기지가 되었고, 카를로스 4세(Charles V)가 황제의 도시이자 권좌의 도시라는 지위를 부여한 최고 권력의 근거지가 되었다. 따라서 이 도시의 성벽 안에는 2,000년의 역사가 살아 있다. 1561년에 필리프 2세(Phillip II)가 마드리드(Madrid)를 영원한 수도로 선택한 뒤 톨레도는 경제적・정치적으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몰락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 몰락으로 인해 박물관 같은 이 도시는 기적처럼 보존되었다. 톨레도의 장대함에 기여한 모든 문명들은 본래 이곳에 있던 매우 독특한 스타일의 아름다움과 오랫동안 3대 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공존해 온 특수한 환경에서 이질적인 문명들이 접촉하면서 탄생한 무데하르 양식으로 연결되며, 무데하르 양식은 역설적인 혼합주의를 모두 표현하면서 놀라운 걸작들을 남겼다. 톨레도의 알카사르(Alcazar; 성채)는 이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인상적인 건물이다. 처음에는 로마 인들이 궁전으로 사용하다가 알폰소 6세(Alfonss VI) 통치 기간에 기독교인들이 재건했다. 현왕(賢王) 알폰소 10세(Alfonso X)는 건축을 계속하도록 했는데 정사각형 바닥 평면과 그 귀퉁이에 흉벽(胸壁) 탑을 설치하는 건축 방법의 기원이 된 것이 이 건축물이다. 파사드(facade; 건물의 한쪽 면, 대개 문이 있음)는 만들어진 시기와 양식에 따라 서로 다르다. 서쪽 파사드는 르네상스 양식이고 동쪽은 중세식, 북쪽은 플라테레스크(Plateresque) 양식, 후안 데 에레라(Juan de Herrera)가 만든 남쪽은 추리게라(Churrigueresque) 양식이다. 또한 알카사르에는 코린트 식[Corinthian] 주두(柱頭)를 가진 2층으로 된 파티오(patio; 건물 사이의 안뜰)도 있다. 알카사르는 1170년, 1867년, 1882년에 큰 화재를 겪었다. 스페인 내전이 일어났을 때 사관학교가 이곳을 사용하다가 전쟁이 끝날 무렵에 완전히 파괴되었다. 나중에 완벽하게 복구되어 현재는 군대 사무실과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