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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누군가 이와 같이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네, 행복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니요. 전 불행해요!”라고 다소 냉소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뿐인가? “행복할 때도 있고, 불행할 때도 있어요”,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오기도 해요”, “행복한 거 같기도 하고 불행한 거 같기도 해요”, “잘 모르겠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행복과 불행은 각양각색으로 발현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행불행이 이분법적으로 나뉠 수 없다는 건 이미 묘한 감정으로 느꼈을 것이다. 과연 말로 표현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았을 이 감정은 무엇이며, 인생에 어떤 의미로 표출되는 것일까?
내향인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 《콰이어트》의 저자 수전 케인은 10년 만에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인간 감정에 대한 책을 들고 나왔다. 그녀는 이를 ‘달콤씁쓸한’이라는 뜻의 ‘비터스위트’라고 명명하면서, 달콤씁쓸한 감정이 결국 우리 인생에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그 힘을 다양한 연구 자료와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한 신경과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때와 상을 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 똑같은 뇌 영역이 자극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모두가 알다시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남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연민을 느끼는 경향이 더 높았고, 공감력이 높은 사람들은 슬픈 음악을 즐기는 경향이 남들보다 높은 편이었다. 즉 기쁨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감정임을 알 수 있다. 기쁨 따로 슬픔 따로가 아닌 달콤씁쓸한 감정의 연속석상에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양립된 감정, 그중에서도 슬픔, 고통, 불안 등의 감정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저자 수전 케인은 과학적이면서 문학적인 어투로 전개하고 있다.
저자 소개
수전 케인
어린 시절 수줍음 많은 책벌레 소녀였던 수전 케인은, 기업과 대학에서 협상기법을 가르치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자신의 성격을 직업에 걸림돌로 여겼다. 그녀는 궁금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왜 항상 죄책감을 느끼며 원래 성격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걸까?’ 어느 날, 자기 성격 그대로 상대방과의 협상에 성공한 후,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내향성이 얼마나 위대한 기질인지 증명해 보기로 했다. 은근한 끈기로 시작된 저술은 그녀의 20~30대를 거치며 완벽한 책으로 탄생하였고, 그녀의 2012년 TED 강연은 1,500여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첫 책 《콰이어트》는 전 세계 36개 언어로 번역, 8년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같은 주제의 TED 강연은 현재까지 조회 수 1,800만을 넘기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에서 ‘생각하는 리더십’ 상, 토스트마스터스의 ‘황금 의사봉’ 상을 받았으며, 《Inc.》 매거진의 ‘세계 50대 리더십 및 경영 전문가’로 선정되었다.
수전 케인은 현재 수많은 기업 및 단체에서 내향성에 관한 강연 요청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와 《사이콜로지투데이》 등에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법대 우등 졸업생인 저자는 현재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허드슨 리버 밸리에서 살고 있다.
목차
감수와 추천의 글
일러두기
여는 글: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들어가는 글: 달콤씁쓸함의 힘
PART 01 슬픔과 갈망
어떻게 하면 고통을 창의성, 초월, 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까?
CHAPTER 01 슬픔은 어떤 쓸모가 있는가?
·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를 탄생시킨 연민 본능
· 찰스 다윈의 세계관을 형성한 연민
· 달콤씁쓸한 유형으로 인정되는 트랜센더
· 슬픔은 자기 연민도 일으키는 슬기로운 존재
CHAPTER 02 우리는 왜 완벽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갈망하는가?
· 잃어버린 반쪽에 대한 환상
· 달콤씁쓸한 음악이 담고 있는 숭고한 감정들
· 모두가 느끼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갈망의 힘
· 수피교에서 말하는 갈망은 고통이자 치유다
· 다시 보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속 갈망
CHAPTER 03 슬픔과 갈망, 초월은 창의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 슬픔은 창의성을 분발시키는 주된 감정
· 레너드 코헨의 음악이 품은 초월
· 자기 초월 체험은 창의성의 원천이다
· 고통을 창의성의 제물로 삼다
CHAPTER 04 사랑의 상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정서적 모친 살해가 된 딸의 일기장
·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치유하는 3가지 답
· 오프라 윈프리가 상처를 마주하는 방법
· 상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 사랑과 상실은 쌍둥이처럼 붙어다닌다
· 결국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
PART 02 승자와 패자
어떻게 하면 ‘긍정의 횡포’ 속에서 진정성 있는 삶과 일을 이어갈까?
CHAPTER 05 뼈아픈 상처로 세워진 나라가 어떻게 긍정 문화로 변했는가?
· 슬픔과 갈망을 부정하는 미국 문화
· 오직 승자만 인정하는 씁쓸한 미국 역사
· 모든 것이 아주 좋다고 말해야 하는 사회
CHAPTER 06 어떻게 하면 직장과 사회에서 ‘긍정의 횡포’를 넘을 수 있는가?
· 고통이 만연한 직장에서 필요한 리더 유형
· 직장에서 슬픈 감정이 필요한 이유
· 달콤씁쓸함은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 당신은 문제 있는 사람이 아니다
PART 03 죽음과 애도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CHAPTER 07 우리는 영생을 추구해야 하나?
· 죽음이 없다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 『길가메시 서사시』 속 영생은 가능한가
· 인간 조건의 달콤씁쓸한 본성을 거부하지 말자
CHAPTER 08 우리는 사별의 슬픔과 비영속성을 극복해야 하나?
· 죽을 운명에 대한 시인 이사의 심경
· 인간이 태어난 것은 시들기 위해서다
· 당신도 필멸의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자
·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자들의 자세
· 슬픔이 사라진 척하지 말자
CHAPTER 09 고통이 대물림된다면 어떻게 그것을 탈바꿈할 수 있는가?
· 슬픔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
· 고통은 수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
· 과거의 상처를 현재에서 치유하는 법
·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을 돕자
· 우리 자신을 과거의 고통에서 해방시키자
맺음말 : 고향에 이르는 길
감사의 글
주
책 속으로
20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위대한 시인, 철학자, 예술가, 정치인들 중에 우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은 이유를 궁금해했다.2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런 의문은 고대의 4가지 체액설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인간의 몸은 각각 다른 기질의 4가지 체액인, 우울질melancholic(슬픔), 다혈질sanguine(행복), 담즙질choleric(공격성), phlegmatic(침착성)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런 체액들의 비중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리스의 유명한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이 네 가지 체액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는 사람이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믿었다.3 하지만 우리 대다수는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이 중 우울질에 방향을 맞춰, 내 방식의 표현대로 ‘달콤씁쓸함’에 대해 다루려 한다.4 갈망과 그리움과 슬픔의 감정에 잘 빠지는 성향, 영원하지 않은 삶에 대한 의식, 세상의 아름다움에 호기심을 갖고 통찰하는 일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 p.23
닥터는 임원진이 슬픔이를 너무 침울하고 어두운 캐릭터로 받아들일까 봐 고민이었다. 애니메이터들이 그려놓은 볼품없이 땅딸막하고 울적한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었다. 왜 굳이 그런 캐릭터를 영화의 주연급으로 삼느냐, 누가 그런 여자 캐릭터에 공감이 가겠느냐고 지적할 만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우군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관록 있는 심리학 교수 대커 켈트너Dacher Keltner였다. 닥터는 켈트너에게 자신과 동료들에게 감정의 과학에 대해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고,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당시에 켈트너의 딸도 닥터의 딸처럼 사춘기의 진통을 겪고 있던 터라 두 사람은 남일 같지 않은 걱정을 공유하며 끈끈한 우애가 생겼다. 켈트너는 닥터와 팀원들에게 주요 등장 감정의 역할을 짚어주며, 소심이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버럭이Anger는 이용당하지 않게 보호해 준다고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슬픔이의 역할은?
켈트너는 슬픔이가 연민을 자극해 사람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이어준다고, 또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로 뭉친 픽사의 영화 제작진이 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 p.49
강의에서는 우리에겐 잃어버린 반쪽이 없다는 점도 상기해 주었다. “좀 어두운 얘기지만, 우리의 전부를 이해해주고 크고 작은 부분에서 우리와 모든 기호가 잘 통하는 파트너는 없어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결국, 우리가 지향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궁합의 비율뿐이에요. 다시 플라톤으로 돌아가 다 같이 플라톤의 황홀하지만 제정신이 아니고 애정 파괴적인 그 순진함을 완전히 죽입시다. 소울 메이트는 없어요.”
--- p.82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어머니를 사랑하고 또 잃었는지를 얘기했지만 이 얘기를 꺼낸 것은 내 이야기가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사랑과 상실의 이야기도, 그 달콤씁쓸한 이야기도 특별하다.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보다 (바람 같아선 덜했으면 하지만) 훨씬 더 트라우마적일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도록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야기를 털어놓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당신이 이 이야기를 세상의 여러 고통에 견주며 작은 상실이라고 여기든, (우리가 앞에서 다윈과 달라이 라마를 통해 깨달았듯) 어머니가 곧 사랑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큰 상실이라고 여기든 간에 나는 안다. 당신도 나름대로 사랑의 상실을 겪었거나, 앞으로 그런 상실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방금 얘기했던 일들을 (대부분) 치유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해하는 데까지도 수십 년이 걸렸다. 그 과장에서 내가 배운 교훈이 당신에게도 유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164~165
마지막 만남에서 카프카는 소녀에게 편지와 함께 인형을 건네준다. 그 인형이 소녀가 잃어버린 인형과 다르다는 것을 잘 알아 편지에는 이런 말을 적었다. “여행을 하는 사이에 내가 좀 변했어.”
소녀는 그 선물을 남은 평생 동안 소중히 간직한다. 그리고 수십 년이 흐른 어느 날 그동안 못 보고 넘어갔던 인형의 갈라진 틈 안에 쑤셔 넣어져 있던 또 한 통의 편지를 보게 된다.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잃어버리게 되어 있단다. 하지만 결국 사랑은 다른 모습을 하고 다시 돌아와.”
--- p.187
현재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승자와 패자를 뚜렷하게 구별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인 닐 개블러Neal Gabler가 2017년에 [살롱Salon]에 올린 글처럼 “미국은 승자로 인정받는 (그리고 스스로도 승자로 자인하는) 사람들과 (중략) 승자들에 의해 패자로 여겨지는 사람들 사이의 구별이 심화되어 있다. 패자들은 문화적 천민으로 치부되어, 인도의 불가촉천민의 미국판에 상응하게 되었다. (중략) 자기 존중을 비롯해 존중을 받으려면 승자가 되어야 한다.”
--- p.209
‘노력이 필요 없는 완벽함’이라는 문구가 생겨난 곳이, 젊은 승자들이 우위를 지키려 애쓰는 미국의 명문 대학들이라는 점은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캠퍼스 내 불안감, 우울증, 자살의 비율이 증가하는 시대에 생겨난 점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은 완벽함보다는 승리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승자 유형의 사람이 되려 하고, 아주 높이 떠올라 삶의 씁쓸한 면을 피하려 하고, 패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과 관련된 문제다. ‘노력이 필요 없는 완벽함’이 우리의 대다수 대학에서 유행하는 말이라 해도, 그 기원은 우리가 미국 공화국이 시작된 이후부터 내내 굴복해온 바로 문화적 압박이다. 여기에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의 심화라는 새로운 현실까지 더해져 상대적으로 소수의 승자만을 배출하는 사회에서 승자처럼 느껴야 한다는 압박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 p.219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듯, 리더가 나타내는 감정에 따라 그 리더의 힘을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대체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화를 내는 리더가 슬프게 반응하는 리더보다 더 힘 있는 리더로 인식된다. 실제로 유독 달콤씁쓸한 유형의 사례들을 살펴봤더니 창의적인 인물은 쉽게 눈에 띄었으나 비즈니스 리더는 별로 없었다. 내 추측엔, 이것은 멜랑꼴리한 관리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런 유형임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경영학 교수 후안 마데라Juan Madera와 D. 브렌트 스미스D. Brent Smith의 2009년도 연구를 통해 때때로 분노보다 슬픔이 리더들에게 더 좋은 결과(따르는 사람들과의 관계 강화, 효율성에 대한 인식 증가 등)를 견인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 p.226
출판사 서평
“슬프면 울어도 돼!”
낙천적인 세상 속에서 책망받고 있는 감정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기억할 것이다. 11살짜리 라일라라는 주인공 여자아이의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실제 사춘기 딸을 둔 피트 닥터 감독이 딸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닥터는 주역으로 몇 가지 감정을 놓고 고심한 끝에 소심이를 기쁨이와 함께 영화의 중심 캐릭터로 정했다. 소심이가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점이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슬픔이도 고려했지만 매력이 없을 것 같았다고 한다.
그렇게 영화 작업이 3년째에 접어들었을 때 이미 대본도 완성됐고 애니메이션도 어느 정도 제작되어 사전 제작분 시사회 일정까지 잡힌 마당에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이야기 전개상 기쁨이가 아주 큰 교훈을 배워야 했지만 소심이는 기쁨이에게 가르쳐줄 게 없었다. 그렇게 슬픔과 절망에 빠져 있던 감독은 오히려 슬픔 속에서 간절한 사랑을 깨달으면서 주역을 소심이에서 슬픔이로 전격 변경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대성공을 거둬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픽사에서 역대 최고 수익을 낸 오리지널 창작 영화의 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우리는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 등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산다. 더불어 이러한 감정들로 타인을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암암리에 우리는 기쁨이만을 강조하기도 한다. 실제 영화에서도 기쁨이는 슬픔이를 싫어한다. 주인공 라일라가 기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사회적 잣대에 자신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상황이나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속상해도 괜찮은 척, 싫어도 좋은 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 『비터스위트』는 슬픔을 표현하라고, 슬픔이 사라진 척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세상은 기쁨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실제로 기쁜 일보다 오히려 슬픈 일이 더 많다고 말하고 있다. 그 슬픔을 진정으로 토해낼 때 뒤집혀 있던 진짜 기쁨이, 사랑이 발견될 것이다.
“달콤씁쓸함에 대한 놀라운 발견”
창의성을 분발시키는 부정적인 감정들
흥미진진한 연구 사례가 있다. 캐롤 얀 보로웨키라는 경제학자는 언어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모차르트, 리스트, 베토벤이 일생 동안 쓴 서신 1,400통을 연구했다. 그는 3명의 편지가 행복 같은 긍정적 감정이나 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을 언급한 경우를 추적해 이 감정들을 언급한 시기에 작곡한 음악의 분량과 특성에 대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3명의 예술가의 부정적 감정이 그들 자신의 창의적 결과물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조 음악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부정적 감정 중 슬픔만이 우리의 기분을 북돋워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외의 여러 연구에서도 슬픈 기분이 대체로 주의력을 더 예리하게 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슬픈 기분은 집중력과 꼼꼼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인지 편향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펴보자. 친구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괜찮아, 참아”라고 달랜다. 슬프다고 울음을 터트리면 “그런 일로 왜 울어? 별일 아니니까 울지마”라고 다그친다. 두렵거나 무섭다고 하면 “견뎌야 해, 극복해야 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결국 건강한 삶, 창의적인 삶을 사는 데 악이 된다.
모든 것이 잘 되어야 하고, 모든 것이 다 좋아야 하고, 모든 것이 다 괜찮아야 하는 긍정병에 걸린 사회에서 과연 슬픔이라는 키워드는 책망받고 버림받아야 하는 감정일까? 너무도 등한시되고, 외면당하고, 심지어 왜곡당했던 슬픔, 고통, 상실, 이별, 불안 등의 감정에 대한 평가가 이 책을 통해 재정립된다.
수전 케인이 『콰이어트』로 인해 내향인들에게 새로운 힘을 발견해줬듯이, 이번 『비터스위트』라는 책도 남들보다 멜랑꼴리하고 달콤씁쓸한 감정이나 슬픈 감정 상태에 더욱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주목하자. 이 책은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당신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창의성을 발견하게 하고, 그들의 고통을 기쁨으로 바꿔줄 솔루션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