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갈라티아 5,1-6 루카 11,37-41
뷔페에 가서 접시를 집으려고 하는데, 여러분 앞에 단 두 개의 접시만 놓여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나는 접시 안쪽은 깨끗한데 바깥쪽이 더럽고, 다른 하나는 바깥쪽은 깨끗한데 안쪽이
더럽습니다. 여러분은 둘 중에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음식을 담아야 하니 안쪽이 깨끗한 접시를 고르지 않겠습니까?
사람도 겉보다 속이 깨끗한 사람이 진국입니다. 이를 잘 알면서도 우리는 내면을 가꾸기보다
남들 눈에 쉽게 띄는 겉모습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겉과 속이 대비되는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겉으로는 고상하고 청렴한 척해도, 속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축적하며 끝없이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루카 복음에는, 같은 내용을 전하는 마태오 복음과 비교하였을 때 눈에 띄게
다른 구절이 있습니다. 마태오는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23,26)라는 예수님의 명령으로
내면의 정결함을 직접 주문합니다. 반면에 루카는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11,41)
라는 명령으로 이를 대체합니다. 갑자기 자선을 베풀라니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예수님께서 탐욕이 가득한 인간의 속내를 비판하셨다면, 이 비판은 그런 탐욕으로 축적해 놓은
재산을 그냥 움켜쥐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쌓아 올린 부로 자선을
베푸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는 탁월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재산을 지나치게 탐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움켜쥐고만 있으면
잔 속의 얼룩은 더 심해지고 뿌옇게 됩니다. 가진 것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하여
뿌옇게 얼룩진 잔 속을 깨끗이 닦아 내도록 합시다.
인천교구 정천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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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갈라티아 5,1-6 루카 11,37-41
주님의 도전
오늘 주님께서는 정결례 법을 거스름으로
자기를 집에 초대한 바리사이의 심기를 거스릅니다.
우리 생각에, 초대를 받은 손님은 가능하면 집주인이 원하는 것을 거스르지 않고따르는 것이
예의인데, 오늘 주님께서 그것을 따르지 않은 것은예의가 없고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누굴 집에 초대한 것은 사랑을 보인 것인데
그 사랑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게는 그런 주님의 행위가 의도적인 도전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가 싫어할 줄 뻔히 아시면서 그렇게 하신 겁니다.
당연히 그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깨뜨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고정관념 또는 관습의 타파입니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그래서 행동하시는 데 거침이 없으신 분으로서의 행동이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이 매이지 않음과 거침없으심을
기존 질서를 거부한 히피들의 저항 정도로 폄훼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행동은 그저 개인의 저항이 아니라
제가 볼 때 위대한 사랑 혁명 또는 사랑 운동입니다.
본질을 생각하고, 본질로 돌아가자! 뭐 이런 위대한 혁명입니다.
무엇을 하든 본질은 사랑이고, 사랑이라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
낡은 관습과 고정관념에 매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주님의 사랑 혁명을 정결례의 낡은 관념과 관습으로 가두려고 하면
그 정결례라는 관습과 관념의 부대는 터질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부대 안에는 사랑을 담아야 하고 사랑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오늘 이렇게 일갈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사실 우리 속에 사랑이 담겨있으면 사랑을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결례 관습에 얽매여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지 않고 사랑 실천에 매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속에 사랑이 담겨있고 그래서 사랑으로 가득하면 우리의 손은 더러워도
사랑을 실천할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느라 손이 깨끗할 겨를이 없을 겁니다.
사랑으로 아이의 코를 닦아주느라, 사랑으로 걸레를 빨고 걸레질하느라,
손은 더러워지지만, 오늘 말씀대로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입니다.
겉은 깨끗하지만,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청소하려고
우리의 손은 더러워질 수밖에 없지만, 속은 사랑으로 깨끗하고 따듯한
우리가 되라고 주님께서는 오늘도 도전하십니다.
그 도전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사랑 혁명에 동참하시겠습니까?
새 술을 담는 새 부대가 되시겠습니까?
작은 형제회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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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갈라티아 5,1-6 루카 11,37-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 받았을 때에 일어난 일을 전해줍니다 .
그런데 당혹스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루카 11,38).
왜 그렇게 놀랐을까요?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의식은 당시의 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위생상의
하나의 관습이나 예의였을 뿐 아니라, 나아가 세상과 접촉함으로 인하여 생기는 불결을
제거하기 위한 정결례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예수님께서 율법을 어기셨기 때문에 그들은 놀랐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놀라는 바리사이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루카 11,39)
이는 진정한 ‘정결례’는 겉을 씻는 일이 아니라 속을 씻는 일임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음식에는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루카 11,39)고 하십니다.
이는 단지 속을 씻는 일이 겉을 씻는 일보다 낫다는 것만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속에 담고 있는 것을 정당하게 취득한 것인지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곧 불의와 착취,
부정과 탐욕, 이기와 사악함을 동시에 질타하십니다.
그러니 우리의 속이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지, 또 그것들을 어떻게 채웠는지,
왜 채웠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단지 이러한 사실을 깨우쳐주시는 것만이 아니라 깨끗해지는 방법도
말씀해 주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41)
이처럼 더러움을 비워내는 길, 깨끗해지는 길은 형제와 이웃에게 자선을 베푸는 일임을
말씀하십니다. 착취와 사악으로 가득 채운 속을 비우는 방법은
바로 ‘사랑’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정결법이라는 율법의 본래의 정신이 ‘사랑’에 있음을 밝히십니다.
곧 ‘정결법의 정신’은 깨끗하게 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있습니다.
그러니 속에 있는 것을 비워낸다고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 비워지고
깨끗해지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우리 마음 안에 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2코린 4,7) 으로 말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그러니 중요한 것은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드셨으니’, 우리 마음 안에 그분의 사랑이
담겨 있음을 보는 일입니다.
그런데 더더욱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운 것은 사랑을 베풀면 그 자체만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곧 구원을 입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를 명심해 새겨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말씀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41)
<오늘의 샘 기도>
주님!
제 속을 들여다보게 하소서!
탐욕으로 채운 것을 사랑의 나눔으로 비우게 하소서!
사랑만이 모든 것을 다 깨끗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해져 당신의 향기 품게 하소서!
제 속에 당신의 뜻을 품고 그 뜻을 퍼주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온전히 깨끗해지게 하시고, 당신 얼굴 뵙게 하소서!
아멘.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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