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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호밀밭과 고삼호수
어머니 품처럼 드넓은… 어버이날이 낀 5월의 첫 주말. 모처럼 부모님 모시고 다녀올 만한 곳을 찾게 되는 때다. 멀지 않은 거리에, 걷지 않고도 근사한 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면 좋겠고, 나이드신 분들이 좋아할 만한 구경거리·먹을거리가 기다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수도권에 사는 이라면, ‘편안할 안(安)’자를 쓰는 고장, 경기도 안성 땅에 눈길을 줘볼 만하다. 초록 물결 일렁이는 드넓은 호밀밭과, 백로 두루미 소리없이 뜨고 지는 호숫가 풍경을 찾아간다. 차를 타고 둘러보는 코스다. 드라이브 앞뒤로 남사당놀이와 태평무 공연을 즐기고, 전통 장류로 조리한 토속음식을 맛본 다음, 대형 찜질방에서 피로를 풀 수 있는 여정이다. 호수 풍경은 이른 아침, 호밀밭은 오전 시간이 더 보기 좋다. 드넓은 호밀밭 언덕-안성목장 짙푸른 언덕 너머로 황톳길이 아스라하게 사라진다. 바람 불면 초록 파도가 길을 덮을 듯 넘실대는 12만평 호밀밭이다. 큰 파도 작은 파도 몸 부딪치며, 진초록·연초록 싱그러운 춤판을 펼친다.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 농협 축산연구소 가 운영하는 안성목장의 목초지다. 해마다 이맘때 만날 수 있는 광활한 초록빛 들판으로 보리밭이 있으나, 호밀을 재배하는 널찍한 밭은 만나보기 쉽지 않다. 안성목장은 전체 39만평 중 30만평을 한우 사료용 목초지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만평에 해마다 호밀을 심어 가꾸고, 나머지엔 알팔파·레드크로바 등을 길러 사료로 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보리밭과 비슷하나, 호밀이 보리보다 성장이 약간 빠르고 빛깔도 진하다. 지금 안성목장 호밀은 어른 허리께까지 자라올라 잔바람에도 일렁이며 종다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호밀밭 파수꾼’은 대여섯 그루의 키 큰 미루나무들이다. 미루나무잎 반짝이는 그늘에선 조팝나무 흰 꽃 무리가, 조팝나무 꽃 그늘에선 냉이꽃이 지천으로 깔려 키 작은 민들레를 기른다. 호밀밭 경치가 볼 만한 지점은 배나무밭 옆 약간 언덕진 곳이다. 여기서 미루나무들이 바라보이는 쪽으로 황톳길이 이어지고, 바람은 불어와 길 좌우로 비탈진 호밀밭을 휩쓸며 미끄러져 내려가곤 한다. 이 호밀밭 풍경은 5월 중순까지만 볼 수 있다. 중순을 전후해, 익어가는 호밀을 푸른빛이 도는 채로 수확한다. 수확한 호밀은 저장고에서 가루 상태로 만들어 발효시킨 뒤 이 목장에서 기르는 1300마리 고기소(비육우)와 500여마리 번식우의 사료로 쓰게 된다. 호밀을 베어낸 자리엔 옥수수가 심어진다. 여름엔 드넓은 옥수수밭이 또 다른 볼거리로 다가오게 된다. 12만평 호밀밭 섬들 어우러진 고삼호수
안성 시내 북쪽 고삼면 의 고삼호수는 84만평에 이르는 꽤 넓은 저수지다. 1959년부터 물을 가둬온, 웬만한 꾼들에겐 잘 알려진 낚시터다. 부분적으로 보면 여느 저수지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낚시말고도 몇 가지 색다른 점들이 숨어 있어 관심을 끈다. 안성에 즐비한 호수들 중 가장 아기자기한 호변을 자랑하는 데다, 저수지로는 드물게 물 가운데 섬들이 솟아 있다. 용이 나왔다 해서 그것을 기리는 비석을 세웠다는 비석섬, ‘8’자 모양의 팔자섬, 동그랗게 생긴 동그락섬 등 3개의 무인도가 수면을 장식하고 있다. 수도권 다른 저수지들과 달리, 아직은 모텔·카페 따위의 세례를 덜 받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섬들은 150개에 이르는, 아담한 집처럼 꾸며진 수상좌대, 이들 사이를 오가는 쪽배들과 어우러져 그림처럼 다가온다. 미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청둥오리와 두루미·백로 들은 때도 없이 날아올라 이 그림에 황홀한 방점을 찍어댄다. 새벽녘 옅은 물안개를 거느리고 돌아온 수심 깊은 산그림자를, 좌대에 앉아 맞이하는 맛도 각별하다. 달골·구시기·새터·꽃뫼 등 이름도 아름다운 마을을 짚어가며 섬 둘레(약 12㎞)를 차로 돌아볼 수도 있다. 새 잎으로 덮여가는 물가 버드나무숲과 산벚나무 사이로 낚싯대를 펼친 연인·가족 강태공들은 세월도, 고기잡이도 잊은 듯 고요한 수면을 바라보며 도란거리기에 바쁘다. 안성/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남사당놀이 공연 ‘추억속으로’
● 남사당놀이 토요 상설공연=남사당은 조선 후기 전국의 장터와 마을을 돌며 공연했던 대중연예 집단이다. 안성은 조선 말에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가 이끄는 남사당패의 본거지가 있던 곳이다. 빼어난 미모와 소리, 줄타기 재주로 뭇사내의 넋을 빼놓던 바우덕이 남사당패의 예술혼은 안성시립 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의 상설공연을 통해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4~10월 매주 토요일 저녁 6시30분,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풍물·어름(줄타기)·살판(땅재주놀이)·덧뵈기(탈놀이)·버나돌리기(접시돌리기)·덜미(인형극) 등 ‘남사당 여섯 마당’을 중심으로 한 무료공연이 3시간(30분은 뒤풀이) 펼쳐진다. 특히 줄타기 공연이 볼 만하다. 남사당전수관 (031)675-3925. ● 태평무전수관 토요 상설공연=태평무는 왕실 및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추던 춤이다. 안성시 사곡동 태평무전수관에선 4~10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우리 춤, 우리 향기’라는 이름으로 전통춤 공연을 펼친다. 부채춤·칼춤·장고춤·북춤 등이 이어진다. (031)676-0141. ● 서일농원 토속음식=일죽면 화봉리의 서일농원은 국산콩만을 써서 담그는 된장·청국장과 고추장·장아찌류로 알려진 곳이다. 2년간 발효시켜 내놓는 장류와 장아찌들, 김치 따위가 맛깔스럽다. 15가지 반찬이 나오는 찌개류가 7000원, 녹두빈대떡 4000원. 3만평 넓이에 산책로가 있고, 2000개에 이른다는 항아리 행렬도 구경거리다. (031)673-3171. ● 건강나라 찜질방=죽산면 매산리. 자연빛이 드는 대형 사우나와 황토·숯·한방 찜질방, 돔형 한증막에다 원적외선 좌욕실, 마사지실 등을 갖춘 대규모 건강테마 찜질방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한다. 평일 1만원, 주말 1만3000원. (031)674-8255.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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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함 가보구싶어지네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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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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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터미널에서 목장 어떻게 가는지 아시는분 가르쳐주세요~ 자가용 없이는 못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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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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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좋은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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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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