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월)
▲포르테 디 콰트로①
◼노래의 재탄생
◀겨울 소리(박효신)
◀비처럼 음악처럼(김현식)
◀길(god)
◀향수(박인수/이동원)
◉11월이 끝나는 주 입니다.
사흘 후면 12월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이 만나는 때입니다.
두 계절이 겹치는 때라 그런지
날씨도 오락가락 심란합니다.
◉오늘 내일은 영상의 기온에
마지막 가을비도 한두 차례
다녀갈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레
11월 마지막 날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울 예령(豫令)을 겁니다.
그리고 12월 첫날부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답니다.
낮 기온조차 영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추위가
호된 겨울을 신고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국화를 제외한 대부분
꽃들이 떠나갔습니다.
상강(霜降) 무렵부터 꽃들이
하나둘 인사하고 떠나면서
이제 거의 모두 모습을 감추고
헤어짐을 끝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있던 한련화와
메리골드가 모두 떠난 지도
보름 이상이 됐습니다.
◉그런데 서리와 추위 속에서
떠나지 않고 바위틈에서
버티고 있는 한련화를
지난 주말 만났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마음졸이기도 했습니다.
바람과 서리를 막아주는
바위틈에서 용케 견디고 있는
녀석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 닥칠 큰 추위는
아무래도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
안쓰러워집니다.
이불을 덮어주면 괜찮을까?
그래도 조만간 떠날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가을 끝에서 이제
겨울 소리가 들릴 때가 됐습니다.
그 ‘겨울 소리’로 시작합니다.
박효신이 2018년 정월 초하루에
내놓은 ‘겨울 소리’는
겨울의 차가움보다
따뜻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노래입니다.
김이나 특유의 따뜻한 노랫말이
겨울의 정서를 녹여놨습니다.
따뜻한 화음으로 노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포르테 디 콰트로의
소리로 들어보면 그 따뜻함이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외국어 가사는
헝가리어로 된 노랫말입니다.
헝가리 마걀족의 언어라고 합니다.
박효신과 함께 작업한 정재일이
헝가리 음악인과 협업한 인연으로
헝가리 합창단의 백 코러스가
원곡에 들어가고
헝가리어 가사까지 들어갔습니다.
원곡의 가장 나중 부분을
‘포디콰’는 가장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오늘 밤 이 노래와 함께 잠이 들어
달콤한 우리의 꿈은 눈처럼 하얗다.’
한반도 북부에 살던 퉁구스계
민족인 말갈족의 일부가
헝가리까지 흘러 들어가
마걀족이 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벼리의 서정적인 목소리로
시작된 ‘겨울 소리’는 네사람의
격조 높은 화음으로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다소 쓸쓸한 느낌도 있는
원곡이 성스러운 느낌의 노래로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있었던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는 여러 노래를
불렀습니다.
맏형격인 고훈정은 이 ‘겨울 소리’가
최고의 무대였다고 회상합니다.
‘Sleep in White’, ‘겨울 소리’입니다.
https://youtu.be/S_EaBeCynSc
◉포르테 디 콰트로는 팬텀싱어
시즌 1 우승팀입니다.
쉽게 말하면 초대 챔피언입니다.
2016년 연말에 시작해
2017년 초에 끝난 크로스 오버
음악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이후 세 차례 시즌을 통해
많은 팬텀싱어 4중창 그룹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상당수 그룹이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자랑하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시즌 3’ 이후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내년 상반기에 방송될
‘시즌 4’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모레 11월 30일이 참가자 지원
마감일입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참가자 모집에는 국내외 수많은
지원자 수가 폭주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외 다양한 지원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심을 통과해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해외 실력파를 붙잡기 위한
해외 오디션은 이달에 미주와
유럽지역에서 진행됐습니다.
과연 어떤 실력자들이 등장해
크로스 오버 열풍을 불러올지
내년 상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작될 시즌 4를 기다리며
그동안 세상으로 나와
멋진 하모니로 좋은 노래를
들려준 팬텀싱어 팀들의
활동을 따라가 봅니다.
앞에서 ‘겨울 소리’를 들려준
포르테 디 콰트로(포디콰)가
가장 먼저입니다.
11월에 떠난 김현식의 노래를
그들 덕분에 11월이 끝나기 전에
듣고 지나가게 됐습니다.
◉최근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故김현식의
목소리를 분리해 같은 반주위에
싣는 기술력을 선보였습니다.
그 덕분에 김현식의 노래
‘비처럼 음악처럼’을
모창 가수들과 함께 같은 반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거칠고 직설적인 김현식
특유의 목소리였습니다.
포르테 디 콰트로는
김현식의 원곡과 다르게
서정적인 가사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비처럼 음악처럼’을
재탄생 시켰습니다.
◉편곡을 맡은 포디콰의 오은철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먼저 전주로 가져왔습니다.
이어 포디콰가 화음의 장인답게
밸린스를 잘 유지해
듣기 편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줍니다.
김현식의 원곡도 훌륭하지만
느낌이 다른 포디콰의
‘비처럼 음악처럼’은
또 다른 명곡으로 재탄생됐습니다.
https://youtu.be/Ek2SgcoQqhQ
◉2001년 god 정규 4집에
수록된 ‘길’은 수많은 가수가
커버한 명곡입니다.
‘난 지금 어디로 거는 걸까?’
젊은 시절 누구나
자신에게 질문해봤을 공감하는
내용이 오래 남아 있는 노래입니다.
박진영이 만든 이 노래는
공감과 위로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싱잉 랩입니다.
god의 윤계상은 이 노래가
자신들이 부른 노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엄지척’을 올려붙입니다.
◉지난해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가 무대에 올린
‘길’ 역시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과 희망을 주는 노래로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싱잉 랩을 멋진 4중창의
화음으로 소화해 낸 데 대해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서로 다른 네 목소리의 멋진
어우러짐은 소리에 집중하는
포디콰 멤버들의 안정감이
가져온 선물입니다.
https://youtu.be/NYd2ApS4c18
◉1927년 정지용 시에
1980년대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인 ‘향수’는 가곡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 오버 음악의
한 예로 거론돨 정도로
가곡과 가요의 경계선에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페라가수 테너 박인수가
대중가수 이동원과 함께
불렀습니다.
요즘 같으면 흔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오페라가수가
대중가수와 함께 음반을 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습니다.
박인수는 국립 오페라단원에서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130만 장의
앨범이 팔리고 박인수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여든다섯 살의 박인수는 아직도
음악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클래식괴 대중가요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된 노래라면
포르테 디 콰트로는 이 노래를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적임자 가운데 한 팀입니다.
1927년에 쓴 정지용의 시는
아름답고 토속적인 우리 말
시어를 등장시켜
사람의 공통적 정서인
향수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제 강점기 고향상실의
비애가 언뜻언뜻 드러납니다.
그래서 실개천, 얼룩배기 황소, 질화로
같은 말과 함께 성근 별, 모래성,
서리 까마귀 같은 단어도 등장합니다.
포디콰는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하고 파워풀한 하모니로
이 노래가 지닌 정서를
잘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가을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했던 ‘향수’입니다.
https://youtu.be/rjQjHdWSl6M
◉‘크로스 오버 장르의
새 시대를 연 개척자’
6년을 한결같이 활동해온
포르테 디 콰트로에게
붙여진 평가입니다.
인간적인 소통을 절대적
바탕으로 팀워크를 쌓아온 것이
그들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여기에 보태진 단단해진
소리의 하모니로 그들만의
장르가 저절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창작곡이든 커버곡이든
그들의 색깔로 치장하며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팬텀싱어4’에 도전하는
지원자들은 크로스 오버 음악을
확산시킬 재산이라고
포르테 디 콰트로는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도움의 말을 건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합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개성이 강하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으니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소용없다
양보하고 소통하고
서로 이해해서
앙상블을 잘 맞추는 것,
그것이 바로 실력이다.’
6년을 함께 온 네 명의 경험이
만들어낸 충고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