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레라 시대의 사랑
/
가르시아 마르케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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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으며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나 달라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구두가 딱딱거리면서 돌길 위를 걸을 때
왜 아무도 자기처럼 정신을 잃지 않는지,
그녀의 베일에서 나오는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왜 모든 사람들이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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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종속된 생활을 하면서 양보해야 했던 모든 것을 되찾고 싶었다.
물론 남편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었지만 그가 죽자 그녀는 누구인지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하루 아침에 고독하게 변해 버린 거대한 타인의 집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는 유령이 되어,
죽은 남편과 살아남은 자기 중에서 누가 더 죽은 것인지 자문하면서 고뇌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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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함께 있으면서 느끼는 행복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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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를 실컷 이용하도록 해.
넌 젊으니 가능한 한 모든 고통을 겪어보는 게 좋아.
이런 일이 평생 지속되는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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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곧 내가 살아야 할 존재의 이유예요.
난 살아야겠어요.
그 사람이 나를 필요하다고 하니까요.
빗방울도 조심해야죠. 살아야 하니까요. 지고지순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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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애인과 팔짱을 끼고 산책하던 늦가을 날
화롯가에서는 군밤 냄새가 풍겨오고 우울한 아코디언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옥외 테라스에서 질리지도 않고 계속 키스를 하던 연인들을 보면서
그 황금빛 저녁보다 더 순수한 행복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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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기억은 나쁜 기억을 지우고 좋은 기억만 과장하는 법이며,
이런 책략 덕택에 우리가 과거의 짐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엔 그는 아직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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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어머니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은 날 단 한 번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계속해서 태어나는 것이라는 확신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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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구절이 유명하지만 전 마지막 구절이 참 와닿았아요.
계속해서 태어나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