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충북의 정치지형도는 복잡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지역구 8석을 모두 휩쓸었지만 지방선거 구도는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현직의 이원종 지사가 3선을 향한 출마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전현직 고위 관료와 현직의 국회의원이 나서고 있어 '도전과 응전'의 한판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과 심대평 충남지사가 추진하는 신당세력의 충북 상륙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구도=한나라당 소속의 이원종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대항마'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의
수성의지와 우리당의 필승카드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자민련과 신당이 가세하고 있어 3-4파전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출마자들의 정당선택도 관심을 모은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은
상대편 견제와 당선을 위한 당적변경 가능성도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우리당과 한나라당, 신당간의 치열한 인물잡기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2007년 대선과 맞물려 있는 만큼 각 정당에서는 지지세 확보를 위한 정치영역 넓히기 대립도 펼쳐질 것으로 보여 치열한
대결도 예상된다.
▲누가 출마하나=31일 현재 7-8명이 거론된다. 열린우리당에서는 홍재형(67)·이시종(58)·변재일 국회의원(57) 등 3명의 현역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원종 현지사(63), 한대수 청주시장(61)의 출마가 예상된다. 자민련에서는 오효진 청원군수(61)가 거론되고,
아직 정당을 확정하지 않은 정우택 전해양수산부 장관(52), 안재헌 전여성부차관(57)이 도전의지를 드러냈다.
우리당의 도백 경쟁은 물밑에서 뜨겁게 경합하고 있다. 홍재형 의원은 재무부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재선 국회의원으로 '경제지사'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주변에서 많은 권유를 받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출마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홍 의원 측근은 "현재로선 부정도 긍정도 아니다"라며 "여러가지 정치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많이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끼고 있다.
이시종 의원은 충북도 기획관리실장과 민선 1, 2, 3기 충주시장을 지낸 지방행정 전문가로 불린다. 이 의원은 "내년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해 보지 않았으나 지방자치시대에 할 역할이 있다면 생산적인 일을 추진해 보고 싶다"고 출마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의원의 측근은 "민선
자치단체장을 지낸 분이기 때문에 기회와 여건이 맞으면 현장에 있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재일 의원은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전문가로 첨단산업 발전론을 내세우고 있다. 변 의원은 "도지사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시킬
추진력 있는 사람이 요구되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역량 있는 인물이 나서 충북발전의 마스터 플랜과 미래 전략 지향적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간접적인 출마의지를 내세웠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원종 지사의 3선도전의 움직임 속에 한대수 청주시장이 도지사 도전여부를 놓고 고심중에 있다.
이 지사는 재선을 역임하면서 높은 인지도와 특유의 친화력이 장점으로 꼽히며 출마가 확실시된다. 그는 현직의 부담 때문인지 "지금은 뚜렷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며 "출마한다, 안한다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당에서 정해 놓은게 있으면 나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3선도전의지를 피력했다.
한대수 시장은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여부에 따라 출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은 "남은 1년은 긴 시간이다. 청주시와 청원을
통합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도지사 출마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장직 사퇴와 불출마의 배수진을 치는 등
강한 통합의지를 나타냈다.
정우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젊고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CEO지사론을 강조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새로운 충북의 변화와 지역발전을 위한
도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희생할 준비중"이라며 "정치인은 신명을 바쳐 필요로 하는 시대에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신당의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관망의사를 밝힌 뒤 "앞으로 (정치가) 변화무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당선택의
고민스러움을 내비쳤다.
안재헌 전 여성부차관은 정통행정관료 경험을 토대로 지역발전의 적임자론을 내세운다. 청주시 사창동에 지역산업발전연구원을 개설할 예정인 안 전
차관은 "도지사는 도민의 심부름꾼으로 구심적 역할과 역량을 집결시켜야 한다"며 "충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지역산업발전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민련에서는 오효진 청원군수(61)가 거론되고 있으나 출마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변수와 전망=충북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사업 해결과 출마예정자들의 정당선택 문제가 관전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행정도시가 연기·공주로
확정된 뒤의 민심변화는 비롯 기업·혁신도시의 원활한 추진,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 특화산업 육성, 공공기관 유치 문제등은 대형 이슈
사업으로 지역정치권을 뒤흔들면서 도백선거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출마인사들의 정당선택도 관전 포인트다. 이원종 현지사의 한나라당 고수여부에 따라 우리당의 경쟁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정우택 전
장관의 변수도 잠복하고 있다.
도지사 선거는 오는 연말까지 후보군에 대한 영입 및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지역현안 문제를 놓고 각 정당간 대립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嚴在天·丘在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