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
장애`에서 실제 치매환자가 되는 비율은 10명 중 1명 정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지기능 검사에서 같은 나이, 같은
교육수준, 같은 성별의 정상인보다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치매ㆍ경도인지장애센터(정신
건강의학과) 김기웅ㆍ한지원 교수팀은 65세 이상 노인 1천명을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9%만 치매로 악화하고 18%는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2일 밝혔다.
나머지 73%는 악화와 회복을 반복했지만, 추적기간에는 경도인지장애 상태에 머물렀다.
이처럼 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일지라도 예후가 다른 것은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실행능력, 주의집중력 등의 여러 가지
평가영역들이 얼마만큼 복합적으로 작용했는가에 따라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억력만 떨어져 있으면 치매로 악화하기 어렵지만, 기억력과 언어능력이 함께 저하됐다면 치매로 악화할 가능성이 약 3배가량 높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경도인지장애 단계라도 일상생활 능력이 완전한 사람보다 경미한 정도 이상의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일상
생활에서의 경미한 불편함으로는 ▲ 세금 납부, 은행업무 등의 처리
실수 ▲ 체스, 바둑 등
게임이나 취미활동의 능력 저하 ▲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인지도 저하 ▲ TV 프로그램, 책, 잡지 등에 대한 이해도와 집중력 저하 등이 꼽혔다.
김기웅 교수는 "본인 스스로 기억력 감퇴를 느낀다면 조기에 치매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면서 "만약 경도인지장애이면서 일상생활 능력이 감퇴한 경우라면 반드시 치매 정밀
진단과 함께 정기 진료를 통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