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별세하신 박재원목사님이 나를 놀라게 하신다. 부고장에 보니 빈소없는 장례식이라고 돼 있기에 어떤 사연인가 보니 본인이 평소에 장례식때 절대로 빈소를 마련치 말라고 당부를 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당연히 부의금 계좌도 없다. 하지만 사정을 잘 아시는 선배목사님이 고인명의의 계좌를 알고계셔서 나중에 고지해 주셨다.
나의 모친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1년 1월18일에 별세를 하셨다. 조촐하게 빈소를 마련했고 당시는 으례히 그랬기에 식사도 기본인 50인분을 예약했다. 하지만 실제로 조문을 다녀가신분은 20명도 안된다. 장례식장 가까이 사시는 사촌형님 두분과 처제2명 그리고 이종사촌 여동생부부 그리고 노회 선배목사님과 어머님이 이용하던 재가요양센터 센터장 등등. 그 쓸쓸함과 허전함은 이루 말로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떤 면에서는 굳이 빈소를 마련하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게 실제로 쉽지는 않다. 모친 장례식때 장례식장 대표의 말에 어느 가정은 빈소를 마련할 형편이 안돼 영안실에 안치만 했다고 하였다. 어떻든 유족의 입장에서는 빈소를 마련하고 만 이틀간은 꼼짝 못하고 빈소를 지켜야하니 심신이 피곤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빈소를 마련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음에도 그렇게 한다는 것은 허례허식에 대한 과감한 탈피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상상하기 힘든 결단과 고인의 유지를 잘 받드는 자손 역시 칭찬받을만 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