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저녁 취재 중인 서울의소리 기자의 기자증과 휴대전화를 강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무성과 김성태를 비롯한 자한당 국회의원 및 관계자들이, 다음날로 예정된 북한 김영철의 방남을 막는다며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측 도로를 불법 점거한 상황을 취재하던 도중이다.
이날 저녁 농성장에 않아 있다가 취재를 위해 접근하는 백은종 기자의 소속을 물으며 휴대전화와 기자증까지 낚아채 탈취해서 도망갔다가 경찰을 통해 돌려준 사람은 바로 자한당 인천 부평구갑 국회의원 정유섭으로 밝혀졌다.
정유섭은 백은종 기자의 취재를 방해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몸을 이용해 밀치는 것은 기본이고, 백 기자가 입고 있던 두루마기의 끈을 잡아당기는등 단순한 '취재 방해'를 넘어선 폭행을 가했다.
서울의소리는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으나, 경찰은 상황을 수수방관하기만 했다. 사건 발생 전에도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으므로 경찰은 사건의 발생 과정을 모두 지켜봤음에도, 국회의원의 특권 앞에서 법질서에 따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기자증과 휴대전화를 강탈당한 백 기자가 물품을 강탈한 정유섭이나 자한당 관계자가 아니라 경찰에게서 이를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정유섭은 백 기자의 소지품을 강탈하며 취재를 방해하고 나서도 이를 사과하며 직접 돌려주기는커녕 경찰에게 이를 넘긴 것이다. 이는 취재를 방해한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경찰에게 물품의 처리를 맡기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지난달 28일 밤 파주 통일대로에서 경찰이 헨드폰과 기자증을 돌려주자 탈취해간 자의 신원을 밝혀달라고라고 항의하는 백은종 기자 |
사건이 일어난 후 2월 28일 서울의소리 취재진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정유섭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보좌관 들에게 정유섭이 기자증 탈취 등의 범죄를 저지를 사실에 대해 사진을 보여주며 확인을 요청했으나 사과는 커녕 확인조차 해줄수 없다며 냉대했다.
현제 서울의소리가 경찰에 신고한 해당 사건은 파주경찰서 형사과에서 접수하여 처리하고 있다. 정유섭은 기자가 취재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기자증과 휴대전화를 강탈했다. 그들의 행위로 인해 서울의소리는 취재활동에 지장을 겪었다. 서울의소리와 백 기자는 정유섭을 업무방해와 폭행 등으로 정식 고소할 예정이다.
자신들 과오 돌아보지 않고 비판 언론 입 막는 습성... 반드시 고쳐야
자한당은 종합편성방송 MBN의 인터넷판 기사 제목 실수를 트집잡아 해당 매체에 대한 '전면 취재 거부'라는 방침을 세워 실행 중이며, 다른 매체도 성향에 따라 차별하는등 '언론 길들이기'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민심과 동떨어진 자신들의 행각을 반성하기는커녕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삼는 적반하장을 보이고 있다. 정작 언론장악을 했던 것은 자신들이 아닌가.
자한당 대표인 홍준표는 '언론 탓'을 넘어서 '여론조사 탓'까지 추가하며, "남의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속담의 완벽한 예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홍준표는 한국갤럽이 여론조사를 조작한다고 우기고 있으나 별다른 근거는 없다.
이러한 자한당의 언론관은 대표와 주요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관계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소리의 취재에 보여준 그들의 행동을 보면,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언론을 공격하는 방식이 옳다고 보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명박 한나라당과 박근혜 새누리당 시절 언론을 다루던 태도에서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자한당의 지지율은 다른 야당들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회 의석 수로는 제2당이며, 야당들 중에서는 제1의 당이다. 이러한 거대 정당이라면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책임을 인식하고 품격을 가져야 함이 마땅하다. 그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극단주의를 추구할수록 그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위험해진다. 자한당의 '언론 탄압' 습성을 반드시 고쳐야 할 이유이다.
첫댓글 듣보잡 국개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