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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는 역대 디펜딩 챔피언들중 코어 멤버들이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합니다.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보쉬는 이제 막 전성기을 보내고 있고, 드웨인 웨이드는 완만한 속도로 기량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킹 제임스라는 매력적인 "브랜드" 는 링을 갖고 싶은 리그의 많은 선수들로 하여금 마이애미를 방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레이 앨런이 대표적인 경우죠.
히트의 리핏을 막을 수 있을까요?
막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올 시즌 선수 구성이 거의 마무리된 지금, 히트를 막을 만큼 준비를 잘 하고 있는 팀이 있을까요?
CourtVision Analytics 를 통해 간단히 살펴 보죠.
우선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리그 넘버원 선수이자 역대급 선수로 발돋움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굳이 "구차하게" 기록을 끄집어 내지 않아도 명명백백한 팩트죠.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와 히트를 상대해야 하는 상대팀들의 경우에는 골치가 좀 아프더라도 분석을 해서 그를 막을 방도를 찾아 내야 합니다.
대체 르브론 제임스는 얼마나 좋아진 걸까요?
전 제임스와 히트가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이 "fluke" 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킹 제임스가 그 전 시즌들에 비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했고,
더 효율적인 선수가 된 제임스와 함께 하는 팀 히트도 한단계 더 효율적인 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림은 르브론의 슈팅 퍼포먼스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좌측 그림은 클리블랜드 시절의 르브론이고, 오른쪽 그림은 마이애미에 온 이후의 르브론입니다.
크게 세가지 특징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겁니다.
1.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시절 3점 라인 밖에서 던지는 슛의 비율이 23% 였습니다. 마이애미에 와서는 12% 로 줄였습니다.
2. 그는 지난 시즌 페인트존에서 득점을 가장 많이 성공하는 다섯명의 선수들중 하나였습니다. 그가 던지는 슛의 70% 가 페인트존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3. 그는 코트 왼쪽 베이스라인 근처에서 조금 더 나은 선수가 되었습니다. 코트를 양분한다면 제임스는 지난 시즌 약 47% 의 FG% 를 보여 주었습니다.
즉, 르브론 제임스는 현대 농구에서 불문율처럼 받아 들여지는 "강팀이 되는 조건" 을 스스로 체화해 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불문율이 뭐냐 하면,
1. 어중간한 퍼리미터샷은 던지지 말고
2. 최대한 골밑과 가까운 곳에서 슛을 시도하면
3. 더 높은 효율을 가진 팀이 될 수 있고
4. 강팀이 될 수 있다.
이런 르브론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르브론 제임스의 보이지 않는 약점으로 공공연하게 지적되었던 것이 코트에 서는 위치에 따른 공격 스타일의 고착화였습니다.
즉 그는 코트 왼쪽에서 볼을 잡으면 항상 페이스업으로 공격을 마무리했고,
왼쪽에서 공을 잡으면 항상 포스트업으로 공격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는 상대팀으로 하여금 그를 수비하게 하는 일종의 매뉴얼을 만글게끔 했습니다.
즉 르브론이 오른쪽에서 공을 잡으면 한두발자국 떨어져서 수비합니다. 그러면 르브론은 롱 점퍼를 던지겠죠. 효율성을 떨어뜨립니다.
왼쪽에서 볼을 잡으면 체격이 좋은 선수를 붙이거나 트랩 디펜스를 시도합니다. 최대한 골대에서 멀리 떨어뜨리는 겁니다.
하지만 히트로 오면서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이 특성을 버리기 보다는 조금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점슛 시도를 최대한 자제하고,
코트 왼쪽에서는 무자비한 공격수로 변신해 최대한의 공격 효율성을 이끌어 냈으며,
오른쪽에서는 최대한 볼 컨트롤러/ 게임 조립자 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
때문에 그는 코트 오른쪽에서 던지는 퍼리미터 샷은 거의 포기하게 되었지만,
농구에서 가장 비효율적이라는 3점라인 한두발자국 앞에서 던지는 점퍼를 포기하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그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향상된 포스트업 능력은 그가 코트 왼쪽에 섰을때 더이상 막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구요.
르브론이 코트를 지배한다고 느끼셨다면,
아마도 그의 이러한 변화가 그 느낌의 뒤에 존재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르브론 제임스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그에게 3점슛을 강요해야 합니다.
2. 페인트존으로 파고들지 못하게끔 차단해야 합니다.
3. 코트 오른쪽, 그것도 3점 라인 안쪽에서 최대한 볼을 잡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략 정도가 가능할 것 같은데요,
2번이 가능한 팀은 현재 레이커스밖에 없을 겁니다. 하워드만이 리그에서 유일하게 르브론의 페네트레이션을 봉쇄할 수 있는 선수거든요.
그런데 하워드조차 "건강" 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레이커스는.. 히트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할 겁니다.
썬더가 다른 후보가 되겠죠.
썬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히트의 다른 두명의 키 플레이어를 반드시 언급해야 합니다.
레이 앨런과 크리스 보쉬입니다.
전 드웨인 웨이드를 거의 non-factor 로 놓고 싶습니다.
그가 폭발하면 좋겠지만, 현재 히트의 시스템에서 웨이드는 다른 선수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논란이 많은 발언이겠지만.. 현재 웨이드의 모습을 보면 그래요.
비판 겸허히 수용합니다.
제가 웨이드보다 앨런과 보쉬가 히트의 리핏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썬더가 현재 로스터를 유지한다면 결코 히트를 다전제 시리즈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이유와 일맥상통합니다.
우선 이 두선수의 makeover map 을 보시죠.
레이 앨런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슈팅입니다.
그는 페인트존 안과 3점 라인 밖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슛을 거의 던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hottest zone 은 코트 왼쪽의 베이스라인과 코트 오른쪽의 45도 근방인데요,
이를 르브론의 makeover map 과 비교해보시면,
앨런의 핫존이 르브론이 슛을 거의 던지지 않는 부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왼쪽 베이스라인 부근이 그렇죠.
그림을 하나 상상해 보면,
코트 왼쪽에서 르브론이 볼을 잡으면 상대팀은 르브론이 반드시 공격을 시도한다고 생각하겠죠.
그러면 위크 사이드에서 앨런을 위한 오픈 스페이싱을 시도할 수도 있겠고,
르브론에게 더블팀이 붙는 사이 앨런이 스트롱사이드로 이동해 베이스라인에서 슛을 던질 수도 있을 겁니다.
레이 앨런의 영입은 르브론 제임스의 "진화" 에 대한 참 좋은 보완재입니다.
다음으로 크리스 보쉬의 메이크오버 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웹상에서 찾을 수 없어 ESPN Magazine 에 나온 것을 사진을 찍어 올립니다. (..) (이거 뭔가요.. 죄송합니다)
잘 안보이시죠? -_-;;;
요약해 드리면 (..) 보쉬는 코트의 정 가운데, 즉 center piece 부근에서의 미드레인지 슈팅 적중률과 슈팅 빈도수가 굉장히 높습니다.
또한 코트 오른쪽 베이스라인과 앨보우 근처에서 던지는 슛들도 효율성이 평균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르브론 제임스가 슛을 던지지 않은 곳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선수가 보쉬라는 이야기지요.
레이 앨런에 대한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보쉬는 어쩌면 르브론 제임스에게 참 좋은 파트너라는 생각이 드네요.
썬더는 보쉬를 막기 위해 이바카나 퍼킨스중 하나가 밖으로 끌려 나오게 됩니다. 항상 그렇죠.
그런데 르브론은 픽앤롤도 잘해요. 하이 픽앤롤은 썬더 수비 시스템의 취약점중에 하나이고,
이 하이 픽앤롤에서부터 파생되는 스페이싱에서 히트의 슈터들은 꽤 좋은 적중률을 보여 주었습니다.
히트의 롤플레이어들이 파이널에서 온파이어한 주된 이유는 르브론과 보쉬에게 쏠린 수비 덕분이었습니다.
보쉬는 제가,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유니크한 선수일 겁니다.
그는 리그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스팟에서 가장 효율적인 슛을 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예요.
그의 이러한 능력은 그를 unconventional, 즉 비전통적인 빅맨으로 보이게끔 만들었으며,
'점프슛을 쏘는 빅맨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없어' 라는 비판을 커리어 내내 받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며 리그에서 가장 독특한,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빅맨으로 거듭나게 된 거죠.
공격에서 어찌어찌 히트를 막아 낸다 쳐도, 수비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마이애미 수비가 NBA 평균 레벨에 비해 떨어지는 구역은 코트 오른쪽 45도 앨보우와 코트 왼쪽 3점 라인 밖 정도입니다.
즉 농구에서 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슛의 적중률을 높여야 히트의 견고한 퍼리미터 수비를 뚫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확률적으로 일단 지고 들어가는 싸움을 하는 셈입니다.
제임스 하든의 메이크오버 맵인데 하든의 슈팅 분포도를 보면 왜 그가 히트와의 파이널에서 부진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죠.
그는 자신이 가장 편안해 하는 부근에서 슛을 거의 쏘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장소에서 슛을 던지기를 강요받았고, 리듬이 깨졌으며, 그것이 시리즈 전체로 이어진 거죠.
썬더가 히트를 이기기 원한다면,
하든에게 오버페이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제가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beat-heat 의 또다른 후보는 보스턴 셀틱스입니다.
길게 말하지 않고 아까 말씀드린 보쉬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효율적인 선수로 꼽히는 한 선수의 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팀의 심장인 다른 선수.
보스턴은 마이애미의 화력, 그것도 최강의 트랜지션 오펜스를 차단할 수 있는 리그 최고 수준의 퍼리미터 수비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활동 반경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위력적인 프런트코트 수비수인 가넷이 뒤에서 버티고 있고요,
공격에서는 위의 챠트에서 보여드린 피어스와 론도가 히트의 수비가 가지고 있는 구멍 - 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지만.. - 을 공략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피어스가 3점라인 안쪽에서 슛을 던지는 스팟은 딱 네군데입니다.
골밑, 양 앨보우 근처, 그리고 자유투 라인 바로 뒤.
론도도 최소한 3점 라인 안쪽에서는 꽤나 위협적인 슈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이 히트의 퍼리미터 수비 라인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까요?
설린저라는, 아마도 글렌 데이비스 이후 보스턴이 얻은 가장 뛰어난 픽커와 함께 론도는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유린할 수 있을 겁니다.
피어스는 피어스죠 (..)
거기에 히트를 파이널에서 잘 공략했던 제이슨 테리라는, 리그에서 꽤나 저평가된 훌륭한 저격수를 데리고 왔습니다.
여전히 점프슛팀이지만,
히트를 상대로 가장 잘 구축된 점프슛팀일 겁니다.
와..양질의 글이네요. 개막이 더 기다려 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 닉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