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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2024년 한국 성인 축구의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변화한다. 프로 리그인 K리그1부터 세미프로 리그인 K3리그, K4리그에 이르기까지 제도가 예년보다 완화된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마련된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의 지향점과 변화의 의미를 살펴봤다.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의 도입과 변화
한국 성인 축구에는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존재한다. 나이가 적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도태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오랜 기간 한국 축구의 병폐로 지적돼 왔던 단기성과 위주의 팀 운영에서 벗어나, 재능과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다. 단기성과에 매몰되다 보면 유망주 육성보다는 경험 있는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편중되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3년 K리그에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를 도입한 뒤 유예 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도입 당시 출전 명단에 U-23(23세 이하) 선수를 1명 이상 포함시키는 것으로 시작한 이 제도는 점진적으로 강화되었고, 2019년부터는 저연령 선수의 기준이 U-23에서 U-22로 바뀌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1년부터는 대대적으로 개편된 교체 관련 경기 규칙에 ‘U-22 규정’이 접목됐다. ‘U-22 선수가 2명 이상 선발 출전하거나 1명 선발 출전 후 1명 이상 교체 투입될 경우 5명 교체 가능, U-22 선수가 1명 선발 출전하고 추가로 교체 투입이 없을 경우 3명 교체 가능, U-22 선수가 선발 출전하지 않으면 2명 교체 가능’이 지난해까지 K리그1과 K리그2에 적용된 ‘U-22 규정’이다.
2024시즌부터는 K리그1의 ‘U-22 규정’이 다소 완화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U-22 규정’의 일부 변경을 의결했다. K리그2에서는 기존 규정이 유지되지만, K리그1에서는 U-22 선수 미 출전 시의 교체 인원 차감 방식이 변경된다. 2024시즌부터 K리그1의 교체 대기 인원이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는 상황을고려한 것이다. ▲ U-22 선수가 2명 이상 선발 출전하거나 1명 선발 출전 후 1명 이상 교체 투입될 경우 5명 교체 가능 ▲ U-22 선수가 1명 선발 출전하고 추가로 교체 투입이 없을 경우 또는 U-22 선수가 선발 출전하지 않고 교체로 2명 이상 투입되는 경우 4명 교체 가능 ▲ U-22 선수가 선발 출전하지 않으면 3명 교체 가능이다. 전반적으로 기존 규정보다 교체 가능 인원이 늘어난 셈이다.
한편 세미프로 리그인 K3리그, K4리그에도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도입돼 변화의 과정 중에 있다. 2017년 K3리그가 어드밴스와 베이직으로 나뉘어 승강제를시작할 당시 U-21 선수 의무 출전이 논의됐다. 이는 2020년 K3·4리그 출범과 함께 공식화 됐는데, 세미프로 리그인 K3·4리그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연결하는 가교인 동시에 성인 리그와 유·청소년리그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KFA의 포부와 연관이 있다.
KFA는 리그를 출범시키면서 K3리그의 경우 출전 명단에 U-23 선수 2명, U-21 선수 1명을, K4리그의 경우 U-21 선수 3명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교체 가능 인원을 1명 줄이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자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유망주 육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으나 K3·4리그에 참가하는 구단 가운데는 팀 운영의 현실을 들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도 시행에 따라 선수 수급에 영향을 받게 될 대학축구 관계자들 또한 고충을 토로했다. KFA는 관계자 회의를 거쳐 의무 조항을 권장 조항으로 전환해 유예 기간을 뒀다. 또한 저연령 선수를 출전시키는 구단에 출전 시간에 따라 정책지원금을 지급하고, 각 구단에 저연령 선수 육성 지원금을 분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의 연착륙을 꾀했다.
K3·4리그는 2023년부터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정몽규 KFA회장은 2023년 신년사를 통해 선수 육성과 축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추진을 약속하며 “K리그에서 실시한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의 성과를 바탕으로, K3·4리그에도 이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K3·4리그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활약으로 선수 육성의 효과가 나타나고, 궁극적으로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더욱 향상되리라 믿는다”며 제도의 취지를 되새겼다. 2023년 K3·4리그는 출전 명단에 U-21 선수 3명을 포함시키고, 1명은 의무 선발 출전시키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했다.
2024시즌을 맞아 K3·4리그의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도 변화한다. KFA는 지난해 10월 대학축구 상생 협의회에서 도출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주요 내용 중 하나가 K3·4리그의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의 단계적 완화다. ‘U-21 선수 3명 출전 명단 포함’이었던 기존 제도는 올해 ‘U-22 1명, U-23 2명 출전 명단 포함’으로, 내년부터는 ‘U-23 3명 출전 명단 포함’으로 순차 조정된다. 의무 선발 출전 조항에 대해서는 논의 중(12월 말 기준)이다.
K리그에서 성장해 해외로 진출한 기대주들. 저연령 출전 제도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사진은 오현규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의 명과 암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일부 완화된 것은 대학축구와의 상생을 고려한 결과다. KFA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꾸준히 우려를표했던 대학축구 관계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 KFA와 대학축구연맹, 대학축구 지도자,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이 참여한 대학축구 상생 협의회는 지난해 4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6월,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토론과 논의를 거쳤다.
최근 대학축구는 그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저학년 선수들이 프로 또는 세미프로 무대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고학년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지속할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저연령 의무 출전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3, 4학년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박규선 한남대 감독은 “대부분의 학생들, 학부모들이 입학 후 1~2년 안에 프로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 와서도 선수나 지도자 모두 쫓길 수밖에 없다. 늦게 성장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들이 일찌감치 포기해버려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입시 제도에 맞춰 선수를 수급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저학년 선수들이 프로 또는 세미프로로 나가는 것이 달갑지 않다. 중요한 평가 요소인 취업률에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축구부 운영 자체를 꺼리는 대학이 늘어나리라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대학 3, 4학년만 되어도 프로에 가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학업과 선수 생활을 모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프로 팀에서는 22세가 넘어가면 선수들을 스카우트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학 지도자, 선수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일부 완화된 것,
특히 K3·4리그에서의 단계적 변화는 대학축구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연령 상한선이 높아짐에 따라 잠재력은 있지만 성장이 늦은 선수들에게도 도전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변석화 회장은 “K3·4리그에서 의무 출전 연령이 U-23으로 바뀌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졸업을 하고 나가게 된다. 일본의 사례를 살펴봐도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선수들이 사회에 나가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아시아는 대학 졸업 여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고 사회적 위치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대학축구 관계자들은 세미프로 리그의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 완화에 이어 프로 리그의 제도 또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리그의 ‘U-22 규정’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구단들이 산하 유스팀에 적극 투자를 함으로써 선수 육성에 힘을 쏟는 문화와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 아래 운영되고 있어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실제로 ‘U-22 규정’ 도입 후 일찌감치 프로 데뷔의 꿈을 이루는 유스팀 출신 선수들이 늘어났다. 물론 교체 카드 사용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U-22 선수를 선발로 기용한 뒤 전반 초반에 교체하는 이른바 ‘꼼수’ 작전도 적지 않지만, 이런 방식으로 깜짝 출전을 했다가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U-22 규정’ 덕분에 출전 기회를 얻은 유망주가 빠르게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는 사례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성장한 선수들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다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정상빈(수원삼성→미네소타유나이티드), 오현규(수원삼성→셀틱), 김지수(성남FC→브렌트퍼드),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스토크시티), 양현준(강원FC→셀틱), 이한범(FC서울→미트윌란) 등이 대표적이다.
유망주 조기 발굴과 실전 경험을 통한 성장의 성과는 연령별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3 FIFA U-20 월드컵 4강,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등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보통 이 연령대의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는 실전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따라다녔지만, ‘U-22 규정’ 속에 성장한 선수들은 달랐다.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는 ‘치열한 경쟁이 필수적인 프로 최상위 리그에 과연 맞는 제도인가’라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고 있다.
대학축구 상생협의회 논의를 통해 2024시즌 K3, 4리그의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건강한 하부리그 구조를 위해
기억해야 할 것은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점이다. 목적은 눈앞의 성적만을 쫓는 것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KFA 대회기획팀 이상운 매니저는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즉 건강한 성인 하부리그 구조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는 아직 그 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도를 통해 보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한국 축구에 건강한 하부리그 구조가 갖춰지고 유망주 발굴 및 육성에 대한 문화가 정착된 이후에는 저연령 선수 의무 출전 제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의미다. 제도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하부리그 구조가 갖춰지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대학 진학을 포함한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고려해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선수 육성 방식의 다양화와 보다 넓은 기회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KFA가 2033년 구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K리그1부터 K7리그까지의 완전한 디비전 시스템과 연결된다. 그에 앞서서는 K3·4리그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하부리그 각 구단들의 재정건정성과 지속가능성 등 이뤄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상운 매니저는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일찍부터 수준 높은 경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 한국 축구 환경에서도 손흥민과 이강인 같은 선수들이 자랄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시 한국 축구가 성장하고, 이를 지켜보는 어린 선수들이 늘어나 저변이 넓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월호 ‘ISSUE 2’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첫댓글 대한축구협회가 추구하려는 정책기조가 아직까지 대학축구의 어려움을 인지하지 못하며 자신들 정책의 합리화만 주장하려는 논조의 기사에는 나 자신도 동의하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가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기구답게 포용하고 정책의 변화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에 적극적 수용하여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데,
"과정도 자신들 맘대로, 결과도 자신들 맘대로" 포장하려는것에 진정 한국축구 발전을 꾀하려는 협회인지 의구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