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무리한
고발을 주도한 사세행의 판단은 검증의 사각지대에 안전하게 남았다.
유시민 작가가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비판했다.
시사비평가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그러자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 비판이 허위라며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대통령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사건을 종결했다.
이 지점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 일련의 과정은 정당한가.
우선 사세행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유 작가의 주장을 허위라고 단정했는가.
‘처벌 불원’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는 절차다.
그런데 진위조차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은 무슨 근거로
‘피해자’가
되고 유 작가는 어떻게
‘가해자’
프레임에 갇히게 되었는가.
정치적 비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허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주장이 잘못됐다면 사실과 논리로 반박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사세행은 공론장에서의 토론 대신 형사 고발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택했다.
비판의 타당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논쟁을 범죄의 영역으로 끌고 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고발로 증명된 것은 무엇인가.
유 작가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인가,
아니면 그저 사세행이 누군가의 비판을 문제 삼아 고발했다는 행위
자체뿐인가.
처벌 불원에
따른 사건 종결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고발의 출발점이다.
사세행은 비판을
‘허위’로
규정하며 고발했지만,
사건이 종결된 지금도 주장의 진위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다.
고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고발할 권리가 있다고 해서 다른 이의 비판을 함부로 허위라 단정할
권리까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치적 논쟁을 형사사건화하려면 그에 걸맞은 엄중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근거 없는 고발은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비판자에게 수사 및 처벌에 대한 심리적·사회적
부담부터 지우기 때문이다.
사세행의
행태가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발은 사세행이 던졌는데,
그로 인한 모든 부담과 피해는 유 작가가 오롯이 짊어진다.
사건이
‘처벌
불원’으로
어물쩍 마감되면서,
고발이라는 사실만 남은 채 유 작가에게 씌워진 억울한 혐의는 깔끔히
씻기지 않는다.
정작 고발의 무모함을 따져 물어야 할 목소리마저 흐려지고 마는 것이다.
유 작가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하고 억울하겠는가.
비평가로서 제 할 말을 했을 뿐인데 졸지에 피고발인이 되었다.
내친김에 자신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법정에서라도 당당히 따져보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주장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유야무야된 사건의
종결이다.
결국 한쪽은
‘처벌을
원치 않는 자애로운 지도자’로
비치고,
다른 한쪽은
‘용서받은
가해자’처럼
기묘한 모양새가 됐다.
정작 무리한 고발을 주도한 사세행의 판단은 검증의 사각지대에 안전하게
남았다.
정당한 입증
없이 남발된 고발의 무게를 왜 비판자가 홀로 견뎌야 하는가.
정작 누구도 유 작가의 주장이 허위임을 증명하지 못했다면,
이제 우리가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은
‘유시민의
비판은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사세행의
고발은 과연 정당했는가’여야
할 것이다.
본 만평은 한국 네티즌본부에서 작성합니다. '경고: 변조 절대 금지'
◎ 원본 글: 굿모닝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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