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ann.nate.com/talk/346546327
안녕하세요.
부모님 또래 분들에게 질문드리고 싶어서 여기까지 찾아왔습니다.
이 글은 제 부모님을 이해하기 위해 쓰는 질문 글입니다.
저는 26살 대학원생이고 해외에서 공부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28살 African American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어 1년 반 째 사귀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봤을때부터 잘생긴 외모와 굵은 목소리 때문에 좋았어요. 대화하다보니 따뜻한 느낌을 받았고 한마디 말이라도 말을 예쁘게 하는 모습과 배려심 깊은 모습에 끌렸어요.
남자친구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서 또래에 비해서 빨리 자리를 잡았어요. 다국적 대기업에서 일한지 올해로 3년차인데 그렇게 안정적이고 수입이 좋은 직장도 있는데 만족하지 않고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 멋있는 사람입니다.
또 공부 핑계로 늘 밤샘에 들쑥날쑥한 식사로 건강문제에 소홀한 저를 챙겨주고 보듬어주는 ... 마치 엄마같은 사람이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귀찮음을 식욕이 못이기는 스타일이라 원래 항상 끼니 거르기 일쑤였는데 마치 엄마처럼 혼을 내면서 그러면 몸 망가진다고 끼니를 챙기게 감시하고, 주말이나 출근 안하는 날에는 집에 와서 아침이나 저녁 심지어 청소까지 해주고 가기도 하고, 저를 위해 난생처음 한국 음식을 연습해서 해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서 체력이 좋아야 공부도 잘된다고 주장해서 매주 같이 운동도 다니게 됐고 , 정말 이 남자가 왜 이러나 싶었는데 덕분에 유학생활 중 처음으로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자기 몸이 너무 좋아서 망가뜨리기 싫다고 술도 안하고 담배도 안합니다.
제가 만난 남자중에 가장 바른생활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아마 이 사람이라면 저를 계속 좋은 길로만 이끌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이제껏 한번도 누군가에게 온전히 이해를 받고 조건 없이 사랑 받는 다는 느낌을 받아본적이 없었어요.
서로 보고만 있어도 편하고 좋고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설레는 그런건 영화에서나 하는건줄 알았는데 제가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거같아요.
이제 만난지 일년이 넘어가면서 ...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니까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와 저는 아무래도 한국에 돌아가는 것보다는 제 학업이 끝나는대로 미국에서 취업이 가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함께 미래를 계획했으면 해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우리 관계를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고 교제를 하자고 먼저 제안했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관계다보니 남자친구 있다는걸 알리는 편이 서로 앞으로를 계획하는데 더 좋겠다고 생각했고 학교가 쉬는 주간에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여행겸 찾았습니다.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정말 엄청난 시선을 받았어요.
저는 예상하기도 했었고 어차피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이니 별로 개의치 않았는데 남자친구는 처음 겪는 시선에 조금 충격을 받은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더 문제는 부모님의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어요... 저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남자친구가 처음이 아니었어서 이번에도 뭐가 다르겠어, 하는 마음이었거든요. 남자친구랑 간다고 미리 얘기를 했었고, 부모님과 집에서 마주치자마자 부모님의 얼어붙은 표정...
흑인이라고 미리 언질을 했어야했나요. 라티노나 아시안, 코캐시언등 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얼어붙을 표정은 아니었을거에요.
환대는 절대 아니었고 오히려 남자친구를 데려오자마자 심각해진 집안 분위기에 저는 민망함과 부끄러움 수치스러움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분위기를 깨보려고 남동생이 열심히 아이스브레이커 역할을 잘했는데... 저도 남자친구 소개며 자랑하는 이야기를 시도했지만 결정적으로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하시고 남자친구는 한국어를 공부한 시간이 짧다보니 서로 대화가 안되는 불상사도 생겨버렸고 식사 중반부터 어머니는 아예 눈을 안마주치셨고 저만 보셨고요 아버지는 질문만 하셨어요.
그래도 식사가 끝날무렵에는 분위기가 괜찮아졌나 싶었는데 밥 다먹고 차마실때 아버지는 별 말씀 없으셨고
엄마는 “ 좋은 사람이니까 사귀는건 괜찮은데...” 하시고.
아마 톤이나 눈빛 이런것 때문에 당연히 알았을거에요. 저는 마음이 많이 무너졌어요. 남자친구도 낙담했고.
엄마는 결국 솔직하게 “나는 정말 거기서 남자친구를 데려올지 몰랐고 미안하지만 우리 딸이 외국인을 만난다는게 달갑지 않다” 라고 하셨고 “만나지 말라는 뜻은 아니지만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하셨어요.
거짓말, 예전에 외국인 남자친구를 만나시고는 이런 말 안하셨었거든요.
지금 당장 결혼하겠단 뜻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중이니 부모님도 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예상치도 못한 반응에 당황해서 눈물이 나와버렸네요.
무슨 초상이라도 난 것같은 분위기 속에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남자친구는 호텔로 돌아가고 저는 집에 남았는데 그때부터 부모님이 본심을 얘기했어요.
안된다고. 흑인이랑은 안된다고. 미국에서도 사회적으로 제일 차별받는 인종인데 왜 굳이 많고 많은 사람중에 흑인이어야 했냐고. 너랑 저 사람이랑 둘이 행복하다 한들 나중에
너네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들은 안불쌍하냐고. 아시아인이랑 흑인 혼혈이면 차별을 이중으로 받지 않겠냐고. 그리고 우리 사회에 편견이 얼마나 많은데 니가 평생 그 편견들을 이겨내고 살 수 있냐고...
그리고 남자친구 부모님 물으시길래 이혼하셨다고 하니 그럴 줄 알았다며. 편견 가득한 말들을 쏟아내고...
결론은 성인이니 연애하는건 뭐라 안하겠다만 결혼생각하는거면 꿈도 꾸지마라 하셨어요.
남자친구 있는 동안 그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설마 정말 흑인이라서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는걸까 아니겠지 했는데 듣고보니 그 이유밖에 없었어요.
지금 그 일이 있고나서 두달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도 충격이 큰 상태로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계속 좋은 모습 신뢰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괜찮을거라 하고 자기는 상처받지 않았다고 저를 안심시키는데 저는 부모님이 꺾이지 않을것만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요.
엄마는 솔직히 제가 헤어졌으면 하신대요. 좋은 사람이긴하지만 계속 만나면 결혼 생각만 짙어질텐데 하면서요.
어차피 축복해줄 일 없으니 빨리 끝내라는 소리로 들려요.
뭐 하나 모자란 것 없는 사람이 왜 바꿀 수도 없고 틀린 것도 아닌 인종을 가지고 내 부모한테 안들어도 되는 나쁜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건지 모르겠고
부모님은 왜 딸이 사랑하는 남자의 모든 훌륭한 점은 제쳐두고 인종 하나에 거칠게 반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저는 이 사람이 필요해요. 앞으로 부모님보다 이 사람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부모님 축복 없는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부모님이 설득이 될지,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지 그게 요즘 최대의 고민거리에요... 왜 흑인이 싫으신가요? 그냥 흑인이라서 싫으신거면 대체 어떻게 해야해나요?
어디다 물어봐야 부모님이 인종차별 주의자인거 알리는 격이니까 좋을것도 없고 얼굴에 침뱉기에 부끄러운 짓이라서 여기까지 와서 묻게 되었어요. 부모님한테 늘 자랑같은 딸이었는데 한순간에 걱정거리에 인정받지 못한 존재가 된 느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내 부모가 싫어하고 이 싫어하는 마음이 언제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갑갑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요.
ㅋㅋㅋ단지인종때문이라면 개무시해 저런건무시해도되는편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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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ㅋㅋㅋㅋㅋㅋ
족같은 내 얘기네. 이때 존나 돌아버리는 포인트가 뭐냐면 사랑하고 부모로써 존경심도 드는 내 부모님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걸 받아들여야해서였어. 차별에대한걱정? 그거보다 그냥 그들자체가 차별주의자라서 나오는 반응임. 근데 외국생활하면서 차별겪은 나로써는 그게 너무 경멸스러워. 그렇다고 이 감정을 내가 솔직히 표현할 수도 없고.. 세상에 옳고그른 문제가 있는데 우리 부모님이 그른쪽에 있다는게 참 받아들이기 싫더라. 안받아들일건데 그래도 아는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어 나는.
무슨 말인지 넘나 이해간다....
ㅜ 외국인이랑 결혼했는데 우리엄마 내가 남친소개 시킨다고 영상통화했던 그날로 나 살던 밀국와서 나보자마자 울다가 쓰러졌던거 기억난다... ㅠ 우리는 결국 엄마가 밀국온지 3일만에 허락받았지만... 모부님한테 사는 나라 와서 보시라고 하는게 최고임
정말 오로지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었으면 사람 눈 앞에 두고 대놓고 차별하는 언행을 보였을까 싶음ㅋㅋ..
걍 본인결정에 달린거지뭐 자기확신이있으면 그냥가족반대 무시하고 진행하시고..부모님은 편견에 산 세월이 깊어 설득은 불가능할듯 어떻게 모두를 만족시키긋냐
미국에선 흑인이 낫지 아시아인이 제일 차별받는데요.. 흑인은 미국인 취급이라도 해주지;
건너 건너 아는 분인데 부모님이 백인이라고 결혼 반대하셔서 10년 넘게 결혼 못 하다고 사귀기만 하다가 결국 부모님이 졌음. 근데 이미 임신하기엔 너무 늦었음. 당사자들은 2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렇게 부모님이 보수적인 분들이라면 당연히 손주를 원했겠지... 되게 아이러니인 거 같애 동양인 손주 원하다가 아예 손주 못 볼 지경이 되었달까...
미국에서 제일 차별받는거 흑인 아니고 아시안 아닌가 ㅠ 미개한 애들한테 사람취급도 못받잖아 아시안은 ㅎ
근데 나 영국에서 흑인이랑 다녔었는데 엄청 쳐다보고 심지어 경찰도 몇 번이나 나한테 괜찮냐고 물어보고 내가 혼자 다닐땐 의식하지 못했던 시선들이 달라붙더라 흑인 널리고 깔린 나라에서도 그런 걸 보면...어디에 살든 쉬운 선택은 아닐 것 같아 내 마음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내 일이어도 고민 하게 될듯....저 분은 남친한테 확신이 있으니까 그런 고민은 안 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일반적 정서로는 아직 힘들지않나 싶다...외국인도 신기하게 보는 마당에 흑인은 오죽하겠어 흑인이 제일 열등한 줄 아는 사람들인데 뭐
미국에서 제일 치별받는게 왜 흑인인지...넘나 한국기준 아니신지...우리나라사람들은 흑인을 제일 차별하니까 그런식으로 말한건가? ㅋㅋㅋㅋ인종차별 백인이 흑인한테 하는건 범죄지만 동양인이 당하는 인종차별은 조롱거리 던데~
성인인데 무슨 부모가 간섭이야. 결혼도 결국 내 선택임. 내가 확신이 드는 상대인데, 부모라도 참견할 권리는 아니라고 봄. 자식이 자기 맘대로 해야하는 상대도 아님.
그리고 피부색 때문에 안된다는건 차별이야. 우리도 차별에 극노하면서, 백인우월주의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게 더 소름임
아...나 존나 이해함 저런거 나 아는분은 남친이 동남아 인도계라 집이 얼어붙었었다는데... 솔직히 사람이 올바르고 자리도 잡았는데 인종이 무슨상관이야. 나같으면 몰아붙임
시선 웅앵웅 할수록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