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찾는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서부 로랜드 실버백(silverback, 나이 든 수고릴라) 윈스턴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안락사로 52세 삶을 마쳤다고 AP 통신과 일간 USA 투데이가 지역 일간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을 인용해 다음날 보도했다.
동물원은 성명을 통해 “합병증으로 상태가 나빠진 것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윈스턴이 누릴 삶의 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해 야생동물 건강과 돌봄 팀은 그를 안락사하기로 힙겨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윈스턴은 미국 동물원에 살고 있는 수컷 고릴라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고릴라 중 한 마리였다. 동물원은 성명을 통해 “이 젠틀한 거인은 조용한 힘, 매사에 긍정적인 천성, 금 같은 가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윈스턴은 심장병, 퇴행성 관절염, 신장 질환을 비롯한 여러 노환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윈스턴은 야생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의 한 주인이 개인적으로 돌보다 1984년 샌디에이고 사파리 동물원으로 옮겨져 아홉 마리를 낳고, 손주 여덟 마리 등 많은 후손을 남겼다. 그는 또 아무 관련 없는 수컷 두 마리를 길렀는데 이는 실버백으로는 드문 일이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에 따르면 로랜드 고릴라 종은 중앙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서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얼마나 많은 개체 수가 야생에 남아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지난 25년 동안 그 숫자가 60%로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고릴라는 야생에서는 30~40년 정도 수명을 유지하며, 사육 상태에서는 오히려 늘어 50년까지, 간혹 60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