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공황이 1년에 한 두 번 찾아올 정도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심하지도 않았고,
그냥 신선한 공기 좀 쐬면 금방 괜찮아지고.. 또 친한 사람이 등을 쓸어주며 괜찮다괜찮다 토닥여 주면 이내 괜찮고..
잘 넘겨 왔었는데..
결혼 전 남편과 이런 저런 문제로 자주 심하게 다투다 차라리 내가 죽어버리겠다 자살기도로 지금 남편 앞에서 손목을 그었었는데 정신이 들자 모든 상황이 싫고 회피하고 싶어지면서 무슨 죄책감과 함께 무섭고 숨도 안쉬어지고 그래서 약국가서 진정제 사다 먹고는 안정을 찾고는 지금의 남편과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 1년 반이 지난 지금 아무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상태인데..물론 남편은 지난 날 상처는 잊혀질 정도로 잘해주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남편이랑 주말부부를 하게 되었고, 주말 부부 생활도 처음엔 마냥 좋아 맘껏 즐기던 때에 친구들과 함께
계곡에 놀러를 갔는데 그 평화롭고 즐거울 때 갑자기 이놈이 찾아 왔는데 그 땐 너무너무 심해서 몇시간을 괴로워했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던 남편까지 달려올 정도로..
그러다 임신을 하게 됐고, 다니던 직장에서도 임신을 이유로 해고 당하고, 집에서 지낸지 두달 반 정도?
나름 외출도 하고 태교삼아 퀼트도 배우러 다니고 친구도 만나고 친정 엄마랑 놀러도 가끔 다니고 하지만
뭐 그것들이 딱히 즐겁다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많이 힘들어졌고, 그럴 때 마다 공황까지는 아니지만
예기불안 이란 것이 찾아와 절 괴롭히네요..
해가 지는 것도 싫고, 오늘처럼 비가 오는 것도, 날이 꾸물 거리는 것도 다 무섭구요, 요 며칠 계속 그랬었는데
그 와중에 친정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어제 갑자기 세상을 떠남과 동시에 모든 것이 허탈해지고, 우리 강아지도 넘 불쌍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더군요..
유달리 저를 따르고 제가 예뻐라 했지만 그래도 뱃속 아가 때문에 맘 굳게 먹으려고 계속 최면을 걸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기를 쓰며 우리 별이(강아지 이름) 부디 좋은 곳 가서 편히 쉬고, 새로 태어날 울 아기 지켜주렴 하고 마음 속에서
미련없이 보냈고, 좋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도 뭔가 모르게 자꾸만 울컥울컥하고..
게다가 친정 부모님이 사이도 많이 안 좋아서 거의 1년 가까이를 같이 살면서도 말한마디 안하고 있을 정도인데, 다른 형제도 없으니 제 마음의 짐도 장난이 아니네요.. 그동안 남편과 제가 숱하게 노력해 봤지만 양쪽이 너무 팽팽해서 손만 대면 끊어질 것 같으니 말도 못 꺼내고 있다가 이제 임신도 했겠다, 주말부부도 청산하기 위해 남편이 있는 지방으로 가게 되어 아빠한테 그말을 하면서 우리 이사가는데 가는 딸내미 맘 좀 편하게 해주셨음 좋겠다고 조심스레 말 건넸는데 너무나도 냉랭한 아빠의 말에.. 또 울컥하고..
집에 오는 차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남편한테 전화해서 정말 엉엉 울었더랬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것이 이젠 우울증으로 까지 간건가 싶고 그러네요..
집안일이고 뭐고 손에 잡히는 일이 하나도 없고, 잠도 못자겠고,..
병원을 가려해도 약도 못쓰니 딱히 방도가 없을 것 같아 이내 포기하게 되고, 그러다 괴로운 맘에 어찌 극복할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두서없이 짧지도 않은 긴 글을 남겨봅니다. 많은 도움 주셨으면 합니다.
첫댓글 제 생각에는 남편과의 관계가 좋으시다면 그 외의 것은 임신기간만이라도 다 잊고 맘 편히 지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로 결혼해서 사는 이상 부모님의 생활까지 관심을 쏟고 살기에 공황환자로선 너무 벅찹니다.우선 우리 가족의 행복은 부부의 건강과 아이의 건강, 행복이 최고 아닐까요? 그것이 효도이기도 하구요. 힘내세요~~! 글고, 제 경우엔 그냥 참았습니다.무식하게!약도 못먹는 상황이니 숨차면 물마시고(저는 물을 항상 휴대해야 지금도 편해요 호흡도 안정이 되구요) 또 혼자있는것이 제일 힘들었는데, 동네 미용실을 친해둬서 거기로 가끔 나가있기도 했어요. 자기 나름대로의 제일 좋은 방법을 어서 찾으셔서 극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