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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이야기
1993년 4월 회사를 옮기면서 시작한 등산
내가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 게 1993년도 봄이다
그 해 봄에 회사를 옮겼다. 내 나이 42세 때였다.
헤드헌터 회사 TAO의 소개로 몇 번의 인터뷰를 거쳐서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회사였다.
동물약품과 인체약품을 판매하는 미국 다국적기업에서 11년을 근무하고
스위스 다국적 제약기업의 비타민/정밀화학사업부에서 판매했던
동물용비타민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책을 맡아서 옮기게 되었다
원래 내가 대학에서 전공했던 쪽이 그 쪽이었다
나의 전공을 찾아서 다시 컴백을 했다고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작은 지사를 만들어 새로 업무를 시작했던 곳이었다
그 전까지는 100% 한국내 대리점을 통해 사업을 했었고,
내 전임자 되는 스위스 사람이 혼자 한국으로 파견되어
대리점 사무실에 방을 하나 얻어서 업무를 보았었다
내가 입사하고 나서 2개월 정도 업무 인수인계를 했었다
아주 깐깐하고 빈틈없는 전형적인 스위스 사람이었다
처음 생긴 지사 사무실은 대리점 바로 옆에 붙어 있었고
직원은 세사람이었다. 당시 관세청 바로 옆 건설회관이었다.
인체용비타민 담당자 1명, 동물용비타민 담당자 1명, 그리고 여비서
인체용비타민 담당자는 나와 같은 대학 약대를 졸업한
미국 다국적제약기업의 지사장을 했던 2년 선배였고
여비서는 그 선배의 전임 비서였던 이대 출신이었다
그렇게 세 사람이 사무실을 3개로 쪼개서 업무를 시작했다
내가 맡았던 동물용비타민 사업부에는 몇 개의 한국회사들이
각각 특정한 제품을 맡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은 동물약품 회사들이 직접 판매를 하고
내가 했던 역할은 그 판매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돕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때쯤 해서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을 시작하고 있었다
회사를 옮기면서 알게 된 청계산 옛골코스
자연히 그 회사들과 접촉이 잦았다
그 중 한 회사의 부사장님께서 등산매니아셨다
그 분으로부터 숨겨져 있는 등산코스를 소개받았다
바로 청계산 옛골코스
지금이야 성남시쪽으로 넓은 도로도 뚫리고, 포장도 되고,
주변에 큰 식당 들과 등산용품 판매점 들이 즐비한
아주 번화한 등산코스로 변모했지만
30년 전이었던 1993년에는 그냥 촌동네였다
옛골가는 버스도 가끔씩 가다 겨우 한 대씩 오는 외진 곳
진입로는 미처 포장도 되지 않았고 길도 아주 좁았다
버스가 달리면 뒤쪽으로 뽀얀 먼지가 일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청계산하면 원터골이었다
버스를 타고가면 원터골에서 다 내렸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내게 묻고는
막바로 옛골까지 논스톱으로 내달렸다
거의 매번 그랬다
옛골 종점에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와 옛골등심산장이란
한우전문 음식점이 하나 덩그라니 있을 뿐이었다
식당손님들은 고속도로 변에 차를 세우고
불법으로 가드레일을 넘어와서 식사를 하고가는 식이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는 손님들이 아주 많았다
거래처 부사장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청계산 옛골코스
손수 그려주신 약도를 손에 들고 물어물어 코스를 잡았다
지금이야 청계산 어딜 가더라도 눈감고 찾아갈 정도가 됐지만...
봉오재고개로 접어 들어 산소를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대충 세 군데의 깔딱고개가 있었다. 그 외에는 아주 평탄했다.
무엇보다도 다른 등산객 들이 거의 없었다
한번은 중간 쯤 올라 가다가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님을 마주쳤다
7년 선배였는데 부부가 함께였다. 원터골에서 올라 오셨다고 했다
이수봉 얘길 듣고 매봉을 넘어 왔는데 표지판도 없고
이 길로 내려가면 어디로 가게 되느냐고 물으셨다
자세하게 옛골 종점으로 하산하는 길을 알려 드렸다
그렇게 내게 옛골 등산코스를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치 내가 옛골 터줏대감이라도 되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그 코스가 외지고 인기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는데
나는 그 코스가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로 바위가 없고, 계단이 없는 흙길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양탄자를 밟는 듯 폭신폭신한 등산로의 감촉
나는 바위산보다는 흙산을 좋아하는 편이다
우면산이나 남한산성도 흙길이 아주 부드럽고 좋다
원터골로 올라가려면 길고 긴 계단길을 올라가야 한다
나중에 북한산 의상능선이랑 도봉산 포대능선이랑
수락산, 사패산, 불암산 등의 바위산을 뛰어보니까
무릎이 시큰거리고 그랬다. 등산화도 릿지화를 신어야 했다.
외국인회사여서 주5일 근무라 매주 토요일마다 그 곳엘 갔다
그 전까지는 간헐적으로 북한산 백운대를 주로 다녔다
가끔씩 동네산인 우면산에도 다니기는 했었다
토요일날 엣골 코스로 올라가면 거의 등산객을 볼 수 없었다
처음 갔을 때에는 이 길이 맞나 하고 되돌아 나오기도 하고 그랬다
혼자서 숲속에 앉아 식사를 할 때면 조금 무섭기조차 했었다
그렇게 나 혼자 이 코스 저 코스 청계산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다가 차츰 등산객 들이 늘어나고, 새로 표지판도 설치되고
희미했던 등산로에도 눈에 띄는 길이 생기고 그랬다
나도 여러 사람들에게 그 코스를 수기로 그려서
나누어 주고 더러는 함께 가기도 하고 그랬다
특히 원터골 코스는 서초구 관할이라서 비교적 관리를 잘 했지만
내가 주로 다녔던 옛골 코스는 성남시, 의왕시, 과천시의 관리가
서로 겹치는 지역이라서 그랬는지 관리가 조금 부실한 편이었다
남대문시장에 가서 샀던 통가죽등산화, 무릎까지 오는 긴 등산양말
그리고 캠피아에서 나온 주머니가 많은 등산조끼가 장비의 전부였고
나머지는 모자도 장갑도 가방도 회사에서 받은 판촉물 등이었고,
물통도 집에서 쓰던 물통, 나머지 장비들도 따로 산 것이 별로 없었다
그 시절에는 대충 다 그렇게 소박한 차림으로 산엘 다녔다
겉에 걸친 옷도 집에서 평상시에 입던 남방이나 잠바 중에서
년식이 지나 잘 안 입고 허름하게 된 것을 골라서 걸치고 다녔다
바지도 면으로 된 튼실한 천으로 만들어진 바지를 입었다
속옷도 그냥 평소에 입던 것을 입고 산엘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소박했던 시절이었다
속건성 속옷과 방수와 발수가 되는 가벼운 겉옷,
쓸모가 많은 배낭, 등등은 입은 사람도 별로 없었고
파는 곳도 별로 없어서 사려면 남대문시장엘 나가야했다
그렇게 1993년부터 시작된 청계산 산행
이후 2003년 이수봉 근처에서 마주친 고교동기 산악회원들과
본격적인 산행을 하게 되기까지는 10년을 혼자서 다녔다
가끔씩 집사람과 함께 산행을 하기도 하였다
어디선가 구했던 이 지도를 배낭에 넣고 다니며 청계산을 누볐다
뒷길까지 이잡듯이 누비며 청계산을 섭렵했다
이수봉에서 임도를 따라 청계사로 내려가는 코스는 비경이었다
이 등산지도를 들고 수원의 광교산까지 다녀오기도 하였다
이후로 고교동기산악회에 나가며 하나씩 코스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로 보다 정교하게 제대로 그려진 등산지도 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청계산 겨울 눈산행 명소
그러면서 겨울산행도 하게 되고 산행지식도 습득하고
장비랑 옷이랑 하나, 둘씩 집안에 등산도구가 쌓이기 시작했다
겨울 어느날 준비없이 산에 올랐다가 갑자기 눈이 내리는 바람에
어렵게 빙판길을 내려오느라 애를 먹은 후에 생긴 일이다
당시 aT센터에서 열리고 있던 등산용품 특별전에 가서
겨울용 집티와 배낭, 아이젠, 스틱 등산배낭 등을
수십만원 어치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에는 대충 입고 설악산에도 오르고 했었는데
청계산엘 가는 데에도 제대로 갖춰입고 산엘 다니게 됐다
장비가 갖춰지니 더 산에 가고 싶어졌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에도 구애받지 않고 산엘 갔다.
의류도 완벽하고 월동장비가 좋으니 날아갈 듯했다.
따뜻한 기모있는 짚티에다 두툼한 겉옷을 걸치고 나면
추운 줄도 몰랐다. 겨울등산의 묘미가 이런거구나 싶었다.
그해 겨울에 청계산엘 아주 즐겁게 누비고 다녔다
눈이 많이 왔을 때 호젓한 코스로 접어들면 선경이었다
아무도 가지않은 눈길을 나 혼자 걷는 재미가 참 좋았다
나중에 동기들에게 그 코스를 소개하니 모두들 감탄했다
눈위에 뒤로 나자빠지면서 눈 속에 파묻혀 소리를 지르고 그랬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된 코스가 눈이 왔을 때 멋진 코스다
원터골로 올라가서 샘물이 있는 쉼터쯤에서 좌회전을 하거나
조금 더 올라가서 옥녀봉과 매봉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거나 하면
숲속에 눈이 가득 쌓인 선경을 만나게 된다. 등산객 들도 별로 없다.
언젠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눈산행코스를 그려서 보냈었다
2008년 1월20일 청계산에서...하산길에 잠시 쉬는 중이다
고교 동기산악회에서의 주간산행
2003년 3월 고교동기들과 이수봉 근처에서 마주친 이후로
매주 바뀌는 등산코스를 거의 다 따라 다녔다
매주 산행은 주로 서울근교산 위주로 다녔다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불암산, 수락산, 검단산, 용마산,
청계산, 예봉산, 운길산, 남한산성, 등등
매주 코스를 바꿔가며 돌아가면서 산행을 하였다
매월 첫째 주에는 전체 고교동문산악회를 따라서
전국명산을 순례하였다. 명산 100산 위주로 다녔다
새벽에 잠실이나 양재동에서 모여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먼 곳의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면 자정을 넘길 때도 많았다
그 때 유명하다는 명산을 거의 순례할 수 있었다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덕유산, 주흘산, 월악산, 점봉산,
백덕산, 화악산, 소백산, 태백산, 계방산, 민주지산, 등등
2008년 4월13일 금산사가 있는 김제 모악산에서...벚꽃이 흐드러졌던 봄꽃놀이산행이었다
한라산, 덕유산, 소백산, 화악산, 백덕산으로 갔었던
눈산행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민주지산에서는 강풍과 폭설로 고생을 많이 했다
소백산에서도 귀때기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2005년 3월6일, 강원도 평창 백덕산 눈산행...3월인데도 눈이 많이 쌓였던 산행이었다
그렇게 남한의 명산을 거의 다 따라 다녔고
외국산도 일년에 한 번씩 원정산행으로 다니게 됐다
그 때는 의례 주말이면 등산을 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 그랬는지
혹시 등산을 빠지게 되면 몸이 찌부둥하고 그랬다
그러다가 무슨 일인지 차츰 등산 참여인원이 줄게되어
2012년부터는 주간산행이 월례산행으로 바뀌었고
고교동문산악회 월례산행까지 해서 월2회로 줄게 됐다
그리고 지난 3년여 코로나사태 이후로는
주로 서울시내의 가벼운 산책코스를 누비게 됐다
남산, 안산, 우면산, 서울대공원, 상암동 하늘공원, 아차산,
어쩌다 검단산이나 청계산, 우면산에도 간 적이 있었고...
청계산 옛골의 지난 30년 간의 변화
한 마디로 말하면 상전이 벽해가 됐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옛골가는 교통편도 많이 불편했고, 옛골은 촌이었다
지금은 교통편도 좋아졌고, 차를 갖고 갈 수도 있고
더구나 신분당선의 개통으로 지하철로도 갈 수 있다
옛골 종점에는 수많은 등산용품 판매점 들과
다양한 종류의 대규모 식당 들이 즐비하다
30년 전에는 내려와서 뒷풀이 할 장소도 없었다
옛골에서 이수봉 올라가는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천을 끼고 직진해서 어둔골을 지나
계단길을 타고 군 통신대를 지나 가는 방법
또 하나는 왼쪽으로 올라서서 봉오재에서 우회전해서
목배등을 타고 계속 올라가서 통신대를 지나 올라가는 방법
어느 곳으로 가든 한 시간 남짓이면 당도할 수 있다
거기서 계속 직진해서 헬기장을 지나고
청계사 내려가는 절고개능선길에 서면 과천이 내려다 보인다
서울대공원이 보이고 경마공원도 보인다
전망이 아주 시원하다
이수봉에서 좌회전하면 1시간 남짓에 국사봉에 닿는다
그리고 거기서 청계사로 갈 수도 있다
길을 잘 알지 못하면 헤맬 수 있다
청계사 내려가는 절고개능선길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안부를 지나 매봉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렇게 매봉을 넘고 양곡도매시장까지 간 적도 많다
예전엔 없었던 간이주점들이 이수봉코스에도 생겼다
맨 처음에 청계사 가는 절고개능선길 삼거리에 하나 생기더니
이후에는 목배등 중간쯤에 우회전하는 부분에 하나가 더 생겼다
비치파라솔도 갖다 놓고 하더니 어느새 놀자판이 됐다
대낮부터 아줌마 아저씨 들이 술판을 벌이고
고성방가하는 모습은 보기에 좀 그랬다
등산로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마룻장도 놓고,
봄이면 온통 진흙탕이 되던 등산로에 마대깔판을 깔아서
비교적 뽀송한 상태로 등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라는 밧줄도 곳곳에 쳤다
전에는 맘대로 들어갈 수 있었던 길인데 지금은 막혔다
이수봉에는 커다란 표지석도 세웠다
옛골이 있는 상적동 주민 들이 세운 것이다
커다란 데크랑 마룻장도 설치하고 벤치도 설치했다
그 곳에 대규모의 주점이 생겼다
옛날에 대공원 곰이 탈출해서 이곳에 와서 음식물을 먹었다
그 때 탈출했던 "꼬마"란 곰 때문에 한동안 산행을 하지 못했다
이수봉 서쪽 지역이 대공원의 뒷산이다
서울대공원이 청계산을 끼고있다
원래 이수봉은 현재 군 통신대가 자리잡은 곳이라고 한다
예전엔 거기 아무 것도 없었는데 어느날 울타리가 쳐지고
좌나 우로 돌아가야 하는 길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청계산의 소나무 들이
태풍 곰파스가 무자비하게 서울을 때렸을 때
강력한 바람으로 수없이 자빠졌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진 것을 봤을 때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아쉽기가 짝이 없었다
쓰러진 나무 밑으로 기어서 지나가면서
너무 황당하고 태풍 곰파스가 원망스러웠다
휑해진 등산로가 곳곳에 생겼다
햇볕을 가려주던 울창했던 소나무숲이 휑해지니
더운 여름에 그 곳을 지나치려면 무척 덥고 짜증이 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적응이 됐고
지금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데 원래는 30년 전에 청계산 목배등 코스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들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그 자리에 다른 조생종 나무라도 좀 심었으면 싶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몰랐다. 아쉽다.
그냥 휑한 상태로 방치되었고 아랫동이 남은 나무들에는
누근가 톱질을 해서 의자를 만들어 놓은 곳이 몇 군데 있다
목배등 코스에는 새들이 아주 많다. 원터골과는 다르다
30년 전에는 봄이 되면 짝짓기하느라고
서로 짝을 찾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산이 떠들썩했다
지금 중간쯤에 간이주점이 자리하고 있는 그 지점
거기 가면 온통 새소리가 요란했었다
동고비, 곤줄박이, 박새, 직박구리, 까마귀, 딱다구리, 기타 등등
내가 이름을 모르는 새 들도 아주 많았다
가끔씩 가져간 간식을 나눠 먹으며 새들과 놀기도 하고 그랬다
직박구리, 동고비, 곤줄박이...그 녀석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 후손들이 아직 청계산에 남아 있을까?
30년 전 그 때를 생각하면 상전이 벽해가 된 것이 맞다
내가 요즘 하고있는 개인산행
나는 요즘 개인적으로 짬이 날 적마다 우면산엘 간다
집에서부터 걸어서 정상을 찍고 사당역 쪽으로 하산한다
그렇게 걸으면 대충 8.5키로 정도 된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한다
내가 요즘 주로 다니는 우면산 산행코스
앞으로 언제까지 산행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위의 친구들 중에 무릎이 망가져서
산행을 그만 둔 친구들도 여럿이다
반대로 최근에 산행을 시작한 친구들도 있다
아주 열심히 산행을 한다
또 몇몇은 이런저런 병으로 저세상으로 간 친구들도 있다
함께 건강하게 산행을 하던 시절의 모습이 떠오른다
담배가 마렵다고 등산 중에 숲으로 숨어들던 친구들
그 친구들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담배와 폐암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2008년 11월16일...법천사 코스로 해서 남한산성 올라가는 길에...
뒤 나무에 걸린 것이 내 배낭과 등산복 상의
그 옆의 친구가 장수막걸리병을 들고있다.
뒷쪽에 주황색 모자 쓴 친구가 폐암으로 간지가 벌써 3년이나 지났다
산행 시마다 담배를 피우러 숲속으로 들어가느라 뒤쳐지고는 했었다
나는 지금처럼 유유자적하는 산행을 이어가려고 한다
동네에 있는 우면산과 청계산엘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서울근교의 산에도 다니고
컨디션이 좋다면 고교동문회 산행에도 참여하고
그렇게 유유자적하는 산행을 하려고 한다
전에는 무슨 도전을 하는 식으로 공격적인 산행도 해봤다
불수도사북이라고 서울인근의 산 들을 일주하는 산행도 해봤고
북한산 산성을 따라 일주하는 산행도 했었다
물론 남한산성 일주도 여러번 했다
지리산 종주도 해봤고, 백무동으로 한신계곡도 올랐다
한라산, 설악산, 오대산, 방태산, 소백산, 덕유산 등으로
우중산행, 눈산행도 해 봤다
이제 다시 예전과 같은 도전적인 산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도전도 좋지만, 일단 몸이 예전과 같지 않을거란 생각이다
내가 군대생활을 하며 정비과 차량계를 3년 하다보니
사람의 몸을 차량에 비교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몸도 차량과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회사에 근무할 때 차량 교체주기란게 있었다
10만키로가 먼저 되거나, 4년이 먼저 되거나 하면
바로 차량을 교체해 주었다
이제 차량이 고장이 나고 속썩일 때가 됐다는 말이다
그러기 전에 팔아 버리고 새 차를 사는게 낫다는 말이다
미국 본사엘 가보니 이 교체주기가 더욱 짧았다
5만마일(8만키로) 또는 3년이 되면 차를 교체해 주었다
처음 가서 받았던 흰색의 시보레 셀레브러티 차량
성능도 쌩쌩하고 멀쩡했는데, 5만마일이 됐다고 바로 갈아 주었다
다섯가지 차종 중에서 고르라고 하여
집사람이랑 쇼핑센터 주차장에 가서 면밀히 살펴본 후
뷰익 커트레스 시에라인가 그런 차종을 선택했었다
우리 인체는 그런 식으로 갈아치울 수도 없다
수명이 다 하면 그 걸로 끝이다. 가야 한다.
좀더 오래 쓰려면 마일리지를 좀 줄여야 하고
가혹조건 하에서의 운행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이제 우리 나이가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동물약품과 인체약품 마케팅을 하면서
어깨넘어로 줏어들은 풍월로 내린 나의 결론이다
앞으로 빡센 산행은 가급적 자제하려고 한다
나는 요즘 우면산, 청계산을 유유자적하는 산행이 참 좋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유유자적하는 산행을 이어갈 생각이다
첫댓글 청솔님~
전 예전부터 산에 오르는 걸 참 싫어 했답니다
대신 바다는 자주 다녔었지요
이제 나이가 들어 산에 가는 것은 아예 포기했답니다 ㅎ
점시 맛나게 드시고 남은 오늘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러셨군요
저는 어려서부터 산을 좋아했습니다
북아현동에 살 때 안산엘 자주 올라 갔지요
약수물도 뜨러 다니고, 새절에도 가고
요즘 가끔씩 안산엘 가며 그 때를 생각합니다
바다는 여름이 되면 아버지 따라서
인천엘 갔었습니다. 월미도, 작약도 등
거기 가서 작은 간장용기를 들고
직접 굴을 깨서 간장을 뿌려 먹었습니다
작약도에 가면 온통 바위에 굴이 붙어 있어서
그렇게 굴을 따먹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뻘밭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고, 배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민어도 한 마리 사서 들고...
그 날은 민어 매운탕 먹는 날
제 점심메뉴가 이미 정해졌습니다
두부, 호박, 양파, 고기 등이 들어간 찌개
그 밖에 이런저런 밑반찬 들...
시인님도 즐거운 점심 드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이드실수록 멋지신것 같습니다. 청계산을 주로 많이 다니시고 그후 많은 산을 다니셨나 봅니다. 백덕산은 저도 몇번 갔던 곳인데 위나무에서 기념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옆에는 산악회 총무이십니다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제 주무대가 청계산입니다 ^^*
이후에 많은 산엘 다녔지요
나무가 하도 특이해서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가 증명사진 찍는 데더라구요
백덕산 눈산행도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더라구요
기정수님도 눈산행을 하셨네요
제가 갔었을 때는 눈이 많이 왔었습니다.
3월이었는데도 발이 눈에 푹푹 빠졌습니다
산에 다니시는 분들 만나면 괜히 반갑습니다 ^^*
산에 자주 다녔는데요.
20여년전 60여명이 밤새 대청봉 올라 갔다 오색약수 온천에 내려오니 다음날 10시경이더군요.
대청봉에서 몇사람 만나고 혼자 사투한날이후
다시는 산에 안가기로 맹세하고 안갔습니다.
저는 일주일동안 다리아팠고 남편은 한달을 끙끙거렸습니다.무모한 산행은 절대 사절이고 이제는 관광으로만 갑니다.
작년에 버스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오색 약수터 쪽으로 하산만했어요.설악산 식당들은 음식이 싸고맛있더군요.
무박산행을 하신 듯합니다
한번 그렇게 질리고 나면 산이 싫어지지요
그 코스가 단거리이긴 하지만
아주 가파른 코스입니다
주로 등산을 하는 코스인데
그리로 하산을 하셨다니
다리에 무리가 많이 갔을 것입니다
그 코스도 어렵지만
한계령에서 시작해서 대청봉 찍고
백담사쪽으로 내려가는 산행은
정말 고행길이지요
아침 6시30분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저녁 5시30분까지 장장 11시간
가도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산행
봉정암에서 조금 오래 휴식한 거 말고는
계속해서 이어지던 하산길
차라리 고행길이었다고나 할까요
그 코스 다시 가라고 하면 사절입니다
네 오색 쪽에 좋은 식당 들이 많습니다
가을에 흘림골, 주전골 단풍이 기가 막히지요
몇 해 전에 주전골 거쳐서 속초로 가서
중앙시장 지하회센타에서 회파티를 했지요
좋은 단풍산행이었습니다
옛골 원터골 그옛날 에도 버스로 다니고 코로나 전까지도 대공원 에서 올라가서 옥녀봉 으로 청계산역으로 내려왔지요 별로 사람이 없는 코스라
다니기 좋았거든요 더 오래전에는 주말마다 동대문에서 밤에 출발하는 무박 산행도 다니며
등산옷도 이쁘고 좋은건 다 샀답니다 ㅎ
무릎 아프고부터 등산은 아예 접었지요 그시절 생각 하니 그립네요
대공원역에서 청계사능선길로 해서
이수봉, 옛골로 하산하는 코스도 있고
수종폭포 거쳐 옥녀봉쪽으로 해서
원터골로 내려갈 수도 있지요
청계산에도 코스 조합이 다양합니다
양곡도매시장부터 시작해서
이수봉으로 가기도 하구요
거꾸로 하기도 하지요
산행 오래 하시면 무릎 나빠지지요
저도 가끔 시큰거리면 바로 쉽니다
쉬라는 경고라고 생각하고...
무박산행은 안 해 봤습니다
자고 새벽부터 시작하는 산행은
많이 했지요. 지리산, 한라산...
저도 옷이랑 장비랑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나네요
직업생활도 그러하시고
참 건강 미남이시네요.
저는 일요일에 일자산이나 다녀오는데
부럽습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과찬이십니다.
산은 건강관리가 1차 목표구요
어려서 안산자락에 살았던 영향이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산에 들어가면 편안합니다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십시오
지금 막 산책길 걷고 들어왔습니다
청계산.이수봉.옛골.원터골
우면산 .제가 가장 편하게 다니는 산입니다.
청담동서 내곡동 이사온지 3년
가장 가까이.인능산
대모산. 구룡산
둘레길 수준이라.부담없이
다니지요.
그러다 보니 걷기도 잘하게 되었어요.
우리 나이엔 너무 격한 산행은 무리 지금 잘 하고 계십니다..
청계산도 산행하기는 적당한 코스
전 주위가 산들로
행복한 마을에 살고 있답니다
내곡동.교통은 조금 불편해도
건강엔 도움
됩니다.
산행 이야기 잘 읽었어요
그러시군요
저도 한 때 대모산 구룡산 많이 뛰었습니다
수서역 6번출구에;서 계단을 올라
염곡동 KOICA 뒷문으로 내려오는 코스
편안하게 강남을 조망하며 걷는 길
청계산 옛골코스와 이수봉은
너무 많이 가서 정말 익숙하지요
어디쯤 가면 어떻게 생긴 소나무가 있고
어디쯤 가면 깔딱이 나오고...
좋은 곳에 사시네요
저도 지금 사는 곳에 89년부터 삽니다
벌써 34년이 지났네요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유유자적하시면서 즐기시는 산행
노년에 멋지신 취미 이십니다
늘 강건 하십시요
네 그렇습니다
김민정 회장님도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