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因緣
<제16편 굴레>
④서울의밤-4
옥희가 유심의 팔을 끌자, 석순과 셋이 어울리어 방으로 들어간 거였다.
방은 연탄불이 들어와서 미지근한데, 맞은편 벽에 개키어놓은 이브자리는 얄따란 요와 이불이 딸랑 한 채뿐이었다.
“오호호, 방이 따슨기러 용신엄마넌 윗목이서나 빨기벗거 혼자 자문 댜겄어라오. 오호호.”
옥희가 석순에게 악의에 찬 말을 건네면서 유심과 어울리어 풀썩 방바닥에 주저앉는 거였다.
“지흥엄마넌 남제욕기가 많여서나 잘 산가벼? 사슬언 나가 서방얼 빌려준건디, 고맙다넌 말언 한마디더 없넌겨!”
석순이 원망스레 한마디를 주절거리었으나, 옥희는 들은 숭, 만 숭 유심에게 달라붙어서 남자를 어떻게 할 줄을 모르더니, 아까 차안에서처럼 남자의 허벅지를 베고 눕더니, 안 되겠는지 이내 몸을 일으키고는 남자의 책상다리위로 올라가 다리를 벌리고, 덥석 마주앉는 거였다.
그리고는 남자의 양쪽 겨드랑이로, 두 팔을 찌르고 끌안으면서 가슴을 밀착시키고, 마구 비비적거리었다. 그러자 네 시간을 넘게 차를 타고 오는 동안 머리를 베고, 손가락으로 깔쭉거리던 남성의 자극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센지 여체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용신엄마, 나 못 참어라오!”
그녀는 석순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있었다.
“오호호, 뉘가 뭐란디? 은지넌 나헌티 흐락받었소? 오호호.”
남자의 몸통을 한 아름 끌안던, 그녀는 문득 두 팔을 풀더니만, 남자의 가랑이에 손을 보내어 동대문을 뚝심으로 발기어놓고는, 정체를 움켜쥐고 끌어내 자신의 속옷자락을 한쪽으로 몰아붙이고는 기여 고리를 거는 거였다.
“용신엄마! 아코메, 인쟈사 입맞췄어라오!”
그녀는 몸을 들썩이면서 요분질을 하더니만, 석순에게 입을 맞췄다고, 토악질하듯 외치었다.
“지흥엄만, 이팔청춘이네이.”
사실 석순이 그녀보다 예닐곱 살이나 위인지라, 이팔청춘이란 말이 엉터리없는 말은 아닐 거였다.
“나가 용신아빠랑 동갑인디, 미친겨!”
석순의 말에 옥희가 유심과 동갑이라면서 그래서 미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때 미닫이문이 스르륵 열리면서 치맛자락을 늘어뜨린 여인이 들어오는 거였다.
어둑어둑한 방으로 들어오자, 석순은 알아보고, 얼른 일어나 반기었다.
“만수엄마, 잘 왔어라오! 왜 아까니 같이 오제니께 안 오고 버티더만, 인쟈사 오넌겨?”
석순이 재빨리 문께로 가서 유희의 손목을 잡아끌면서 맞아들이었다.
유희는 석순에게 이끌리어 어두컴컴한 방으로 들어서긴 하였으나, 미쳐 옥희와 유심이 들어붙어 꿈지럭거리는 상황은 모르는가보았다.
그녀는 석순이 이끄는 대로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어둠침침한 속에서 옥희가 유심에게 붙어 앉은 거만 알아차리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방에서 무슨 광경이 벌어지든지 튀어나갈 생각은 없었고, 그보다 더한 것도 보리라고 각오하면서 온 거였다.
그녀는 아까 따라오라는 옥희와 석순의 말에 팽 돌아섰으나, 일찍 지흥과 만수를 데리고나가서 저녁을 사먹고 돌아왔는데, 지흥이 만수가 겉옷을 훌렁훌렁 벗어젖히고 앉아서 책을 보는데, 장단지에 검정털이 번지어있는가 하면, 팔뚝에도 체모가 꺼멓게 번지어있는데, 전등불빛아래 더는 자신의 속으로 낳은 자식 같지 않았던 거였다.
게다가 얄따란 잠옷의 가랑이로 불쑥불쑥 솟아난 것이 어미가 애들과 한방에서 자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겁마저 들었던 거였다.
‘난, 가서 너희 큰엄마랑 잘난다. 모레 아침엔 늦지 않게 일찍 서둘러 밥 사먹고 가서 시험 잘 보아라!’
그녀는 애들한테 겨우 이렇게 이르고, 쫓기듯 달리어온 참이었다. 그렇다고, 지혜의 방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만수 지흥이도 마찬가지지만, 지혜도 한 방에 있다간 시험에 방해될지 모른다는 노파심이 들었던 거였다.
그때 옥희가 뒤로 발랑 자빠지는데, 그와 동시에 남자가 저절로 그녀를 덮치었다. 유희는 섬뜩하였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어찌할 수 없이 두 눈을 그리로 줄 수밖에 없었다.
“아-앙, 여-보! 여보! 아-앙.”
남자가 위에 올라 그루박기를 연신하자, 옥희는 격앙된 목소리로 신음하면서 여보를 연발하고 있었다.
첫댓글 아직 청춘인가봅니다
석순은 40살이 다 되어가고 유심과 옥희와 유희는
동갑이라네요. 30대중반인데 여자의전성기이지요.
이영란이 말하듯 천복의 집이 음기가 세서 여자들
발동하네요. 뒤꼍에 묻혔던 처녀 무덤을 옮겼는데
아직 효험이 없나봐요. 아니 그바람에 순만석순이
집으로 들어가고 정리는 되었는데, 옥희와 유희가
나머지 음기를 향유하고 있나봐요. 아무튼 서울에
와 이틀밤 잘 놀아먹는데 옥희와 유희의 잔치네요.
역시 여자는 30대 남자는 40대가 황금기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