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과다경품 여전
[앵커멘트]
신용카드사들이 무리하게 경품을 제공하며 신규회원을 모집하는 구태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회원모집 경쟁이 카드대출 부실로 이어져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카드사나 정부의 대처는 지나치게 미온적이란 지적입니다.
이종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인택시기사에 대한 정기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한 구민회관.
점심시간을 이용해 건물밖으로 나온 택시기사들에게 여성들이 접근합니다.
[인터뷰] "신용카드 없으면 하나 만드세요"
모두 신용카드 회사의 모집인들입니다.
개인택시 기사 7백명이 한 곳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소식에 카드 모집인 수 십명이 몰려 들었습니다.
모집인들은 고가의 경품을 주겠다며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합니다.
[인터뷰] (뭐 있어요?) 면도기, 망원경... 이것도 있어요. 전화기요."
가입자를 빼앗아 갔다며 모집인들끼리 서로 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목격됩니다.
교육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계속되지만 좀처럼 놓아주질 않습니다.
"(사이렌 소리) 교육시작합니다. 올라오세요"
현행법상 연회비의 10%를 넘는 경품은 제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모집인들은 자기돈 수 백만원씩을 써가며 경품을 사서 뿌리고 있습니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기 때문에 한 명의 가입자라도 더 유치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신용카드 모집인] "실적이 없으면 월급이 안나와요. 카드 몇 장 발급하고, 월 카드사용액 같은 거 없으면, 우리 이번에 80만원 월급 깍인거 알아요. 열받아서 일 안했잖아요."
과도한 경품제공은 공공연한 사실인데도 카드사측은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설계사들에게 떠넘깁니다.
[인터뷰:신용카드사 관계자] "그런 경우가 발생하면 설계사를 해고하고 민·형사상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도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경품제공 사실이 적발돼도 실제로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회사측이 모집인들에게 경품을 주도록 부추겼는지 등 복잡한 사실관계를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에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끔 만든 현행 제도도 불합리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신용카드사들의 업무협조와 홍보를 위해 설립된 여신협회가 제대로 된 감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여신금융협회 관계자] "자료부분이 껄그럽죠. 모집인수 등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껄끄럽죠"
고질적인 출혈경쟁으로 신용카드사들은 30조원에 육박하는 빚을 지면서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은 외면한 채 시장을 볼모로 정부의 지원만 요구하는 카드업계의 행태에 국민들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이종구입니다.
이종구 [jongkuna@ytn.co.kr].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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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과다경품 여전 /2003년 05월 20일 (화) YTN
난동생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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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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